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Insight
기업집단 관리방식 변화에 관한 연구: 본부조직의 역할 변화를 중심으로
05. 12. 8.
2
이수희, 홍재범, 김희천
요약문
한국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기업집단에 대한 기존의 인식에 커다란 변화를 맞게 되었다. 1996년 기준 30대 기업집단 중 절반 이상이 도산하거나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며 대우그룹은 해체되었다. 또한 외환위기를 초래한 주요 원인제공자로 비난받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대규모기업집단들은 재무구조 및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사업구조조정을 강력히 요구받았으며 이후 실제로 많은 구조변화가 이루어져왔다. 이와 관련하여 학계에서는 기업집단의 사업구조·재무구조·지배구조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 및 논의가 이루어져왔으나, 기업집단의 관리시스템과 구조조정본부의 역할에 관한 논의와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수준에 그쳤다. 본 보고서는 국내 기업집단의 관리방식이 외환위기 이후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분권화 측면을 보면, 기업집단본부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분권화 수준에 별 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추가적인 분권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계열사가 인지하는 분권화 수준이 기업집단본부가 인지하는 분권화 수준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직도 상당수의 주요 의사결정에 있어서 기업집단본부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집단본부가 운영적 사안에 대해서는 계열사에 분권화를 하더라도, 일부 주요한 전략적 사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집권화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둘째, 외환위기 이후 기업집단 내 자원공유 및 이전을 위한 조정활동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기업집단들이 내재한 시너지를 실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셋째, 기업집단 차원에서의 평가시스템, 보상시스템, 사회적 통제, 기업집단본부-계열사 의사소통 수준 모두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집단들이 계열사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을 강조하면서도 기업집단 차원의 관리시스템을 강화함으로써 기업집단의 장점을 유지하고자 함을 나타낸다 할 수 있다.
넷째, 관리방식 측면에서는 기업집단 간 상이성이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기업집단 차원에서의 평가시스템 및 조정시스템 여부와 사회적 통제, 그리고 시너지 창출 등의 측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였다.
다섯째, 기업집단의 관리방식은 계열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한 사례로서 분석을 시도한 기업집단의 관리방식과 계열사의 연구개발투자 간의 관계 분석결과는 긍정적으로 나타났는데, 계열사가 의사결정권한을 많이 가질수록 연구개발 집약도가 더욱 높아진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석의 결과들은 기업집단 관리방식이 계열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고 결과적으로 계열사와 기업집단 성과의 주요 결정요인이 됨을 반증하고 있다.
또한 외환위기 이후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이 선진경영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실제로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열사의 의사결정 권한과 임원보상 중 성과급의 비중이 증가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경영방식은 계열사 간 조정을 어렵게 만들며 이에 따라 기업집단으로서의 장점을 실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한다. 특히 의사결정에 따른 위험을 계열사 경영진에 이전시키므로 위험회피 성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본 연구에서 정량적 기준에 의한 평가가 계열사 연구개발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렇게 기업집단 관리방식이 계열사의 자원배분 및 전략적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더욱 효과적인 관리시스템 설계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기업집단본부 또는 구조조정본부의 역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상존하고 있으며, 정부정책 역시 기업집단의 내부시장 기능, 예컨대 내부 자본시장 기능을 제한함으로써 기업집단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다각화된 기업집단이 계열사 간 자원공유 및 이전을 통하여 시너지를 창출하고 기업집단 차원에서 핵심역량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업집단본부와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
기업집단본부는 조정역할을 통하여 기업집단 내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며, 계열사 평가 및 보상시스템을 통하여 계열사 경영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정부정책은 기업집단본부의 해체 여부보다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하여 소액주주 보호장치를 만드는 등 기업집단이 가질 수 있는 사회적 역기능을 줄이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정책의 초점은 경제제도의 선진화에 두어야할 것이다. 외부시장의 효율성이 증대하고 상대적으로 기업집단의 내부시장 효율성이 떨어지면 기업집단의 장점이 감소하고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함께 줄어들 것이며, 만일 기업집단의 내부시장 기능이 가치창출 능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위적 정책으로 제한한다면 이는 국가경쟁력 저하로 연결될 것이다. 글로벌 경쟁 환경이 요구하는 전략적 선택과 국내 제도적 여건의 비효율이 요구하는 전략적 선택에 차이가 있다면 국내기업이 합리적인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없을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국제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시장에서의 경쟁력 결정요인이 곧바로 국제경쟁력의 결정요인이 되도록 경제제도를 선진화하는 것이 기업집단의 가치창출을 유도하며,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길이 될 것이다.
목차
요약
제1장 서론
제2장 이론적 배경
Ⅰ. 기업집단
Ⅱ. 사업부제 조직
제3장 국내 기업집단의 변화: 사업구조, 자본구조, 경영성과를 중심으로
Ⅰ. 개요
Ⅱ. 사업구조
Ⅲ. 자본구조
Ⅳ. 소유구조
Ⅴ. 경영성과
제4장 실증분석
Ⅰ. 연구방법론
Ⅱ. 연구결과
Ⅲ. 기업집단 관리방식의 영향에 대한 탐색적 분석: 연구개발집약도를 중심으로
제5장 토론 및 맺음말
Ⅰ. 연구결과의 요약
Ⅱ. 기업집단 전략에 대한 함의와 향후 연구과제
Ⅲ. 정부정책에 대한 함의와 향후 연구과제
참고문헌
부록
영문초록
(아래 표지를 누르시면 원문으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