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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지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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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논평

2008년 하반기 및 2009년 건설 및 부동산경기 전망

08.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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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국내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9월 금융위기설’이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대외 환경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이 위기설은 이제 금융에 국한된 것이 아닌 ‘실물경기 장기 침체’를 우려하는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다.


내수경기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경기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2000년 이후 부동산경기 호황의 직접적인 수혜를 누려온 건설경기는 부동산경기의 위축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각종 부동산 규제완화의 소식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불안, 전반적 내수경기의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건설·부동산경기는 모두 좀처럼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하반기, 상반기와는 대조적인 현상


하반기 건설 및 부동산경기는 상반기와 사뭇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상반기의 체감경기는 악화일로였으나 실질적인 지표는 미분양을 제외하고는 주택가격지수나 건설 수주실적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건설 및 부동산경기는 체감경기 침체는 물론 지표도 부진하다.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국내 건설 수주실적은 2008년 1∼7월 비주거용 부문이 호조세(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임에도 불구하고 주거용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하고 토목 또한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하면서 지난해 대비 총 수주실적이 2.8% 감소한 61조8,086억 원에 그쳤다. 경기동행지표인 건설투자(2000년 불변가격, 원 계열 기준이며 건설수주는 경상금액 기준임)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의 2008년 2/4분기 국민계정 잠정치에 의하면 2/4분기 건설투자는 지난 1/4분기(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에 이어 1.2% 감소하면서 올 상반기 총 건설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하였다. 토목 투자는 2007년 3/4분기부터 4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주거용 건설 투자도 2007년 2/4분기부터 총 5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오랫동안 이어지는 감소세이다.


주택경기도 예외는 아니다. 강남과 분당, 일명 버블 세븐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2006년 4/4분기 수준으로 급락하였으며, 여기에 상반기 가격상승이 이루어졌던 강북지역마저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대세 하락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하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기도 한다.


2008년 건설 수주 현황(1~7월)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 건설 및 부동산경기는 하강국면, 물가상승과 금융불안이 악재로 작용


현재의 건설 및 부동산경기는 하강국면임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핵심지역의 가격하락과 중견 건설업체의 부도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방의 경우에는 이러한 침체국면이 2~3년 전부터 이어졌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고, 수도권은 오히려 정도가 덜하다고 할 수 있다. 건설 및 부동산경기는 이미 작년 초 주택경기 후퇴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현재는 오히려 바닥이 언제이고, 가격이 어느 시점에서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인지가 중요한 이슈이다.


그런데 상반기에 국제 금융위기와 고유가로 실물경기 침체가 가시화되자 이제는 저점이 어디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게 된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되자 정부는 미분양아파트 대책, 지방 경기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추가로 부동산 관련 세금 감면 등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오는 19일에 발표되는 세제개편안에서는 재산세와 양도소득세뿐만 아니라 종합부동산세까지도 규제완화의 대상에 포함할 것으로 전해진다. 즉 세금부담 완화를 통해 지나친 보유부담을 덜어주고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미 정부가 발표한 지방 미분양아파트 해소 및 경기활성화 대책으로 지난 6월부터 민간주택의 전매제한이 폐지되고, 공공주택의 전매제한도 1년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미 주택문제가 수도권까지 번진 상황에서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추가적인 미분양아파트 대책을 고려하고, 동시에 조세부담을 감면해 주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물가가 불안한 상황에서 금리나 대출규제를 푸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라고 보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조세정책을 변경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시장이 경색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소가 금융규제였다는 점에서 그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조세부담이 덜어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시장이 활성화되는 문제는 조세부담 경감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제완화가 본격 시행되는 내년 상반기가 되더라도 시장분위기가 획기적으로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연이어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추가적으로 금융규제가 완화되더라도 금융기관들이 과거와 같이 공격적인 주택담보대출을 시행할 가능성도 높지 않아 건설 및 부동산시장의 수요자·공급자 모두 자금조달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건설 및 부동산경기 회복은 실물경기 회복에 달려 있어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2004년부터 주택담보대출 규제(LTV, 주택담보대출의 장기화 등)와 각종 부동산 투기억제대책의 시행으로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금융기관의 부실을 대비해 왔다. 또한 현재 일시적으로 공급이 늘어 미분양아파트가 늘고 있으나, 지방을 제외한 수도권의 경우 2004년부터 주택공급물량이 예년의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지금의 과잉공급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에 구매심리 위축이 겹친 상황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경우처럼 부동산 자산가격 하락으로 인한 가계발 금융위기의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PF) 위기 역시 우려의 목소리는 있으나 과거의 기업대출에 비해 다양한 금융기법들이 동원되면서 사업의 리스크가 상당히 분산되고 장기화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부동산 PF가 부실로 가시화되지 않았다. 어차피 일부 한계기업의 도태나 시장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문제는 대외 악재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가 어느 정도로 언제까지 지속되느냐 하는 것이다.


새 정부 들어서 대대적인 규제완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경기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실물경기의 영향이 현재 건설 및 부동산경기에 더 큰 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일반경기의 침체가 물가상승과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에는 급격한 가처분소득의 감소를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가처분소득의 감소는 당연히 주택의 대출 원리금 상환 압박과 지출증가에 따른 구매력 위축으로 귀결된다. 더욱이 지금처럼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금융비용 부담으로 인해 생활비 감당에도 어려움을 느끼게 되어 주택 소유자들의 주택 처분의사가 급증하게 된다. 그러므로 일반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금리상승에 따른 금융경색이 강화되는 상황은 앞으로도 부동산시장을 그만큼 어렵게 할 것이다.


더욱이 과거보다 경기변동이나 금융시장 여건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고, 시차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거시경제여건이 회복되지 않는 한 부동산시장의 침체도 지속될 것이다. 문제는 바로 이러한 경기침체의 장기화이다. 실물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비교적 시장 내부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건설 및 부동산경기의 침체는 비단 산업 내부의 문제로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건설 및 부동산경기는 단기와 중장기적 차원에서, 또 실물경기 변화의 다양한 시나리오 속에서 거시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김현아(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hakim@cerik.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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