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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지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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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이제는 M&A로 중국시장을 활용하자

08.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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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록

중국시장은 이제 한국의 가장 커다란 수출시장이자 해외투자시장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품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가장 많은 돈이 중국에 투자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런 중국시장에서 커다란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우선 수출이 크게 증가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원부자재는 한국으로부터 가져다 사용했다. 그만큼 한국의 대중국 수출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진출 한국기업조차 동반진출한 협력업체에게서 원부자재를 조달받거나, 중국업체에게서 이를 조달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아울러 중국기업들의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원부자재를 더 이상 한국으로부터 수입할 필요성이 낮아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크게 증가할 수 있는 여건이 상실되고 있다.


둘째는 한국의 대중국 해외투자 역시 크게 증가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외자기업들이 생산하는 많은 제품에 대해 수출환급세율을 낮추고 가공무역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저임금을 활용해 가공무역을 하던 한국기업들에게 이는 커다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많은 한국기업들이 문을 닫지 않을 수 없고, 중국진출을 계획하던 업체마저 이 계획을 접어야만 한다. 하지만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2006년 말경 1조 달러를 돌파하고,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2005년 이후 1,000억 달러가 넘는 등 무역수지의 흑자확대로 인해 지속적인 위안화 절상압력과 통상마찰을 피하기 위한 정책조치라서 우리들이 왈가왈부할 대상이 아니다.


중국의 고도성장은 그동안 한국기업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인건비 부담이 많은 기업들은 중국시장에서 질긴 기업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중국은 우리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이 되기에는 너무 척박하고 힘든 시장이 되었다. 인건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우리 기업들의 가공무역이란 업종 탓이다. 이를 중국 탓으로 돌리기에는 스스로 비참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우리 기업들은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현지 인력을 고용하여 많은 부분을 수출하였고, 일부는 중국의 내수시장에 판매하는 비교적 단순하나 정직한(?) 기업 활동을 전개하여 적절한 이윤을 누렸다. 하지만 보다 큰 자본을 보유한 미국이나 유럽 등 서방제국들은 이런 그린필드(greenfield) 투자뿐만 아니라 중국의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데에도 많은 관심을 가짐으로써 이익을 누렸다.


중국의 개방 후 최근까지 해외기업이 중국기업을 M&A한 사례는 1,900여건이 보고되었는데, 이중 중국기업을 인수한 외국기업의 소속국가가 확실히 알려지지 않은 700여건을 제외하면 미국 340건, 홍콩 240건, 일본 100건, 싱가포르 94건, 영국 78건, 독일 54건 등이다. 반면 한국기업들이 중국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2003년 이후 16건에 불과하여 세계 17위에 그치고 있다. 그 마저도 상당수는 중국기업과 세운 합작회사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 많을 뿐 순수하게 중국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몇 건에 불과하다. 중국은 여전히 국유기업의 개혁과정에서 많은 기업을 매물로 내어놓고 있다.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많은 정책조치로 인해 벤처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도 풍부하다. 그동안 크게 발전한 산업분야에서는 경쟁과정에서 어려움에 처한 많은 기업들이 출현하고 있다. 가공무역의 금지로 인해 많은 기업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바로 이런 중국의 모습은 이제 중국시장에서 인수합병(M&A)이란 새로운 사업모델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불리는 인수합병이란 사업모델은 그동안 한국에서는 “사기꾼 사업모델”로 인식되어온 측면도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우리의 많은 기업들이 외국인의 손으로 넘어가는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서야 아주 좋은 사업모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세계에서도 매우 많은 M&A전문가를 보유한 국가가 되기도 하였다.


한국에는 엄청난 시중유동자금이 부동산을 쫓아 불안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은행은 적절한 대출처를 찾지 못해 많은 자금을 쌓아두고 있다. 기업은 각종 규제와 노사관계로 인해 투자확대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그린필드 투자도 힘들어지고 있다. 이제는 해외기업의 M&A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이 어떨까? 외국의 알짜기업을 인수하여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은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주는 매력적인 사업모델임이 분명하다. 우리 기업인들의 배짱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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