- 서평
- 송용주
최근 세계 경제의 장기저성장이 이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이 지났지만 그 진원지인 미국은 물론, 유럽 및 일본과 같은 선진국 경제부터 신흥 경제권까지 경기가 확실하게 살아나는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테이퍼링을 언급하면 글로벌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중국 정부가 경제정책을 발표하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불확실성 속에서 세계 경제의 미래를 예측하고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려는 노력은 그만큼 뜨겁다. 미래를 예측하는 서적이 넘쳐나는 가운데, 세계적인 경제학자로서 미국 대통령 경제자문위원과 웰스파고 은행의 경영자로 활동했던 저자의 깊이 있고 객관적인 분석은 그의 예측에 신뢰성을 더한다.
저자는 경제사에서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유발한 원인은 일시적 충격이 아닌 금융시스템의 붕괴였음을 지적하며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환기시킨다. 특히 생산성이 둔화되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각국의 정치적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있다는 분석은 장기적 경제 전망이 어두울 수밖에 없음을 설명한다. 현재 세계 경제가 우려해야할 것은 인플레이션이 아닌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저자는 정부의 과제로써 정부 지출의 축소와 세금 인하, 경기 부양을 위한 효율적인 통화 정책 시행, 생산성을 저해하는 규제의 완화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성장 둔화세를 극복하고자 규제완화를 추진하면서도 증세를 통한 무상복지, 무상교육 등의 정책을 내놓는 우리 정부가 참고해야 할 대목이다.
글로벌 경제 회복에 대해서는 유로존과 일본,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회복세를 이끌지만 유로존과 일본 경제 저변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완만한 성장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예측이다. 반면, 양적완화가 종료된 이후 미국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선진국 문턱에서 정체의 위기를 맞은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교육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여성 인력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경제 각 분야에서 혁신과 창조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성공 사례를 통해 한국이 배워야 한다고도 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암울한 전망 속에서 기업과 개인이 취해야할 생존 전략도 제시했다.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 시점에서 기업은 창조와 혁신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개인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늘리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도 개인도 더 이상 고도성장 시절만큼의 과실을 기대할 수는 없는가보다.
이 책은 최근의 글로벌 경제 상황을 이해하고 미래에 대응하는 전략을 세우기 위한 속성 코스가 될 법한 한 권이다. 장기저성장 시대가 도래한 배경부터 국가별 정치·경제 상황과 전망을 역사, 경제 원리, 정책 입안자로서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풀이하였다. 또한 정부, 기업, 개인 등 각 경제 주체의 대응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과거와는 다른 미래의 경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고민하게 한다. 특히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맞이했지만 더 이상의 성장 동력을 상실하고 고용, 복지, 삶의 질 등 여러 부분에서 선진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지금까지의 성장 공식과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미래를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암울한 터널에서 빠져나가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고자 노력하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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