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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집중분석

배임죄

2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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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배임죄 개요

 

1. 의의 및 구성요건

 

‘배임죄’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인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그 타인, 즉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범죄이다(형법 제355조 제2항). 그리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써 배임죄를 범한 때에는 ‘업무상 배임죄’로 가중 처벌되게 되고(형법 제356조), 업무상 배임죄의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이라 함)을 적용받아 가중 처벌된다. 상법에서는 이사, 감사 등의 특별배임죄를 규정하고 있다. 실무상 기업 경영행위에는 일반성과 추상성이 높은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하고 있다.



 

「형 법」

제355조(횡령, 배임)

②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ㆍ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②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倂科)할 수 있다.

 

「상 법」

제622조(발기인, 이사 기타의 임원등의 특별배임죄) ①회사의 발기인, 업무집행사원, 이사, 집행임원, 감사위원회 위원, 감사 또는 제386조제2항, 제407조제1항, 제415조 또는 제567조의 직무대행자, 지배인 기타 회사영업에 관한 어느 종류 또는 특정한 사항의 위임을 받은 사용인이 그 임무에 위배한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업무상 배임죄의 1) ‘업무’란 직업 또는 직무와 같은 것으로 사회생활상의 지위에 기하여 반복 또는 계속적으로 행하는 사무를 의미한다. 법령, 계약에 의한 것뿐만 아니라 관례에 따르거나 사실상의 것이더라도 같은 행위를 반복할 지위에 따른 사무일 경우 업무에 해당할 수 있다. 업무는 반드시 직무나 직업으로 행하여지는 것에 한하지 않고 생활수단일 필요도 없다. 또한 사실상 행하는 사무라도 무방하므로 등기부상 대표이사를 사임한 후에도 계속하여 사실상 그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면, 업무상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업무상 배임죄의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기대되는 행위를 하거나 하지 않아야 할 행위를 함으로써 그 타인, 즉,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는 것이다. 행위자가 설령 본인을 위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목적과 취지가 법령이나 사회상규에 위반된 위법한 행위로서 용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행위의 결과가 일부 본인을 위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행위로서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함에 영향이 없다.2)

업무상 배임죄의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은 구체적ㆍ현실적인 위험이 야기된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단지 막연한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지만, 3) 미래의 재산손실 위험성까지 판단한다는 것은 과하다는 평가가 많다.


1) 대법원 2001. 7. 10. 선고 2000도5597 판결,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더15182 판결 등.
2) 대법원 2002. 7. 22. 선고 2002도1696 판결 등.
3)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745 판결,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등.


2. 외국 입법례


1) 배임죄를 명문으로 규정한 국가 - 독일, 일본

한국 외에 배임죄를 처벌하는 나라는 독일과 일본이 있다. 독일과 일본의 배임죄는 아래 내용처럼 구성요건이 명확하고, 성립요건도 더 엄격하다는 점에서 국내법상 배임죄 규정과 차이가 있다.

독일법은 ‘①법률, 관청의 위임 혹은 법률행위에 의해 수여된 타인의 재산을 처분하는 행위, ②타인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권한을 남용하는 행위, ③법률ㆍ관청의 위임ㆍ법률행위 혹은 신임관계에 의해 부여된 타인의 재산상의 이익을 보호하는 의무를 위반해 본인이 그 재산상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 자에게 손해를 가하는 자’로 배임죄의 주체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일본 형법 제247조는 “타인을 위하여 그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 또는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임무에 위반하는 행위를 하여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는 5년 이항 징역 또는 5십만엔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하여 배임죄를 단순 고의범이 아닌 목적범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단순한 불법이득의사 보다 강한 ‘불법이득의 목적’이라는 주관적 구성요건이 있어야 범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2) 배임죄가 없고 민사상 손해배상으로 해결하는 국가: 경영판단의 원칙(Business Judgment Rule)

미국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기업 경영자의 배임적 행위를 형사처벌 하지 않는 대신, 민사상 손해배상으로 해결한다. 경영판단의 원칙(Business Judgment Rule)은 배임죄를 처벌하지 않는 미국에서 경영진의 민사책임을 제한하기 위한 이론으로 정립되어 있다.

기업에 최상의 이익이 된다고 믿고 신중하게 의사결정 했다면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해도 경영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으로 업무수행과정에서 ①충분한 정보에 근거하여, ②성실하게, ③기업에 최선의 이익을 위한다는 신념으로, ④경영상의 판단을 한 것으로 추정한다.4)


4) Grobow v. Perot, 539 A.2d 180 (Del. 1988) 판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

3. 판례 동향

 

법원은 '경영판단원칙'을 형사재판에 적용하여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범위를 제한하고 있고, 대법원의 경영판단원칙 인정요건은 ①필요한 정보의 충분한 수집·조사 및 검토, ②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하고 신의성실에 따라 경영상의 판단을 했을 것, ③그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아 통상 경영진을 기준으로 합리적으로 선택가능한 범위일 것이다.

현재 우리 법원은 미국 판례법보다 엄격하게 경영판단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경영판단에 대한 추정 원칙 적용으로 그 추정을 번복하려는 자가 반증 책임을 부담하지만, 한국은 추정 원칙 없이 경영자가 입증 책임을 부담하기 때문이다.

경영판단원칙은 민사에서 이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따지는 기준이 되고, 형사에서는 이사의 횡령·배임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경영판단원칙을 다룬 대법원 형사판례 56건 중(2011~2021년, 배임죄 관련) 인정한 재판은 14건(25%), 부인(否認)은 42건(75%)에 달해 ‘부인하여 유죄가 된 비중’이 ‘인정하여 무죄가 비중’보다 3배나 높은 상황이다. 특히 계열사 지원에 따른 이사의 횡령·배임 여부를 다룬 7건의 재판 중 단 1건5)만 경영판단원칙을 인정하여 무죄로 판결했다. 기업 경영상의 문제가 형사소송으로 비화될 경우 대법원이 ‘경영판단원칙’을 인정하는데 매우 엄격하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민사재판의 경우 경영판단원칙 인정(20건, 60.6%)이 부인(13건, 39.4%)보다 높았는데, 대법원은 이사 재량범위 밖이거나(9건) 명백한 법령위반(4건)이 아니면 경영판단원칙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5) 대법원 2017.11.09. 선고 2015도12633 판결(“특정계열사 자금으로 他계열사 자재를 구매하는 등 계열사를 지원한 것은 계열사들 공동이익을 위한 합리적 경영판단으로 배임죄가 아님”)




또한, 법원 판결에서도 일관성을 찾기 힘들어 기업경영 일선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룹내 부실 계열사에 대한 지급 보증이 배임죄로 문제가 될 경우, 법원은 경영판단원칙을 인용해 무죄로 판결하기도 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경영판단원칙을 부인하기도 했다. 결국 기업들은 배임죄 처벌 위험과 법원의 비일관된 경영판단원칙 적용으로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다.

 





4. 문제점 및 개선방향

 

우리나라 헌법 제12조 제1항은 “누구든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행위 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근대 형벌제도의 근간인 죄형법정주의를 선언하고 있다.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의 주요한 내용의 하나는 범죄의 구성요건과 처벌 내용의 명확성의 원칙이다. 현행 배임죄의 구성요건만으로는 어떤 행위가 배임죄 고의의 존재를 추단케 하고, 어떤 행위가 이에 해당하지 않는지를 분간하는 것이 모호하여 예견가능성이 매우 부족하다. 따라서 현행 배임죄 규정은 법률적인 측면에서도 죄형법정주의의 정신에 반하는 위헌적 측면이 강하므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배임죄 관련 법령은 기업인을 배임죄로 처벌할 수 있는 포괄적인 규정을 가지고 있고, 법정형이 과중한 상황이다. 적용기준이 모호해서 경영에 과도한 형사적 개입이 이뤄지고, 기업인에게 배임죄는 ‘걸면 걸리는 죄’로 인식될 정도로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행위 주체인 ‘타인의 사무처리자’와 객관적 구성요건인 ‘임무위배’, ‘재산상 손해’등 개념의 추상성ㆍ모호함으로 인해 확대해석이 가능하고, 미래의 재산손실 위험성까지 판단하는 문제가 있다. 또한,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이고, 특경법에 해당하면 3년 이상 징역(50억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과 각 이득액에 상응하는 벌금을 병과하여 과중한 편이다.

업무상 배임죄의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배임죄의 요건이 모호하고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그런 경우가 많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19대 국회에서는 배임죄의 고의성 기준을 명확화하는 형법 개정안이, 21대 국회에 경영판단원칙을 명문화하는 상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지만, 통과하지 못해 계속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정상적인 경영을 하더라도 결과의 성공ㆍ실패에 따라 유ㆍ무죄 여부가 달라지고, 국내의 모든 경영상 의사결정은 배임죄 처벌 위험을 안고 있다.

기업들은 배임죄 처벌 위험과 법원의 비일관된 경영판단원칙 적용으로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고, 한국경제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2가지 방안을 제시하려 한다.

 

(1안) 기업활동에 불확실성이 높은 배임죄의 폐지

배임죄로 기소되면 하급심과 대법원 판결이 다른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소송을 수행하는 2~3년간 업무차질이 발생하고, 기업, 투자자 등에게 불확실성이라는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2안) 경영판단원칙의 상법 명문화 및 기업인에 상법상 배임죄 우선 적용

상법에 경영판단원칙을 명문화해 배임죄의 예외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기업인에게는 특별법 우선 원칙에 따라 상법상 규정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



Ⅱ. 관련 보고서, 세미나 등 연구원 자료

 

□ 보고서

최승재, “배임죄 판례분석을 통한 경영자의 배임죄 적용에 있어 이사의 적정 주의의무 수준에 대한 고찰”, KERI Insight 14-12.

최준선, “상법상 특별배임죄 규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KERI Insight 13-06.

김수연, “특경법상 배임죄 형량강화의 문제점”, KERI Brief 12-13.

신석훈, “회사의 본질과 이사의 의무”, 정책연구 09-15.

 

□ 세미나

“경제활성화를 위한 배임죄 개선방안”, 2016.8.

“기업활동에 대한 과잉범죄화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2015.5.

 

□ 칼럼

김수연, “배임죄 양형에 대한 오해”, 2013.1.

신석훈, “차입매수(LBO)와 배임죄”, 2010.2.

신석훈. “회사의 본질과 에버랜드 판결”, 2009.6.

이재교, “배임죄와 기업 활동의 자유”, 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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