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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지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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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결의안

08. 4. 30.

1

정연호

지난 10월 9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후 6일 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결의안 1718호가 전격적으로 채택되었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호는 안보리에서 채택되기 전부터 유엔헌장 7장 제41조, 제42조의 인용 여부가 최대의 화두가 되면서 채택과 함께 제41조 인용의 내용을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북한의 핵 확산방지 노력에 유엔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참여권고가 주된 결의내용인 가운데,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필자의 눈길을 끄는 중요한 내용이 이 결의안에 들어 있다. 그것은 바로 2005년 9월 19일 제4차 6자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9·19 공동성명)의 조속한 이행을 북한에 촉구하는 결의와 제재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내용이다.


먼저 9·19 공동성명의 주된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자. 첫째,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계획을 포기하고, 미국은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으며, 남한도 1992년 채택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둘째, 북한은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권리를 갖고 있고, 여타 당사국들은 이를 존중하며 적절한 시점에 북한의 경수로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셋째, 미국과 일본은 조속한 시기에 북한과 관계정상화(국교수립)를 위한 조치를 취한다. 넷째, 중국 등 5개국은 에너지 및 교역·투자 부문에서 북한과 경제협력을 추진할 것을 약속한다. 즉 북한은 핵무기, 핵계획을 포기하고 나머지 5개국들은 북한에 그 대가를 지불하는 약속을 한 것이다.


제재위원회의 구성에 대한 결의는 대북제재를 결의한 직접적인 조항 이상으로 의미가 있다. 제재위원회의 주요 임무를 간단히 살펴보자. 첫째, 유엔 회원국들이 결의안 1718호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하여 각국들로부터 보고를 받는다. 만약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도 취할 수 있다. 둘째, 결의안에서 지정하는 제재 품목 및 대상에 대한 추가 지정을 결정할 수 있다. 셋째, 제재가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침을 작성하여 회원국들에 통보할 수 있고, 그동안의 활동결과와 개선방안을 내용으로 보고서를 매 90일 단위로 안보리에 제출한다. 즉 결의안 1718호에서 다 담지 못한 제재 내용을 추가로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제제위원회의 힘은 운영하기에 따라 무소불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9·19 공동성명의 채택은 당시 한·미·일 등이 상당한 양보를 제공한 결과로 봐야한다. 미국의 북한 불가침을 문서로 보장해달라는 북한의 주장도 일정 정도 반영된 것이고,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의 원칙도 문구에 포함하지 않았으며, 국교수립의 노력, 경제적 지원 등 북한으로서는 더 이상 좋은 조건으로 6자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난 7월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최근 핵실험까지 강행하였다. 결국 더 이상 6자회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유엔 차원에서 제재를 결의한 국제사회 전체의 문제로 비화된 것이다. 결의안 1718호의 제재를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 특히 앞으로 제재위원회의 추가 권고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그나마 북한의 경제를 지탱하게 했던 한국과 중국의 경제적 지원·협력 등은 전면 중단할 수 있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


9·19 공동성명의 조속한 이행 촉구와 제재위원회의 구성이 동시에 결의안 1718호에 포함된 것은 당근과 채찍이 함께 주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으로서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결의안 1718호가 9·19 공동성명의 신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9·19 공동성명이 아직 폐기되지 않고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은 북한으로서는 매달릴 구석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9·19 공동성명은 북한에게 의무만 짊어지게 하는 합의문이 아니다. 6자회담에서 이미 충분한 논의를 거쳤고 미국, 북한을 비롯하여 6개국 모두 서명한 유일한 합의사항인 것이다.


결의안 초안이 미국에 의해 작성되었고 미국이 9·19 공동성명을 언급한 것은 북한에 기회를 한 번 더 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또한 미국도 9·19 공동성명에 합의한 대로 이행할 의지가 있다는 표시를 한 것이다. 우리 정부도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 북한이 9·19 공동성명으로 돌아오는 것이 유일한 수단이라는 인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결의안 1718호의 효과적인 이행만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북한이 취할 수 있는 행보는 9·19 공동성명에 매달리는 것뿐이다. 더 이상의 핵실험은 제재위원회의 더 큰 제재만을 불러올 뿐이다. 그나마 9·19 공동성명의 언급이 결의안의 내용에 들어 있을 때가 기회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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