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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지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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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무시 못 할 한국의 Deflation 가능성

08.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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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찬국

얼마 전 IMF가 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이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예사롭지가 않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디플레이션 위험이 작다고 분류되었지만 최근 4월과 5월 (잠정)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로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이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이 있다. 급속한 경기냉각에 따른 총수요 위축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가의 움직임에는 크게 두 가지 결정요인이 있다. 첫째는 전기료, 임금과 같은 비용이다. 최근 이라크 전쟁을 전후해서 유가가 크게 올랐다. 석유는 광범위하게 원료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고유가는 생산 ‘비용’을 올려 물가를 부추겼다. 이라크 종전과 함께 고유가가 해소되어 비용증가 요인은 당분간 우리 물가에 부담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작년 평균 11% 오른 임금은 작금의 상황을 볼 때 상승세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경기가 지금처럼 부진하면 높은 임금 상승이 지속되기 어렵다.


두 번째는 수요다. 즉 물건을 사려는 요구가 커지면 커질수록 물건값이 오른다. 수요증가에 따라 생산도 늘지만 물건값도 오르는 게 보통이다. 이 두 번째 경로는 근래에 한국의 물가지수를 올리는데 크게 역할을 하지 않았다. 외환위기 이후 경기호황이 몇 년 이상 지속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제한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높이는 데는 물론 수요증가가 크게 기여했다. 특정 지역의 아파트를 원하는 일부 수요자들에게는 부동산 가격 증가가 무척 중요하지만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세계적으로 비용요인이 안정된 가운데 수요가 취약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경기 부진 현상이 미국, 유로지역 등지에서 2001년 이후 몇 년 이상 지속되어 수요부진의 골이 깊다. 만약 교역국들의 경기부진이 더 길어지면 작년 하반기 이후 우리나라 경기를 떠받쳐온 우리의 수출도 둔화될 것이다. 수출부진은 심각한 총수요 위축을 가져오면서 디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다. 디플레이션 하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현금의 구매력이 커지기 때문에 소비가 연기되어 부진해지고 그러면 투자도 떨어진다. 지금의 일본이 그 전형적인 모습이다.


디플레이션 추세가 본격화되면 부동산 가격도 예외가 아닌데 부동산 가격하락이 발생하는 경우 그 동안 부동산을 담보로 이루어진 은행들의 대출이 위험해질 것이다. 보수적인 담보인정비율 설정 등의 간접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응이다. 아울러 거시경제가 크게 위축되면 혜택을 볼 사람이 없기 때문에 금리, 재정정책을 동원하여 지나친 경기 위축을 막는 노력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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