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금리차로 경제를 예측할 수 있는가
08.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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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하
만약 효율적인 금융시장이 존재한다면 이 자율은 미래의 경제상황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자율은 경제주체들이 현재시점의 소비 혹은 소득을 미래시점의 소비 혹은 소득에 대해서 자발적으로 대체하려고 하는 대체율을 나타내 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장?단기 금리차, 즉 단기이자율과 장기이자율의 기간별 구조는 경제성장을 예측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제가 앞으로 악화되리라고 기대한다면, 사람들은 장래의 불황에 대비해 장기금융 자산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즉, 단기금융 자산을 팔고, 장기금융자산, 예를 들면 장기채권을 사들임으로써 다가올 경기침체를 대비하게 된다. 이 경우 장기채권의 수익률은 상승하게 된다. 그러므로 미래의 경제상황이 지금보다 악화되는 상황에서는 장?단기 금리의 기간별 구조는 전체적으로 하향하는 추이를 보여주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금리규제 등에 의해 금융시장이 발달되지 못한 경우에는 장?단기 금리의 기간별 구조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자율의 기간별 구조 대신에 내구재 및 비내구재에 대한 실질 소비지출의 변화를 통해 미래의 경제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만약, 현재보다 미래의 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면 소비자들은 가구, 전자제품 등 내구재의 소비지출을 늘릴 것이다. 반대로 경기가 나빠지리라 판단된다면 현재시점에서 내구재 소비지출을 줄이고, 미래의 경제침체에 대비해 예비적 저축을 늘릴 것이다. 반면에 음식료품과 같은 비내구제에 대한 소비지출은 경기변동에 대해 내구재 소비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장,단기 금리차보다는 내구재 및 비내구재에 대한 소비지출의 변화가 경제성장의 예측에 대한 하나의 중요한 설명변수가 될 수 있으며, 실증분석에 의해서도 이러한 논리는 타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