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2008년도 기업경영환경 변화
08.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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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규
2008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의 기업경영환경은 어떻게 될까? 기업이 주시해야 할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은 무엇일까?
내년에는 세계경제 둔화, 달러화 약세, 원자재 가격 급등이 우려되는 한편, 국내적으로는 새 정부 출범, 남북관계 개선, FTA 확대, 연결공시제도 시행 등으로 기회와 위험이 혼재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미국경제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인 데다, 유럽과 일본의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어 선진국 경제의 성장전망은 밝지 않다. 중국경제는 내년에도 고성장이 예상되나 중국정부의 경기과열 진정책으로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여타 개도국들도 선진국 경제의 둔화로 투자 증가세가 한 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금융불안의 심화와 달러화 약세도 우려된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신용경색과 금융 불안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의 주택가격 하락과 부동산 경기침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는 인하 기조가 유지되고, 달러화는 주요 기축통화들에 비해 약세를 보일 것이며, 원/달러 환율은 절상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원화가 여타 통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여 미국시장에서의 수출둔화를 중국 등 개도국에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 및 원자재 가격의 급등도 경계 대상이다. 선진국 경제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인도의 원자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다. 또한 저금리로 인해 금융부문을 이탈한 세계 유동자금이 원유 및 원자재 부문으로 이동하거나 기상이변으로 인해 이들 부문에 대한 수요가 급변할 가능성도 있다.
2008년의 기업경영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은 금년 말의 대통령 선거가 될 것이다.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지만 현재로서는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보수 내지 중도 실용주의가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규제개혁과 기업환경 개선대책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세계은행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은 조사대상 178개국 중 30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창업환경이 110위, 고용분야는 131위, 소유권등기 분야는 68위 등이다. 우리나라의 기업환경 개선을 위해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정부에 광범위한 규제개혁보고서를 제출했다. 차기 정부에서는 이를 감안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환경개선 및 규제개혁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대규모 개발사업도 본격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행정복합도시, 혁신도시 등의 지역개발사업과 제2기 신도시 건설, 미군기지 이전 등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또한 새 정부 출범 이후 주택관련 부동산 정책이 부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의 건설경기는 현재의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경협의 확대가 기대된다. 최근의 6자회담 결과로 금년 말 또는 내년 초에 북핵 불능화가 이뤄지고 나면 북미관계가 호전되어 남북관계도 개선될 전망이다. 또한 최근의 남북 정상회담과 10.4 공동선언의 결과로 운송·물류, 조선, 관광, 제조업, SOC 등의 분야에서 남북경협이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룰 전망이다.
미국, 아세안, EU 등과의 FTA도 내년도 기업경영환경에 큰 변수이다. 금년 6월에 체결된 한·미 FTA는 내년 중에 양국의 비준이 통과될 전망이고, 현재 진행 중인 한·아세안 및 한·EU FTA는 금년 말 또는 내년에 타결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캐나다, 인도와의 FTA 협상이 현재 추진되고 있어 이르면 내년에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FTA의 확산으로 인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은 세계시장으로 한층 더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 직면하여 입지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제회계기준의 도입과 연결공시제도의 시행도 기업의 입장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정부가 금년 3월에 발표한 ‘국제회계기준 도입 로드맵’에 따르면 모든 상장기업은 2011년부터, 금융회사를 제외한 희망기업은 2009년부터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이와 연계하여 자산 2조 원 이상의 대기업들은 내년 3월 사업보고서 제출 때부터 재무관련 사항을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기재해야 하며, 2011년부터는 사업보고서 및 분·반기 보고서 전체를 연결기준으로 작성해야 한다. 또한 모든 상장기업은 2011년부터 사업보고서를, 2013년부터는 사업보고서 및 분·반기 보고서 전체를 연결기준으로 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기업들은 당장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이르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여타 상장기업들도 3년 이내에 상당한 비용부담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이 외에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많은 요인들이 내년도 기업경영에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닥칠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을 잘 파악하고 이의 활용 및 대처방안을 미리 강구하여 내년에는 보다 많은 기업들이 성공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