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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지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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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부동산투기는 기술개발을 저해하는가

08.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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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화폐자본과 실물자원을 구분하지 못해서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3저호황 때 번 돈을 기술개발에 투자하지 않고 투기에만 열을 올렸기 때문에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생각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 기업만을, 그것도 짧은 기간 동안만을 고려할 땐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생각이다. 쓸 돈은 정해져 있는데, 그 돈으로 땅을 사버린다면 기술개발에 쓸 돈은 없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경제 전체를 놓고 본다면, 그리고 긴 기간 동안을 생각한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기술개발을 하는 데 돈 그 자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돈이 필요한 것은 연구 인력을 고용하고, 장비, 원료 등을 구입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토지투기가 기업의 기술개발 능력을 떨어뜨리는가에 대한 답은 그것으로 인해 우리 경제 내에 존재하는 기술개발 인력과 장비공급 능력 등 실물자원의 총량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가에 달려 있다.


부동산투기에도 불구하고 기술개발에 필요한 실물자원의 총량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부동산투기와 기술개발이 역의 관계에 있다는 인기있는 논리는 설 자리가 없어진다. 토지는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일반적인 재화의 경우 수요가 늘어나면 생산량도 늘어나서 다른 부분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토지는 다르다.


수요가 는다고 해서 토지를 생산해낼 수는 없는 일이다. 바다를 메우는 방법이 있기는 하나 그것은 예외로 삼을 수 있겠다. 따라서 부동산투기는 실물자원을 흡수하지 않는다. 기술개발을 위한 실물자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어차피 기술개발에 사용될 실물자원의 사용자는 기업일 수밖에 없을 텐데 실물자원의 총량이 변하지 않으니 기업의 기술개발 활동도 달라질 리 없다. 물론 총량은 같을 지라도 기업간 분배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나, 그것은 논의의 초점이 아니다. 부동산투기와 기술개발이 별 관계가 없다고 보는 것은 그 때문이다. 부동산투기와 기술개발을 연계시키는 것은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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