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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남북관계의 새로운 시대

08.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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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호

노무현 대통령은 이번 몽골 방문 중 동포간담회에서 대북관련 중대 제안을 했다. “제도적·물질적 지원은 조건 없이 하려고 한다”, “북에 많은 양보를 하려고 한다” 등 대북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에 “상당히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DJ 방북을 사실상 ‘정부특사’ 자격의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청와대 고위 당국자의 설명은 ‘원칙 있는 양보’, ‘상호성과 신뢰 구축에 기초해서’ 추진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 이와 같은 정책 기조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도 원칙이고, 국민들은 상호주의와 신뢰성을 바탕으로 하는 남북관계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할 것이다. 즉 남북관계는 더 이상 ‘통치행위’에 의해 형성될 것으로 이해되기보다는 ‘법’과 ‘원칙’에 의해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관계에 관해 이러한 정책 기조가 바로 설 수 있는 국내 환경은 구축되어지고 있다고 본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정치권에서 합의를 본 것이다. 작년 12월 국회에서 통과되어 금년 6월 30일 발효를 기다리고 있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남북관계발전법)이 그것이다.


이 법의 기본 원칙에는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투명과 신뢰의 원칙에 따라 남북관계가 추진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 법은 또한 북한에 대한 지원이 효율적이고 체계적이며 투명하게 이루어지도록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해서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계획을 수립할 때 예산이 수반되는 계획은 국회의 동의를 구하도록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에 대통령의 ‘조건 없는 지원’, ‘많은 양보를 하려고 한다’는 제안이 이러한 정부의 법적 의지에 부합할 것을 주시하고 있다.


남북관계발전법은 북한과의 회담, 회담의 대표, 대통령 특사 등에 관해서도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의하지 아니한 그 누구도 정부를 대표하여 북한과의 회담을 해서는 안되고 정부의 입장과 인식을 전달해서도 안되며 어떠한 합의서에 서명 또는 가서명해서도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전직외교’가 국제사회에서 통용되고 있고 그 효과가 지대하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가까이서는 카터 미 전 대통령이 1994년 북한을 방문하여 남북정상회담(비록 김일성의 사망으로 실현되지는 못했지만)까지 이끌어낸 경험도 있다. DJ의 방북이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남북관계의 경색된 국면을 빠져나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본다. 다만 이제 발효를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남북관계발전법의 적절한 법적 후원을 받아 추진되었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두 달 후 남북관계발전법이 발효되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공개적이고 투명한 방문이 되어야 하는 것을 피해야할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다면 말이다.


이제 남북관계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본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장관급회담만 18차례를 포함한 150여회의 각종 회담이 개최되었고, 2005년에는 10만에 가까운 인적교류 및 1조원 돌파의 경제교류의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부정적인 측면도 함께 경험하였다. 투명하지 않은 정책 추진, 퍼주기 논란 및 이념 문제로 인한 남남갈등 등의 많은 부정적인 부분을 동반한 남북관계가 ‘통치행위’의 명분 아래 추진되고 있었다. 이제 이러한 남북관계가 남북관계발전법의 발효와 함께 ‘법치행정’의 기반 아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기존에 합의된 제반 제도적·기술적 남북합의서도 이 법에 의한 남북합의서로 본다고 부칙에 구체적으로 명시할 정도로 지금까지의 남북관계를 적법화하는 과정도 거치고 있다. 법의 기반을 바탕으로 하는 남북관계가 국민들의 신뢰와 후원을 동반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아가는 것이다.


이 법의 발효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는 대북정책의 추진이 국민들의 신뢰와 후원을 동반할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좋은 의도와 목적을 갖고 있는 정책이 적법한 절차를 바탕으로 추진될 때 국민들이 함께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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