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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지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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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에이지퀘이크(Agequake), 시작되었나?

08.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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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권

투자나 수출에 비해서 안정적으로 움직여야 할 소비가 예사롭지 않다. 1980년에 GDP에서 61.8%나 차지하였던 가계소비가 2000년 52.9%, 2003년 51.6%, 2005년에는 48.8%로 하락하였다. 경기변동에 따른 소비침체로 치부하기에는 그 골이 너무 깊다.


소비는 평생 동안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소득의 평균규모인 항상소득(permanent income)에 좌우된다. 따라서 소득의 증가가 기대수명의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면 항상소득(소득의 평균규모)은 감소하게 된다. 1980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65세였으나, 2005년 78세로 25년 동안 13년이나 늘어났다. 매년 기대수명이 0.5년 늘어난 셈이다. 소비비중에 변화가 없으려면 수명이 늘어난 만큼 소득 증가가 따라와야 한다.


그러면 현재의 소비침체가 기대수명이 늘어난 결과일까? 항상소득의 개념을 이용해서 1980년을 기준으로 하여 2005년의 소비비중을 추정해보자. 기준년도와 비교년도 간에 생애소득에서 생애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정하고 취업기간이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계산해 보면 2005년에는 가계소비 비중은 52%로 추정된다. 실제치는 48.8%다. 단순 계산임에도 불구하고 추정치와 실제치가 근접한다. 에이지퀘이크(agequake)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총인구 중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993년 5.7%에서 2005년 9.1%, 2018년 14.3%, 2026년 20.8%, 2050년에는 38.2%까지 빠르게 증가한다. 2026년에는 인구 5명당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이 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 그리고 기대 수명은 2030년 83.1세, 2050년 86세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고령화 속도라면 소비침체는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소비침체를 극복하고 경제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구시대의 제도와 관행을 시대에 맞게 혁신할 필요가 있다. 혁신의 속도는 고령화 속도만큼 빨라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고령인구에 대한 고용기회 확충과 정년연장이다. 정년연장을 위해서는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어야 하고, 고용기회의 확충을 위해서는 고령자에 적합한 직종개발과 작업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아울러 근로소득세와 특별소비세 등의 인하를 통해서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그리고 고령자 소유의 부동산이 쉽게 처분될 수 있도록 부동산 관련세제의 손질이 필요하다. 늦으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우리나라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

김상권 (한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skkim@hall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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