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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Insight

내부연구진과 외부전문가들의 개별연구결과를 담아 KERI가 발간한 보고서입니다.

KERI Insight

각국 기업지배구조의 결정요인 비교: 경로의존성과 정치·역사적 특수성

06.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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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기

요약문


본 보고서는 기업지배구조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존재하고 이를 준수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지배적 시각에 대해 과연 기업지배구조의 국제적 기준이 존재하는지, 각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기업의 소유 및 지배관련 제도와 관행은 그 국제적 기준을 따라 동일한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또, 기업의 의결권에 관한 국제적 기준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1주1의결권 주의가 과연 모든 국가에 적용되고 있는 보편타당한 원칙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사례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많은 시사점을 준다.

미국 이외의 국가,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한 많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영·미식 기업지배구조와 상이한 기업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우선 해당국가의 기업들의 소유구조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영·미의 기업소유구조는 주식이 광범위하게 분산된 반면, 다른 나라에서는 25% 이상의 주식을 소유하는 지배주주가 일반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상이한 소유구조가 형성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기업을 둘러싼 정치적 역사적 여건이 달랐고, 이에 따라 각 국가별로 금융자본-산업자본 간 역학 관계가 상이하게 발달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기업 외부의 여건과 역학관계가 기업지배구조를 둘러싸고 각 나라별로 내부주주와 외부주주, 종업원, 외부 이해관계자(채권은행 및 지역사회)간의 힘의 균형이 상이하게 나타나게 만들었고 그 결과물이 각 국가마다 고유한 기업지배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때문에 외부 주주를 중시하고 경영권시장(market for corporate control)을 활성화시키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는 영·미식 기업지배구조를 본받아야 할 ‘좋은 관행(best practices)'으로 이해하고, 이를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적용시키려 노력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보고서는 유럽 300대 상장기업 중 전체의 30%에 해당하는 59개사가 차등의결권 구조를 지니고 있는 등 35%의 기업이 1주1의결권 주의와는 상이한 형태의 의결권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소개한다. 특히 네덜란드와 스웨덴, 프랑스에서는 1주1의결권 주의와 상이한 형태의 의결권 제도를 도입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훨씬 많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이들 기업은 외부의 불특정 다수 소액주주가 경영진을 규율하기 보다는 특정한 소수 지배주주가 경영진을 규율할 수 있는 의결권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국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해 저자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나타나는 주주가치 중심의 주주자본주의는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외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세계 각국의 기업지배구조의 일반적인 형태는 가족을 중심으로 25% 이상의 지배권이 1인 혹은 특정 패밀리, 특수 관계인에게 집중되어있는 형태이고 때문에 극도로 주식이 분산되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영미에서 발달한 기업지배구조를 우리 사회에 적용시키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인식한다. 일부 국가에서 독특한 정치적 역사적 경험에 기초해 발전한 기업지배구조를 금과옥조로 삼아 벤치마킹하려는 정책은 올바르지도 않고 거대한 저항에 부딪침에 따라 실제 정책으로 실현될 가능성도 낮다고 밝힌다.

기업의 성과를 진작시켜, 궁극적으로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라면 외환위기 이후 최근까지 기업지배구조를 둘러싼 개혁조치는 진정한 개혁과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는 인식이다. 지난 2000년 이래 나타나고 있는 기업의 설비투자 부진현상과 단기적 안목의 경영 행태 등은 외환위기 이후 시행된 잘못된 경제개혁에 기인하는 바 크고, 때문에 보고서는 기존의 경제개혁 작업에 대한 근본적인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보고서는 기업의 내부지배구조와 기업의 조직형태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전략적 선택사안이라고 밝힌다. 정부 일각과 일부 지식인들은 재벌을 우리나라에만 있는 후진적, 비효율적인 경제조직으로 단정하고 독립 전문경영체제나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정책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기업집단체제라는 것은 영국과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기업조직형태이며, 각 나라마다 독특한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와 제도적 환경 하에서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또 영·미식 기업지배구조와 이에 따른 주주가치의 극대화는 한국에서 실현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고 실현될 경우 심각한 문제점을 노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기업이 주주가치의 극대화를 추구하여 주주의 이익만을 우선시할 경우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과소한 투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비즈니스 사이클에 따른 경기 하강기에 상시적인 고용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업의 양산을 한국경제가 감내할 수 있을 지 의문이며, 심지어 노사간의 계급적 갈등을 격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최적의 선택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업이 주주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용인되고 있는 기업관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본다. 우리 사회에는 기업을 주주의 재산일 뿐 아니라 일정 부분 사회적 산물로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점에서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기업의 오너 혹은 지배주주 스스로가 강조하고 있는 현실임을 감안할 때 영·미식 주주가치 극대화전략은 일부 주주들은 만족할지 모르지만 사회의 다른 이해관계자와는 충돌을 야기할 것으로 본다.

결론적으로 보고서는 ‘쥐꼬리만한 지분으로 거대기업을 지배한다’는 비판은 일견 그럴 듯해 보이지만 자본주의의 발달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현금 흐름권(cash-flow rights)과 지배권(controlling rights) 사이의 간격을 문제시하고 그 간격이 크다고 해서 경제정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거나, 투명하지 못하고 후진적인 지배구조라고 말할 수도 없다. 정부가 금과옥조로 삼았거나 삼고 있는 전문 경영인 중심, 단일기업 중심, 사외이사 중심의 기업지배구조가 우리나라에서 실현되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보고서는 기업지배구조의 역사성과 국별 다양성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는 점에서 특징이 있다. 기업의 지배구조를 외부주주와 내부주주간의 몫 나누기 차원에서 협소하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과연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을 위한 투자와 고용에 어떤 식의 기업지배구조가 도움이 되는 지라는 각도에서 기업지배구조를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목차


요약

제1장 서론

제2장 기존의 연구에 대한 검토

Ⅰ.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과거의 연구

Ⅱ. 지배적 이론으로서의 수렴이론(Convergence Theory)

Ⅲ. 수렴이론에 대한 대안(代案)이론


제3장 세계 주요기업의 지배구조와 국가별 기업지배구조 특징

Ⅰ. 지배주주(Blockholder) 모델과 광범위한 분산형(Widely Held) 모델

Ⅱ. 적대적 인수합병과 관련한 기업지배구조의 5개 유형

Ⅲ. ‘1주1표’주의에 대한 검토

Ⅳ. 각국의 다양한 의결권 제도 현황


제4장 주요국가의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역사적 검토

Ⅰ. 기업지배구조 비교연구의 중요성


제5장 요약과 시사점

Ⅰ. 요약

Ⅱ. 시사점


참고문헌


영문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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