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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이 헛된 공약이 되어서는 안된다

08.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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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록

향후 새로운 정부에서는 5년 국정의 기본방향으로 변방의 역사를 끝내고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주도하는 자주의 역사를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우리 민족의 팔자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차기정부 국정과제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대통령 직속기구로 총 10개의 태스크포스팀(T/F)이 설치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중 국가성장의 동력을 만드는 4대 핵심 국정과제 추진은 동북아경제 중심국가 건설추진위원회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 추진위원회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 추진위원회 정부혁신(행정개혁, 재정개혁) 추진위원회에서 각각 담당하게 된다고 한다.

특히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이라는 과제는 중국의 급성장으로 역동하는 동북아지역의 특성을 감안할 때 실현가능성 여부를 떠나 한국의 절실하고도 현실적인 필요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경제는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우리가 외환위기를 겪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세계 주요 수출시장에서 한국을 멀치감치 따돌리고 말았다. 중국경제는 1980년대에 이르러 등소평에 의해 자본주의적인 경제정책이 채택됨으로써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무역 상대국 또는 제조업 생산기지로 대두되었다. 비록 과장된 공식통계에 의해 부풀려진 측면도 있지만 세계의 주목을 끌 정도로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하였다. 최근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함으로써 세계의 중요한 무역 상대국의 하나로 대두하는 데에도 성공하였다. 지속적인 개혁·개방을 통해 많은 외국인 직접투자를 더욱 유치하여 세계 제2의 중요한 외국인 직접투자 시장으로 성장하였다.


더욱이 중국은 WTO 가입, 10차 5개년 계획 추진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더 많은 우대조치를 취하고, 차세대 첨단기술 산업분야까지 외국인 투자의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잠재성장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경제의 이런 약진은 제조업에 있어서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와중에 차기정부는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이라는 과제를 국정의 최우선과제로 들고 나오고 있다. 국민소득 수준으로 볼 때 한국에 비해 2000년 기준으로 일본은 10배, 미국은 20배, 심지어 중국조차 2배를 넘는다. 무역규모, 외국인 투자유치규모도 이들 나라들은 훨씬 한국을 앞선다. 세계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 품목 수에 있어서도 이들 국가들은 6배 이상 앞서고 있다. 한국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정부부터 온갖 방안을 모색해 왔지만 획기적인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동북아 중심국가가 되기 위해 한국은 동북아지역의 물류와 IT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해야 한다고 한다. 동북아의 지역협력을 통해 "동북아경제공동체"'를 구성해 공존공영의 시대를 여는 일에 앞장설 수 있다고 한다. 동북아 4강의 균형발전을 위한 조정자로서의 역할과 물류, 에너지 등 각 산업분야의 경제협력에 있어 간사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동북아지역의 균형발전은 물론 힘의 균형과 평화유지에 있어서 핵심국가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은 중국과 일본이 우리의 희망대로 한국에 그런 지위를 줄 정도로 필요한 존재이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중국은 이미 ASEAN과 경제공동체 형성에 합의했다. 조만간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폴, 마카오를 포함하는 중화연방경제권의 탄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일본도 역시 한국보다 빨리 다른 나라와 자유무역지대 형성에 노력하고 있다. 이들 두 나라의 입장에서 한국에 구태여 동북아 경제중심지의 역할을 부여할 하등 유인이 없어 보인다. 한국은 외국인 투자에 있어서 그렇게 매력적인 곳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한국은 중국과 일본을 호령하는 "동북아 중심국"은 커녕 "동북아 오리알"이 될 공산이 크다. 김칫국부터 마시는 일이 되어서는 안된다. 많은 돈을 들여 건설하고자 하는 관련 시설이 거대한 부실더미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동북아 경제중심지 건설이란 목표는 5년 뒤 슬그머니 거둬드릴 헛된 공약이 되어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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