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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국제정세

독재자 카다피의 몰락은 ‘자유’의 승리

11.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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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10월 20일 카다피가 사살됨으로써 약 7개월 정도 지속되었던 리비아의 내전이 끝났다. 리비아 국민에 대해서는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철권을 휘둘렀으며 전 세계를 향해 안하무인(眼下無人)적 행태를 보였던 포악한 인간 카다피는 결국 시궁창에서 시민군에 의해 처단 당했다. 죽기 직전 그는 비겁하게도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한다. 2003년 3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이후 반년 정도 지하 은신처에서 목숨을 부지하다가 이라크 및 미군 병사들에 의해 끌려 나왔던 사담 후세인이 생각난다. 카다피 못지않게 포악한 독재자였던 사담 후세인 역시 ‘쏘지 말라’며 목숨을 구걸했다. 당시 후세인을 끌어낸 이라크 병사는 자신의 부모를 죽인 후세인의 초라한 몰골에서 분노감 보다 오히려 ‘불쌍한 노인’에 대한 연민을 느꼈다고 회고한바 있다. 포악한 권세를 자랑하던 후세인도 카다피도 졸렬한 죽음을 맞이했다. 이들은 위대한 지도자 혹은 미국에 대항하는 영웅을 자처했지만(놀랍게도 대한민국에도 카다피, 후세인을 괜찮은 인간인 것처럼 추종하는 극도의 반미주의자들이 적지 않았다) 그들은 애초 졸렬하고 비겁한 인간들일 뿐이었다. 훌륭한 지도자였다면 그들은 자신의 자유만큼 남의 자유도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했다.


정의는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준 리비아의 국민들


금년 봄부터 이집트와 튀니지 및 중동 국가들에서 불기 시작한 재스민 혁명과 중동 독재정권들의 붕괴에 자극받은 리비아 시민들은 42년의 철권 통치자 카다피를 몰아내기 위한 시민혁명을 시작했다. 그러나 카다피는 이집트, 튀니지의 독재자들과는 달리 전투기를 포함한 자신의 군사력을 총동원, 국민들에게 폭격을 가할 정도의 만행을 저질렀다. 결국 리비아 시민들은 카다피를 몰아내기 위해 무력에 호소했고 리비아 내전이 시작되었다. 반년 이상 지속된 리비아 내전은 수많은 인명 피해를 불러 일으켰지만 결국 정의는 승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카다피를 제거한 리비아 국민들은 10월 23일을 리비아 해방(Liberation)의 날로 선포했다. 리비아 국민들은 얼마나 힘들게 살았으면 독재자의 죽음을 해방이라고 표현했을까? 리비아 국민들이 환호하며 흔든 국기는 카다피 이전의 리비아 국기라고 한다. 리비아 국민들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은 것처럼 기뻐한다.

리비아 내전의 성공적 종결은 고전적 혁명이론을 다시 증명해 보이는 사례가 되었다. 유명한 혁명이론가인 테다 스코치폴(Theda Skcopol) 교수는 ‘사회혁명’(social revolution)은 시민들의 무력 저항과 시민혁명을 지원하는 국제사회의 무력개입이 동반되었을 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었다. 미국과 나토 유럽 국가들은 전투기, 무인 폭격기 등을 동원, 카다피를 코너로 몰아가며 시민군을 지원했다.


카다피의 몰락은 또한 21세기 지구의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것이다. 미국 국제정치학자 마이클 만델바움(Michael Mandelbaum) 교수는 ‘세계를 정복한 이념들’(Ideas That Conquered the World)이라는 저서에서(한국어 번역판은 ‘자유의 지배’라는 제목으로 간행되었다.) 21세기 지구 온 인류가 동의하는 세 가지 이념을 제시한 바 있다. 그가 제시한 세 가지 이념은 자유(Freedom), 민주(Democracy), 평화(Peace)다. 세계 70억 인류 중 이 세 가지 이념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이 이념들이야 말로 세계를 정복한 이념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카다피의 몰락은 남은 독재자들에게도 경종을 울릴 것


그러나 지구위의 모든 국가들은 자기 나라야 말로 민주주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라고 말한다. 독재국가들도 모두 자기 나라 이름 앞에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수식어를 몇 개씩 가져다 붙인다. 인민(People), 공화(Republic), 민주(Democratic) 등의 수식어는 독재국가들의 국명에 반드시 포함된다. 카다피도 리비아가 민주주의 국가라고 소리쳤고 중국,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은 인민-공화국, 북한은 민주주의-인민-공화국임을 자부한다.


이처럼 독재국가들도 자신이 민주와 평화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들은 한 가지 이념에서만은 도저히 자신이 없다. ‘자유’라는 이념을 차마 자신의 것이라고는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교과서에 ‘자유’를 삭제하자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었다.


중동에서 부는 재스민 혁명은 바로 ‘자유’를 희구하는 민중들의 혁명이다.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사이비 민주주의를 자칭하는 독재국가의 지도자들이 떨고 있는 이유는 ‘자유’라는 형용사가 붙은 진짜 민주주의의 막강함 때문이다.


카다피의 몰락은 시리아, 이란, 베네수엘라, 북한, 중국 등 몇 개 남지 않은 나라의 독재자들에게도 경종을 울릴 것이다. 세계의 언론들은 카다피 종말 이후를 점치면서 김정일, 차베스(베네수엘라) 등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재스민 혁명과 카다피의 비참한 종말은 몇 남지 않은 독재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교훈을 주고 있다.


첫째, 아무리 막강한 철권 독재자라도 결국은 국민의 힘을 당할 수 없다.

둘째, 독재의 정도가 심각하면 할수록 독재자의 말로는 더욱 처참해 진다.

셋째, 자유야 말로 21세기 세계를 정복한 세 가지 이념 중에서도 최고의 이념이다.

넷째, 모든 사람들은 자유를 희구한다. 자유는 독재자 혼자만이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누려야 하는 것이다.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cklee@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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