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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지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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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불확실성과 정부정책

08.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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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희

경제학에서 불확실성(uncertainty)이라는 개념은 위험(risk)과는 엄격한 의미에서 다른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혼용되고 있다. 위험 상태란 미래에 발생가능한 경우 또는 사건이 확정되지 않고 가변적인 경우를 일컫는다. 그러나 미래에 발생가능한 경우를 모두 열거할 수 있으며, 그 발생가능성을 확률분포로 나타낼 수도 있다. 반면 불확실성 상태란 위험 상태와 마찬가지로 발생가능한 경우 또는 사건이 불확정되고 가변적인 경우이지만, 그 발생가능성을 객관적인 확률분포로 나타낼 수 없는 상태를 일컫는다. 이처럼 불확실성은 경제학적 의미에서 위험보다도 더 예측불가능하며 불투명한 상태를 나타낸다.


그런데 최근 우리 경제는 갈수록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가고 있어, 경제전문가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이러한 상황전개를 우려하는 형편이다. 우선, 우리 경제를 에워싸고 있는 불확실성은 대외적인 여건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에 따라 세계경제의 향후 경기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고 있다. 대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세계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고, 우리나라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우게 될 것이다. 또한 석유가격 상승으로 인하여 기업의 비용상승을 초래하고 경상수지의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미 2003년 2월말 현재 국제유가가 뉴욕상품시장에서 배럴당 40달러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이에 따라 경상수지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미 2002년 12월에는 그동안의 흑자기조가 무너지고 적자로 전환되었으며, 2003년 연간으로도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북한 핵위기의 재발로 인하여 한반도의 국가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1994년에 체결된 제네바 합의가 파기되면서 미국과 북한간의 대치가 갈수록 첨예화되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무디스는 금년 2월 11일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2단계나 하향조정한 바 있다. 앞으로 한반도의 핵위기가 원만하게 타결되지 못한다면 국가신용등급이 실제로 하향조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게 된다면 1997년의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적 위기가 닥칠지도 모를 일이다.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 가능성, 북한 핵위기라는 불확실성이 대외적으로 우리 경제를 둘러싸고 있다면, 대내적으로는 새정부 출범에 따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못하고 있다. 재벌개혁을 강조하는 새정부 인수위원회의 성향은 분배위주의 정책적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새정부가 추진하고자 내걸고 있는 동북아 경제중심국이라는 슬로건은 개발연대의 성장위주의 성격을 담고 있다. 따라서 상반된 정책적 지향점을 내세우고 있는 새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하여 일반 국민들 사이에는 기대와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대외적인 불확실성과 더불어 새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 새정부는 정책방향을 투명하게 경제주체들에게 제시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그럼으로써 불리한 대외여건 하에서도 그 불확실성을 헤쳐나갈 수 있는 불빛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은 무엇보다도 불확실성을 회피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유념하여 정부는 정책방향을 투명하게 제시해 주길 바란다.

남광희 (국민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knam@mail.kookm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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