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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Insight

내부연구진과 외부전문가들의 개별연구결과를 담아 KERI가 발간한 보고서입니다.

KERI Insight

대형 유통업체는 경쟁을 해치는가?- 대형 유통업체 규제에 대한 경쟁정책적 분석 -

10. 7. 30.

조성봉

요약문


본 보고서에서는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경쟁정책적 규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1997년 유통시장이 개방된 이후 우리나라 유통산업은 비약적 발전을 보였다. 외국의 대형 유통업체가 퇴출당할 정도로 국내 유통산업의 경쟁력과 기반이 확고해졌다. 특히 중소ㆍ중견 유통업체의 생산성도 크게 증가하여 대형 소매점 뿐 아니라 중소업체를 포함한 유통부문 전반으로 경쟁력 제고현상이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형 유통업체의 등장은 20세기 후반에 확산되기 시작한 지동차 문화와 도로망의 확산, IT기술의 발달, 교외지역의 확대와 위성 및 전원도시의 발달과 같은 도시 및 주거환경의 변화, 여성노동력의 증가 등 다양한 경제적ㆍ사회적ㆍ기술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그러나 유통산업의 대형화와 구조변화로 공정거래 이슈가 급증하였다. 현재 공정위의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는 대규모소매업고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규모소매업 사건처리 건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소매업고시는 경쟁제한보다는 거래질서 확립에 초점을 맞추는 규제로서 경쟁이 아닌 경쟁자를 보호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하고 있다. 본래 거래관계는 양자간의 협상력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므로 유통업체와 납품업체의 거래관계에서 공정한 거래를 제한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경우를 경쟁당국이 판별해 내는 것은 그 자체가 매우 자의성이 클 수밖에 없어서 그 결과 경쟁은 약화되고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소매업고시에서 내세우고 있는 다양한 행위규제는 그 이면에 있는 경제적 동기와 유인을 살피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유통부문에서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판촉활동은 제조업의 생산 공정과는 달리 그 성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불확실한 경제활동이다. 그런데 공정위에 회부되는 것은 사후적으로 성과가 좋지 않은 판촉활동이기 마련이어서 공정위는 이를 경쟁촉진적으로 해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부당성’과 ‘강요’에 대한 해석이 사후적으로 이루어질 때 판촉활동은 위축되기 마련이며 유통부문에서 경쟁은 보호되기보다는 저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속성상 예상하기가 너무도 힘든 판촉활동의 예상이익을 서면으로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것은 지나치게 유통업체의 거래비용을 높여서 유통부문의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또 보고서는 최근 국내외에서 논의되는 구매시장력(buyer power)이란 개념이 경쟁정책에 반영되기에 적합한지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구매시장력이란 구매자가 대량으로 구입함에 따라 공급자에게 유리한 구매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보고서는 문헌조사와 경제분석을 통해 구매시장력이 심각하게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 경우는 판매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이 동반되거나 경쟁자의 거래를 심각하게 방해할 수 있을 때 나타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경우는 이미 경쟁정책에서 표준화된 규제기준이므로 구매시장력이란 개념은 새로운 규제기준을 제시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구매시장력은 추가적인 경쟁정책상의 규제기준을 제시할 수 없으므로 유용한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보고서는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동향은 최근 미국의 경쟁정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경쟁정책은 경쟁행위보다는 그 이면의 경제적 동기와 경쟁촉진적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역사적인 Leegin's 판례에서 미 대법원은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대해서 지금까지 통용되던 당연위법(per se illegal)의 원칙을 뒤집고 합리의 원칙(rule of reason)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미국의 경쟁법규를 개선하기 위해 출범한 반독점현대화위원회(Anti-trust Modernization Committee)가 구매시장력을 그 논의대상에서 제외하고 가격차별을 금지한 Robinson-Patman법의 전면폐지를 권고한 것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경쟁당국의 규제논거는 취약하다. 거래질서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납품업자와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하여 대형 유통업체를 규제한다는 것은 경쟁이 아닌 경쟁자를 보호하는 것으로써 경쟁당국의 존재목적과 품격에 벗어나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대형 유통업자라는 사업자에 대한 경쟁당국의 특별한 규제, 즉 대규모소매점고시는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심사기준을 사업자간의 관계에서 경쟁 및 소비자 후생에 대한 것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보고서는 현실적으로 아직 거래질서가 제대로 자리잡혀 있지 않다는 문제점을 감안해서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가 손해배상에 관한 조정을 의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안간의 사법적 분쟁해결을 돕기 위해서 과도기적으로 행정적 수단 중 과징금과 형벌은 폐지하고 시정조치만 남겨두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대규모소매업고시의 폐지와 불공정거래행위의 심사기준의 변경이 보다 근본적이고 올바른 정책이라고 보고서는 주장하고 있다.



 

목차


요 약


제1장 서 론: 문제제기


제2장 유통시장과 공정거래 문제

1​. 유통산업의 정의와 의의

2. 유통시장의 변화

3. 유통시장의 개방과 공정거래 문제

4. 유통부문 공정거래 규제 법리


제3장 구매시장력 논의와 대형 유통업체의 경쟁제한성

1​. 구매시장력의 개념과 그 논의 배경

2. 구매시장력과 대형 유통업체의 경쟁제한성

3. Robinson-Patman법 폐지 논의


제4장 요약 및 결론


참고문헌


Abstract


(아래 표지를 누르시면 원문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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