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martin-martz-RhF4D_sw6gk-unsplash.jpg

l    소통    l    KERI 지난자료

KERI 지난자료

한국경제연구원_WHITE_edited.png

전문가 칼럼

외국의 미국국채 보유문제와 관련된 미국내의 견해

08. 4. 8.

0

송정석

최근 제기된 미국국채 문제와 시각 차이


뉴욕주 상원의원인 힐러리 클린턴은 3월 1일 미국 재무장관인 헨리 폴슨과 연방준위위원회 의장인 벤 버냉키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금과 같이 일본과 중국이 막대한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다면, 미국은 상하이와 도쿄에서 내려지는 경제적 의사결정의 인질이 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클린턴 상원의원은 서한을 보낸 직후 CNBC와의 기자회견에서 “미국 국채의 대외 보유규모에 상한선을 두자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미국은 앞으로 재정적자 규모를 좀 더 줄이고 대외부채 규모가 GDP의 25%를 초과할 경우 정부로 하여금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3월 4일 ABC TV와의 회견에서 미국 경제는 아직 견조하며, 현재 외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국채규모 4조 3000억 달러 가운데 일본과 중국이 가지고 있는 규모는 1조 달러 가량이긴 하나, 이는 미국 채권 거래량의 이틀분에 불과하며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오히려 외국의 미국국채 보유확대는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에 따른 것으로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 등 외국의 미국국채 보유비중은 폴슨 재무장관의 말대로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에 따른 것일 수도 있으나 확실한 것은 이들 두 국가의 미국국채 보유비중이 2006년 12월 말 현재 전체 외국 보유비중의 45%에 육박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난 1년간 추세를 살펴보면 중국의 미국국채 보유 규모는 3,496억 달러로 전체 외국의 미국국채 보유 중 15.7%를 차지하며, 이는 지난 2005년 말 이후 10% 이상 증가한 규모다.


경상적자를 줄여야 한다면서 대외부채를 줄이는데는 관심이 부족한 미국


중국의 미국국채 보유비중 증가는 몇 가지 중요한 이슈를 제기하고 있다. 사실 중국의 미국국채 보유확대도 따지고 보면 1) 근본적으로 지나치게 평가절하된 위안화로 인해 미국의 대중적자가 증가했으며 2) 이 과정에서 중국이 대미 흑자를 재원으로 미국국채를 사들인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소위 “달러 리사이클링” (Dollar Recycling)이라는 용어에서도 암시되듯이 외국의 미국국채 보유확대에 따른 미국내 자본 유입증가는 미국의 소비를 부추겨 경상적자를 더욱 확대하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미국은 이러한 자본유입이 그리 싫지 않은 기색이다.


하버드 대학의 맨큐(Mankiew)나 펠트스타인(Feldstein) 등 전통적으로 공화당 경제정책 노선과 방향을 같이 해온 경제학자들은 그간 미국의 과도한 경상적자에 대해 우려해왔다. 힐러리 클린턴이 폴슨 재무장관과 버냉키 연방준비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 대해 맨큐 교수는 “힐러리 클린턴의 중국·일본 등의 높은 미국국채 보유비중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것(excessively alarmist)이며, 한편으로는 일종의 외국인에 대한 병적인 기피증(xenophobia)에 가깝다”라고 논평하였다. 중국의 과도한 미국국채 보유에 대한 우려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적자)는 기본적으로 그 나라의 국내저축과 국내투자의 차이, 즉 해외로의 자산 순유출(해외로부터의 자산 순유입)과 같다는 경제원론적 내용을 상기할 때, 경상적자에 대한 우려는 부각하면서 경상적자라는 동전의 또 다른 면인 자본유입에 대한 걱정은 괜한 것이라는 맨큐 교수의 논조는 놀랍지 않을 수 없다(적어도 맨큐 교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경제학 교과서의 저자인 점에서 더욱 그렇다).


우리는 여기서 최근 미국으로의 자본유입에 대한 속성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여타국에 비해 높은 미국의 생산성이라는 긍정적 요인에서 비롯된 자본유입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높은 생산성과 잠재력을 노린 주식매입을 통한 자본유입은 중국·인도 등 소위 이머징 경제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1986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중국·대만·홍콩·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의 미국 금융자산 추이를 살펴보면, 90년대 후반 동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미국국채, 회사채 등 채권을 통한 미국내 자본유입은 증가세인 반면, 미국 주식매입을 통한 자본유입은 90년대 초 소위 新경제(New Economy) 기간을 제외하고는 감소세임을 알 수 있다.


지난 2년간 중국의 위안화 절상속도를 볼 때 중국은 미국이 만족할 수준으로 위안화를 당장 절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중국 위안화 절상이 따라 주지 않는 한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 역시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설령 중국 위안화 절상이 미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이루어진다 해도, 제조업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급속히 감소하고 있는 미국 경제의 구조를 감안할 때, 미국의 경상적자는 쉽게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무역흑자로 벌어들인 달러로 계속해서 미국국채를 사들인다면, 중국의 미국국채 보유는 더욱 증가할 수 있다. 실제로 2005년 12월 이후 지난 1년 동안 중국의 미국국채 보유비중 증가세라면, 올해 연말쯤에는 중국은 3,700억 달러를 초과하는 미국국채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재정적자를 줄이고 좀 더 신중히 대외부채를 관리해야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 재정적자를 줄이고, 국채발행 등에 신중해지자는 접근은 빚을 내서 지출을 늘리고 그에 따른 무역적자 증가라는 현재의 연결 고리에 상당히 적절한 대응방안이라고 생각된다.


아마도 미국은 발달된 금융산업을 바탕으로 자국으로 유입된 자본으로부터 좀더 많은 잉여를 창출하고, 이를 이용해 제조업 물자를 수입해다 쓰는 현재의 구조를 원할지도 모른다. 다만, 이 과정에서 보호무역 색채가 강한 미국내 일부 산업 종사자들의 불만이나 무역적자가 중국 한 나라에 치중된 데 따른 우려가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에는 미국의 대외무역적자 지속을 부추기는 미국으로의 자본유입은 경계하지 않으면서, 인위적인 위안화 절상으로 소폭이나마 대중국 적자축소를 바라는 모순된 태도가 작금의 미국 경제 저변에 깔려 있지는 않나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물론 이번 클린턴 상원의원의 지적에 대한 헨리 폴슨 재무장관의 반응은 訪中을 앞둔 미합중국 재무장관으로서의 어쩔 수 없는 공식적인 의사표명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결국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이번 편지의 의미를 조만간 한번 쯤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저명한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의 교과서 한권보다 前 백악관 퍼스트레이디의 편지 한통에서 오늘날 미국 경제가 처한 문제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송정석 (중앙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상경학부 교수)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