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 박승록
한중수교 10년이 넘었다. 많은 기업인들이 중국시장에서 실패를 맛보았다. 어수룩해 보이는 중국시장을 만만히 보고 진출하였다 값비싼 대가를 치른 것이다. 이들은 말한다. 중국시장과 중국인들이 전근대적이어서 실패하였다고...... 이런 한국인들의 비판에 대해 한국을 잘 아는 중국인 지인은 말했다. "중국시장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중국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이런 모습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러하며, 당분간 그럴 것이다. 세계 글로벌 500대 일류기업들이 중국시장에 진출하여 성공하고 있는데 왜 한국기업은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가? 한국 기업인의 탓은 아닌가?"
중국은 당분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이 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한국에게 중국은 이제 가장 큰 수출시장이 되었다. 많은 한국기업인이 중국에서 실패하였어도 역시 한국의 미래를 위해 중국시장에 진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필연이다. 중국을 다녀온 많은 한국인들이 중국인과 중국사회, 중국정치를 이야기한다. 넓디넓은 중국에 대한 경험담이라서 그런지 너무 다양하여 오히려 혼동스럽다.
본인은 중국 여러 지역의 개발구를 방문하면서 많은 대외협력 담당자들을 만나보았다. 우선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말을 너무 유창하게 하는데 놀랐다. 과거 북한 유학을 다녀온 사람, 조선족 등 한국말에 능통한 사람이 많지만 한국말과 더불어 한국사정을 너무 잘 알아서 오히려 말이 막힌 경우가 많았다. 한국의 정치상황, 경제계의 움직임, 심지어 인기 TV드라마의 내용과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면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한국에 중국전문가가 있는가? 한중수교 10년이 지나면서 많은 유학생이 귀국을 하였지만 중국의 경제와 정치에 정통한 전문가가 얼마나 있을까를 생각하면 두렵기 그지없다.
『노무현이 후진타오를 이기려면』, 이 책은 이런 우려에 한 가닥 희망을 주고 있다. 이 책의 필자는 1997부터 5년간 주중 한국대사관 무관으로 근무하면서 중국의 정치와 경제, 많은 중국 고위층 인사와 교류할 수 있었던 흔치않은 인사의 생생한 중국현지 보고서이다. 중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많은 사람들의 중국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에 종합되어 있다. 특히 현재 중국을 이끌어 가는 많은 인사들에 대한 경험담이어서 시중잡배들과의 만남을 통해 바라본 중국의 모습이 아니다.
‘중국사람 상대하는 5대 법칙’으로 우리와 전혀 다른 중국사람들을 상대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친구가 돼야 일이 된다. 중국인은 선물을 좋아한다. 쉽게 약속하지 말고, 가능하면 기다려라.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중국인 속은 모른다. 또한 필자는 중국에서 성공하는 3대 조건 8항 주의를 이야기한다. 우선 3항은 첫째,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이나 기업이어야 한다. 둘째, 중국정부의 정책과 방침에 부합되어야 한다. 셋째, 동업자간의 인간적 신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 8항 주의는 첫째, 중국을 제대로 알고 시작하라, 둘째, 신뢰할 수 없는 브로커에 현혹되지 말 것, 셋째, ?시를 과신하지 말 것, 넷째, 여유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것, 다섯째, 적절한 포지셔닝과 철저한 현지화, 여섯째, 남에게 맡기지 말고 본인이 죽기 살기로 달라 붙을 것, 일곱째, 검색엔진을 멈추지 말 것, 여덟째, 물러서야 할 때 과감히 물러설 것을 지적하고 있다. 곱씹어 볼수록 중국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중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한국적 인식에 젖어 중국진출에서 실패할 것이 분명한 많은 "한국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그리고 이 책의 필자와 같이 중국에 대한 진정한 전문가들의 비슷한 현지보고서가 많이 출간되기를 원한다. 중국시장은 우리의 미래이다. 중국을 제대로 알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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