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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지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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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개인에게 주식투자는 위험하다?

08.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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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석

2005년은 주식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해였다. 때마침 저금리와 고령화 추세에 맞물려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투자에 고개를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투자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이른바 '적립식 펀드형' 주식투자 상품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일정금액을 특정기간에 걸쳐 정기적으로 적립하여 형성된 펀드형태의 자산을 전문투자기관이 운용하는 것이다. 이렇듯 새로운 형태의 투자상품 개발이 주식투자를 다시 활성화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했지만, 좀더 근본적인 변화는 투자자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주식시장이 오랜 불안정한 시기를 거치면서 투자자들도 단기시세 차익만을 노린 측면이 많았다. 또한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당한 거래나 소위 '작전'이라고 불렸던 인위적 주가조작 등은 주식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낳았으며, 투자자들이나 증권사 직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특히 1980년대 후반 증시호황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무모한 투자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자본시장 개방화는 IMF 위기를 거치면서 본격화되었고, 그 결과 외국인투자자가 우리 주식시장을 주도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극심한 부침(浮沈)에 따른 불안감과 피해의식 속에 지난 몇 년간 주식시장을 떠나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국내 투자자들은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훨씬 합리적이며 본연의 직업에 충실하면서 재산증식의 부수적인 목적으로 안정적인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고자 한다. 이들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투자하며 경제 전반의 상황과 주식시장의 변화를 주시한다. 그리고 이는 저금리시대에 마땅한 투자대상이 없어서 생겨난 일시적인 풍조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고령화 추세로 종전보다 길어진 노후생활을 위해 안정적인 자산운용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의 성숙으로 인해 투자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도 더욱 깊어졌다. 따라서 사람들은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고 있으며 주식은 바로 그러한 투자수단 가운데 하나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이 책에서 "부자가 되려면 자기 기업을 가져라"라고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창업을 해 회사를 직접 경영하기란 쉽지 않다.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선 자본뿐만 아니라 많은 시간과 정력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직접 경영을 하지 않으면서도 그 회사의 일부분을 소유하고 그에 따른 이윤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주식투자자의 성향이 이처럼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증권사의 영업방식은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다. 우선 브로커리지(주식중개업)에 따른 거래수수료 중심의 영업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 거래수수료에 의존하는 현재의 영업구조에서는 주식시장이 활황이면 증권사가 노력하지 않아도 거래규모가 커지면서 수수료로 얻는 이익도 커지지만, 주식시장이 침체되면 증권업계가 총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소위 천수답 같은 영업행태가 문제라는 지적이 그동안 끊이질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의 적극적인 영업구조 개선방안은 그간 실행되지 않고 있다.


물론 영업구조 개선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다. 오히려 주식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 시기가 증권사들이 영업구조를 조금씩 바꿔나갈 적기이다. 증시상황이 나쁠 때 영업구조 개선은 증권사로서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주식시장이 항상 어려웠던 것은 아니다. 증시활황기에는 당장 큰 수익을 올리다 보니 근본적인 영업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한 채 후일로 미루어져 왔다. 이는 마치 가뭄이 들 땐 저수지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비가 오면 저수지의 필요성을 잊거나 저수지 만들기를 미루는 일과 흡사하다.

1990년대 말부터 벤처 붐이나 기업간 구조조정이 확산되면서 기업금융 (Investment Banking) 활동과 관련된 증권사의 영업영역도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도매금융'이라고 일컫는 주식회사의 상장, M&A, 그리고 해외에서의 증권발행 등 수익률이 높은 분야로 증권사의 영업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 증권사들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매금융'은 전문성을 갖춘 투자관련 자문과 일반 개인투자자의 종합적인 자산관리에 초점을 둔 서비스 위주로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사실 위험하지 않은 투자는 없다. 투자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일정부분을 포기하는 것이며 미래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그간 주식시장이 투명하지 못했던 측면이나 지나치게 급변했던 점들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주식투자를 잘못 이해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투자자들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한 수익을 노렸던 점도 주식투자를 위험하게 했다. 게다가 수수료에만 의존하는 기존의 증권사 영업방식도 구조적인 문제점이었다. 이러한 점들을 극복할 때 비로소 개인투자자에게 주식투자는 무조건 위험한 행위가 아니라 기업활동의 성과를 공유하는 성숙된 경제활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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