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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지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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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논평

2009년 한국경제 전망과 정책과제

09.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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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찬국

세계경제, 향후 1~2년간 저성장 국면 불가피

2008년 하반기, 특히 미국의 투자회사 Lehman Brothers가 파산한 9월 이후 미국발 금융위기가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전 세계 실물경제는 이미 큰 충격을 받은 상태다. 유로지역, 일본 등은 지난 해 2/4분기 이후, 미국은 3/4분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에 빠져 있다. 고성장을 구가하던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들의 성장세도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이를 반영해 IMF, OECD, World Bank 등의 2009년 세계경제 전망치도 갈수록 하향조정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3.0%로 기대되었던 2009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11월에는 2.2%(IMF), 12월에는 0.9%(World Bank)로 낮아졌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미칠 효과에 대한 추정이 갈수록 나빠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후 발표되는 전망치는 더 비관적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대규모 공적개입, 금리인하 등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의 사상초유의 정책 공조가 진행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그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 금융회사들의 문제가 연초 다시 불안해지는 조짐이다. 이는 금융시스템이 정상화되고, 그것이 세계경제의 견실한 회복세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되려면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표 1> 세계 및 주요국 성장률 전망

향후 1~2년간 세계경제의 저성장 추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세계경제 침체로 국제 유가 등 원자재가격의 급락으로 글로벌 물가는 안정추세를 보이면서 각국이 정책강도를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한국경제, 마이너스 성장도 각오해야

실물경제 위축이 통계수치로 분명히 확인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작년 4분기 GDP 속보치는 거의 충격적이다. 실질 GDP가 전년동기 대비 3.4%, 전기대비로는 5.6% 감소하였다. 이에 따라 2008년 연간 성장률은 2.5%에 그쳤는데 이는 최근까지 4%대로 전망했던 주요 기관의 전망치를 감안하며 거의 급락수준에 가깝다. 지난 해 12월 발표된 ‘산업활동 동향’은 경제지표들의 감소 속도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11월중 생산, 투자 등은 큰 폭의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으며 특히 소비지출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여주고 있다. 수출은 더 심각하다. 작년 9월까지 20%대의 증가율을 기록하던 수출이 11월과 12월에는 대폭 감소세를 보였다. 2000년 이후 수출 증가율이 두 달 이상 감소한 경우는 IT버블 붕괴되던 2001년이 전부였다. 고용사정 또한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유지되던 취업자 증가세가 지난 해 12월에는 급기야 12,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2> 주요기관들의 2009년 국내 경제 전망




2009년 경제상황도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2009년 성장률 전망이 1%대 혹은 그 이하까지 내려왔다. 일부 외국계 전망기관들은 마이너스 성장까지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불안, 가계소득 악화, 신용경색 등으로 소비, 투자부문이 모두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수출마저 선진국 및 개도국의 동반침체 전망에 따라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안정대책 및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하반기에는 점진적인 반등을 기대해보지만 성장 모멘텀이 약해 U자형 혹은 L자형 국면에 그칠 전망이다.


<그림 1> 세계금융위기 진행과 우리 경제 파장 경로


고려해야 할 점은 대부분의 전망들이 중국경제가 7~8%대의 연착륙을 할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 1>에서 보듯이 중국성장은 선진국경제 위축만큼이나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독자적인 변수이다. 이러한 중국경제의 2008년 성장률이 9%에 그치면서 그 동안의 두 자릿수 성장세는 현저하게 둔화되고 있다. 중국경제의 둔화로 우리의 대중국 수출을 급격히 감소할 경우, 2009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하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정책 최우선과제: 경기하강국면 완화위해 정책강도 높여야


국제공조 강화와 함께 우리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각종 금융안정 및 경기부양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되어 기대한 효과가 발휘할 경우 회복과정은 대략 <그림 2>의 모습을 보일 것이다. 아직 불안한 모습이지만 정부와 한은의 외환시장 안정대책과 미국, 일본, 중국과의 통화스왑체결을 통해 일단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정책의 최우선과제는 신용경색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급속한 경기하강 국면의 폭과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국제금융불안이 재연될 조짐인데다 최근 발표된 우리나라와 주요 선진국 및 중국의 작년 4분기 성장 실적이 심각하게 부정적이다. 그동안 준비하였던 정책들의 범위를 넓히고 강도를 높이는 것이 불가피하다. 추가적 감세 및 재정 확대, 금리인하, 규제완화 등 정책수단을 총동원하여야 한다.

<그림 2> 예상되는 경제위기 회복과정

재정지출 확대의 경우, 단기적인 경기부양은 물론이고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는 목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재정지출 확대는 교육, R&D, 재생에너지 부문에 우선순위를 두고, SOC투자는 환경·문화·관광·서비스부문과 연계함으로써 공공건설 지출의 낭비적 요소를 최대한 억제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임금조정, 일자리 나누기 등 대량실업 막기 위한 방안 강구


고용사정 악화를 막는 것이 시급하다. 대량 실업을 방지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임금하향 등 비상조치가 필요하다. 수출, 내수 모두 급감하는 상황에서 가동률 하락은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비용감축에 실패하면 기업은 도산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곧바로 대량실업으로 이어진다. 도산과 실업의 파장이 얼마나 오랜 기간 고통을 주는지 우리는 외환위기를 통해 뼈저리게 경험했다. 외환위기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대거 자영업자로 나섰다가 2003년 카드대란에 또 다시 엄청난 어려움에 처하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하지 않았는가. 이는 사용자들이 근로자를 줄이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동원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임금 낮추기, 무급 휴가, 일자리 나누기, 비정규직제 연장 등 어느 것이라도 일자리 유지에 필요하다면 적극 활용해야 함은 물론이다.


신용흐름의 정상화를 위한 신속하고 투명한 구조조정


현재 건설·조선 등에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은 향후 모든 업종으로 확대될 것이다.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정부가 구체적이고 투명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해 은행권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유도하여야 한다. 바람직한 구조조정의 원칙과 기준은 업종별 공급과잉 해소 및 국제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아울러 자동차·반도체·철강·화학·조선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산업의 경우는 정책적 지원과 함께 자체 경영합리화를 유도,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회복기에 세계시장 점유율 확대를 도모하는 전략적인 대응도 필요하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공적 체계 재검토해야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과정을 통해 위기 대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금융감독체제의 기능 정비, 정부와 중앙은행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위기가 극복되는 대로 곧바로 금융시장 안정과 관련된 재정부·한은·금융위원회 간의 역할 재조정을 검토해야 한다.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을 유도하기 위해 한은의 금융시스템의 안정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2009년은 대공황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위기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어떤 교훈을 얻느냐에 따라 세계 속 우리 경제의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 비상경제 상황에 걸맞는 경제주체의 비상한 각오가 필요한 때이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chan_huh@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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