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안전기준은 강화되어야 하는가
08. 5. 20.
0
김은자
최근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위험을 줄이거나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는 이런 요구를 반영하여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환경을 보호하고 자신들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환경과 안전기준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공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거나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장의 안전기준을 높이는 것이 그러한 예이다.
이러한 규제강화는 이 규제가 공기오염으로 인한 질병의 발생을 줄이고 근로자의 사고를 줄임에 따라 부상률을 줄이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건강과 안전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에 급급하다 보면 규제가 오히려 건강과 안전에 위해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안전기준을 강화하면, 기업들은 안전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데 기업들이 이 부담만큼의 임금을 줄이지 않는 한 추가비용을 상품가격에 전가하게 된다.
근로자들은 상품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구매력이 감소하여 결과적으로 소득감소 효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현상은 근로자가 건강이나 안전을 위한 지출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또 다른 예로는 공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전기자동차의 도입을 강제하는 규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전기자동차는 배기가스의 배출이 없기 때문에 기존의 자동차에 비해 공기오염을 줄이는 가장 좋은 수단으로 고려될 수 있다. 현재의 기술수준에서는 전기자동차의 동력으로 납전지가 사용된다. 전기자동차로 인한 배기가스의 배출은 없지만 납전지를 생산하는 데 납유출로 인한 오염이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공기오염의 감소로 건강을 증진시킬 것으로 예상되었던 배출규제가 다른 위험의 증가로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즉, 위험을 감소시켜 건강과 안전을 증가시키고자 하는 규제정책은 이 규제가 다른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지가 평가될 때 비로소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규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