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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지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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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경제효율성 향상을 위한 제도개혁

08.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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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경제학자들은 경제성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것 같다. 경제성장은 투입의 증대나 생산성의 향상을 통해 이룰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자본이나 노동의 투입을 통한 성장에 의존하여 왔기 때문에 경제성장에 대한 생산성의 기여도는 낮은 상태였다. 이것은 역으로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성장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크게 기술개발을 확대하고 자원배분을 효율화하는 것이다.


우선 기술개발을 확대하고 그 기술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다. 우리나라 연구개발투자의 양적인 증가는 최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연구개발투자의 GDP대비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은 아니다. 생산성 증가를 통한 성장을 위해 연구개발투자는 계속 확대되어야 한다. 최근 생명공학 분야에서 불미스러운 문제로 국민들을 대혼란에 빠트리는 일이 발생하였으나, 연구개발투자의 확대를 통해 새로운 미래산업을 창출하는 노력만큼은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10년 후 우리가 먹고 살 미래산업의 싹을 지금 찾는 일은 매우 중요한 현안이다. 20년 전 우리나라가 반도체산업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산업을 가지고 먹고 살 수 있을까? 지금 다소 위험해 보이고 모험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미래의 성장산업을 찾는 일은 지금 계속 되어야 한다.


그러나 연구개발투자의 효율성이 매우 낮다는 점은 문제다. 연구개발투자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지 않으나 기초연구에 대한 낮은 투자, 대기업위주의 편중된 연구개발투자, 특히 혁신역량이 낮은 교육부문은 연구개발투자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더구나 연구개발투자 성과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연구개발투자의 산업간 파급이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간 기술개발의 전파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컨대, 우리나라가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정보통신산업의 경우에 생산성의 증가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기술개발 효과가 타산업으로 파급되는 정도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투자의 산업부문간 확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상품시장의 경쟁을 저해하는 규제, 업종간 높은 진입장벽, 연구개발의 기술활용과 사업화 미흡 등의 요인들을 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으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향상시킴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 매우 시급하다. 보다 생산성이 높은 산업부문이나 기업으로 자원이 배분되어 보다 높은 생산성을 달성하도록 하는 체제의 구축이 필요하다. 산업의 구조조정이나 기업 구조조정이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최근 균형발전 등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효율적인 부문으로의 자원이동과 배분이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자원배분 메커니즘의 지속은 생산성의 향상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지금은 어렵지만 비효율적인 부문은 감축시키고 보다 효율성이 높은 경제부문을 북돋우도록 경제운영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효율성이 높은 기업이 자유롭게 시장에 진입하고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되는 창조적인 파괴과정의 반복 없이는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중소기업 부문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은데 이것은 비효율적인 중소기업의 퇴출 등 중소기업 부문의 효율화가 절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방식으로 중소기업 부문의 해법을 모색한다면 경제의 비효율화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의 생산성 성장을 통해 경제성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연구개발체제의 혁신과 함께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최대화하기 위한 제도개혁 노력이 필요하다.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관련규제의 완화, 산업간 기술 파급효과의 극대화 그리고 대학교육의 혁신이 필요하다. 또한 효율성이 높은 기업이나 산업부문으로 자원이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퇴출 및 기업지원 시스템 전반의 정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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