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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지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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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소비자신뢰지수와 경기 전망

09.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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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윤

지난해 9월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상당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 경제도 주가 하락·고환율·고용 침체·내수 부진 등 여러 가지 악재로 고통을 받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의 금융 불안이 이제 실물경제로 상당부분 전이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침체로 인한 가계의 실질임금의 감소는 소비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85로 전월보다 1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심리의 종합적 판단에 유용한 현재 생활 형편·생활 형편 전망·가계 수입 전망·소비지출 전망·현재 경기 판단·향후 경기 전망 등의 6개의 지수를 합성한 종합지수이다. 현재의 지수는 2008년 2/4분기와는 같은 수준이지만, 최근의 가장 높은 수치였던 2008년 8~9월의 96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치이다. 하지만 지난 12월의 81보다는 다소 상승하여 지표상 소비자심리가 약간은 회복된 듯하다.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의 소비자신뢰지수는 표본 5,000가구를 대상으로 매달 조사되는데, 이 지수 또한 몇 가지 주요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어 가구들의 현 경기상황에 대한 포괄적인 인식을 나타내고 있다. 이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 2월 25.0(1985=100)으로, 1967년 2월부터 통계를 작성한 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1월의 37.7, 2008년도 4/4분기의 평균값인 40.7보다도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이다. 또 다른 지수인 현재상황지수는 1월의 29.7에서 2월에는 21.2로 감소했고, 기대지수 또한 1월의 42.5로부터 27.5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소비자가 인식하는 지수들만의 값을 고려했을 때도 미국 경제가 대공황 이래 최악의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하는 또 하나의 지수는 6개월 안에 자동차·집·전자제품 등 내구재 상품들을 구입할 계획에 대한 지수인데, 이 지수들 또한 2007년 하반기부터 2008년 8월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미국에서의 이러한 지수 하락은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에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즉 수출이 국가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수요 감소는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실물경제 악화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미국뿐만 아니라 주요 수출국인 일본·중국·EU 등 다른 나라의 소비심리지수를 통해서도 미래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 거시지표에 따른 세계경제의 예측도 중요하지만 이 같은 해외시장의 소비자조사 등을 통한 미시적 정보 또한 우리나라 경제를 전망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변수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미 2008년 9월의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에 실물경제를 포함한 전체적인 미국경제에 대한 미국의 가계신뢰와 기대수준이 급속도로 하강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소비자신뢰지수를 살펴보면 2007년 3/4분기의 105.8, 2008년 1/4분기의 76.5, 그리고 2008년 2/4분기의 57.3이었다. 2008년 2/4분기의 값은 지난 2007년의 평균값인 103.4와 비교했을 때 절반가량 하락한 수치이다. 이미 2008년 1/4분기부터 미국의 가계는 향후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거시지표를 통한 경기 예측은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2008년도 2/4분기의 미국의 실질 GDP는 2.8%로 2007년의 평균값인 2.2%보다도 0.6%p 높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경기상황에 대한 소비자 혹은 가계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신뢰지수는 향후 민간소비에 대한 간접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현재상황지수의 하락은 급속한 고용시장의 불안과 경기상황 악화로 인한 전체적인 경제상황이 상당히 부정적이며 향후에 더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의 위기상황을 돌이켜보면 소비자신뢰지수의 급격한 하락 추세를 경계해야만 했다. 이러한 미시적 정보 또한 단기적 경기예측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인식했다면 금융위기에 따른 전체 경제에 대한 부정적 파급효과를 보다 더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설 윤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seoly@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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