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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컬럼

전문가들이 펼치는 정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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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투자방식의 해외자원개발사업 지속 필요성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 3월 14일 배럴당 124.22달러로 연중최고치를 기록한 후 6월 22일 89.15달러까지 하락하며 약 3개월간 무려 28%의 급격한 하락률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하반기 국제유가 역시 이러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전망한다. 하락세 전망의 배경은 지난 6월 14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총회를 통해 현재의 일일생산량 3천만 배럴 유지를 합의함으로써 국제석유시장의 공급불안요소가 상당부분 해결되었을 뿐더러, 세계 석유 소비의 약 50% 이상1)을 담당하는 미국, 중국, 서유럽국가들은 경제성장 둔화 및 침체가 예상되어 석유수요도 정체될 것이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 소재의 글로벌에너지연구센터(CGES)도 위와 같은 국제석유수급상황을 전망하면서 올해 4분기 국제유가는 80달러 내외까지 하락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우리에게 호기(好機)인 국제유가 하락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원유를 거의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에게 있어 국제유가하락은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추진하는데 호기(好機)이다. 통상적으로 국제유가를 기준으로 책정되는 유전 및 가스 사업이나 관련 기업들의 가치가 유가하락과 함께 절하되어 매입비용의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자원 개발사업에서 우리나라와 경쟁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2조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국영석유회사를 통한 해외 석유기업 및 자산인수를 활발하게 전개하였다. 중국석유화학유한공사(Sinopec)가 2009년 6월 이라크 및 나이지리아 이권을 가진 Addax社를 88억 달러에 인수하였는데, 이는 당시 중국회사가 해외자산인수에서 성공한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었다.


그러나 최근 지분 및 인수투자방식의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대한 성과를 두고 국내에서의 부정적인 평가가 강력하게 제기되어 자칫 유가하락이라는 호기를 놓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성과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주로 미비한 국내 도입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우리나라 석유기업들이 산유국의 원유 및 가스 개발권을 아무리 많이 확보하였을지라도 국내로 도입되는 물량이 없다면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추진한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대한 지분확보전략은 더 이상 추진되지 말아야 타당한 것인가?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지분확보사업 또한 계속 추진되어야


결론부터 말한다면 비록 국내에 도입되지 않더라도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대한 지분확보사업은 계속 추진되어야한다. 운송비용규모와 국내수급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우리나라로 도입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 동기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북유럽지역에서 지분확보를 통해 개발된 원유는 우리나라의 기존 수입처인 중동지역원유를 도입할 때 보다 더 많은 운송비가 요구될 것이며, 만약 국내원유수급상황에 문제만 없다면 더 많은 운송비용을 들여가며 국내로 들여오는 것보다 북유럽주변국가에 판매하는 것이 사업의 수익극대화에 기여할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추진해온 지분참여방식사업이 중동지역에 편중된 우리나라 원유도입선 및 도입량 개선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면, 이를 위한 별도의 보완 사업을 병행 추진하는 것이 조만간 예상되는 유가하락시기에 자원부족국인 우리나라가 지혜롭게 대응하는 방법이다. 중국 역시 ‘Loan for Oil'2)이라는 국내도입을 위한 전략과 함께 지분 및 인수 관련 사업은 별도로 병행하고 있다. 지분 및 인수 관련 사업이 비록 국내도입물량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 사업자체가 가지고 있는 경제적 효과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치열해지는 세계자원개발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의 우리나라가 유가하락이라는 호시기에 그나마 활용할 수 있는 지분 및 인수 확보사업마저 제동이 걸린다면 경쟁국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음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최성희 (계명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choisu@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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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에너지기구(IEA)의 2012년 6월에 발간된 석유시장보고서(OMR)에 따르면, 2012년 전 세계 석유소비량은

89.9백만b/d, 미국 주도의 북미지역소비가 23.3백만b/d, 서유럽지역이 13.9백만b/d, 중국이 9.7백만b/d를 기

록할 것이라 보고되었다.

2) ‘오일차관전략’이라는 해석으로 표현이 가능한 ‘Loan for Oil 전략'이란 중국이 산유국에 대한 융자협정과 장

기 원유수출협정, 유전개발 및 파이프라인 투자 등을 포함시킨 것으로 2009년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간 약 46

5억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되며, 중국의 원유도임물량확보에 일정부분 기여하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JOGMEC 조사부 다케하라 미카의 2009년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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