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Insight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 성매매처벌법
06. 1. 10.
이주선
요약문
성매매처벌법과 현행 집행 방식은 성매매 축소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를 축소하기 위해서는 성매매의 유통경로 가운데 특정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유지되고 명시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성매매는 처벌을 유보하고, 신종 유통경로들에서 유통비용을 축소하는 것에 대한 색출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성매매 종사자 보호를 위한 법의 집행과 제도의 도입도 효율성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효율적인 제도나 인력을 국가비용으로 유지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연구는 1. 섹스는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2. 섹스가 좋은 것이라면 왜 섹스가 거래되는 성매매는 제재되어야 하는 ‘나쁜 것’(bads)인가? 3. 성매매가 '나쁜 것'이라면 현재 시행중인 「성매매 알선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처벌법”)과 집창촌 단속을 위주로 한 집행은 성매매를 제재하는 데 효과적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이 질문들에 대한 경제학적 관점에서의 합리적인 대안의 정리는 향후 성매매와 관련한 다양한 논쟁에서 보다 합리적으로 성매매를 설명하는데 기여함은 물론, 사회가 '나쁜 것'이라고 규정한 성매매의 축소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대안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연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이 연구는 우선 우리나라의 성매매 현황을 개관하였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성매매가 전국적인 현상이 된 것은 일제시대부터였고, 현재와 같이 산업형 성매매가 주류를 이루게 된 것은 1980년대 말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다양한 업태의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으며 청소년과 외국인의 성매매 유입이 이뤄지고 있고 성매매를 위한 인신거래의 통로로 우리나라가 지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연혁을 가진 성매매에 대한 법 및 정책은 1961년 제정된 「윤락행위방지법」과 1962년에 가입한 「인신매매 금지 및 타인매춘행위에 의한 착취 금지에 관한 유엔협약」등을 근간으로 하여 금지주의적 관점에서 제재가 이뤄져 왔으나 그 효과는 지극히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국가의 정책이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친 경제개발기에는 이를 방조 내지는 조장하는 방향으로 추진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성매매에 대한 점증하는 사회의 우려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는 2004년 성매매처벌법과 성매매방지법이라는 소위 성매매특별법을 제정하여 성매매에 대한 국가차원의 제재를 강화하는데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성매매 유형은 전통형, 산업형, 기타의 성매매로 분류할 수 있는데, 성매매에 전업하는 종사자 수는 2002년을 기준으로 할 때 최소 33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20대부터 30대에 이르는 여성인구의 4.1% 그리고 취업여성인구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성매매 수요자라 할 수 있는 20세 이상 64세 이하 남성인구 가운데 20%가 윌평균 4.5회 성매매에 가담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성매매 산업에서 발생하는 총매출은 24조원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총 GDP의 4.1%를 차지하여 농림어업의 대 GDP 비중(4.4%)과 필적할만한 규모의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성매매 법규인 윤락행위방지법과 성매매처벌법의 내용을 요약하고 이들 법의 내용을 비교하였다. 윤락행위방지법과 비교할 때 성매매처벌법은 1.성매매종사자들을 범법자에서 피해자로 규정하는 인식의 전환에 근거하고 있고, 2. 성교행위의 범위를 유사성교행위까지 포괄하여 광범위한 성매매 행위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게 하였으며, 3. 권유·유인·알선·강요를 포함하는 모든 성매매에 대한 유통경로에 대한 불법화에 이 종사자들 그리고 성매매 수요자에 대한 처벌강화를 담았고, 4.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성매매 방지와 규제에서의 책임과 의무를 구체화하였고, 5.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성이 생식, 쾌락, 사교를 위해서 추구되며, 어떤 목적으로 행할지라도 인간에게 만족을 증대시키는 ‘좋은 것’(goods), 다시 말해서 재화(goods)라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런데 섹스 서비스는 결혼, 성매매, 동거, 축첩, 간음, 강간, 수간, 수음, 동성애 등을 통해서 제공되는데 이 가운데 왜 결혼을 통한 것은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하는 반면 여타의 방법으로 제공되는 것에 대해서는 윤리적 비난이나 법적 제재가 따르는가를 설명하였다. 본질적으로 결혼이나 성매매를 통한 섹스 서비스는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전자는 합법적인데 반해 후자가 불법적으로 규정되는 이유는 사회의 영속성을 위해서 가족제도의 유지가 가장 효율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결혼을 통한 가족의 공식적인 구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혼을 통한 섹스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성매매를 통한 섹스 서비스가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존재하는 이유는 성매매를 통한 섹스 서비스가 가지는 대체재적 성격과 보완재적 성격 때문이다. 이렇게 성매매가 그 자체적인 존재의 합목적성을 가지고 있다할지라도 사회적으로 비효율을 초래하는 ‘나쁜 것’이라면 이에 대한 규제는 정당하며 그 규제의 수단은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가능하면 ‘독점’의 방식으로 거래되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성매매 같은 ‘나쁜 것’에 대한 규제는 항상 가격을 올려서 그 소비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성매매처벌법과 현행의 집행 방식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매매의 유통경로를 면밀히 파악하여 가급적이면 특정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유지되고 명시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성매매에 대해서는 그 처벌을 유보하여야 한다. 그리고 신종의 다양한 유통경로에서 비용을 축소하는 성매매에 대한 색출과 처벌을 법에 따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성매매 종사자에 대한 보호를 위한 성매매처벌법과 성매매방지법 상의 조항들의 집행에서 효율성을 고려하여 법을 집행하고 제도를 도입하거나 신설하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경우 비효율적인 다양한 제도나 인력의 국가비용에 의한 유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목차
요약
Ⅰ. 서론
Ⅱ. 우리나라 성매매 관련 현황
1. 우리나라 성매매와 성매매 관련 법 및 정책의 변천
2. 우리나라의 성매매 유형
3. 우리나라의 성매매 실태 추정치와 규모
Ⅲ. 성매매 관련 법규의 실태
1. 성매매와 성매매에 관한 국가개입에 대한 관점
2. 성매매 관련 법규 개요
3. 윤락행위방지법과 성매매처벌법의 비교
Ⅳ.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 성매매와 성매매의 규제
1. 재화(Goods)로서의 ‘성(Sex)’
2. 재화로서의 성의 관점에서 본 결혼과 성매매
3. 성매매의 규제
V. 결론: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 성매매처벌법과 그 집행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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