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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지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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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논평

2009년 주택시장의 향방은?

09.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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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배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빠르게 실물경제로 파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택시장도 심각한 부진에 빠져있다. 미분양아파트가 급증하면서 현금동원 능력이 취약한 중견 건설업체의 도산이 잇따르고 있다. 새 정부의 강력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거래가 급감하고 있으며, 특히 버블세븐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었다. 최근 들어 낙폭이 컸던 버블세븐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지수가 반등하고 실종된 매수세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왜냐하면 주택시장을 둘러싼 제반 여건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수요측면에서 국내 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증가율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자산디플레이션 현상 심화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침체되고,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기업의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금년 초까지만 해도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하였던 정부도 마이너스 성장을 언급하고 있으며, 최근 금리인하에 인색했던 한국은행조차 그 심각성을 감지하면서 기준금리를 작년 10월부터 총 6차례에 걸쳐 3.25%p 대폭 내렸다. 2월 초 IMF는 올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0% 까지 전망하였으며, 경제연구소들도 앞 다투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수정하고 있다. 각종 규제완화, 경기부양을 위한 공공건설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 여건이 아직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채 위험스프레드 추이


한편 한국은행의 초저금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신용경색 심화로 가계와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신용경색 심화로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 자체가 그만큼 내려가지 않고 있는데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으로 자금이 쉽게 흐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BBB-이하의 회사채 등)에 대한 높은 위험 프리미엄이 이를 설명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용위험이 높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저소득 가계 등의 유동성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다음으로 공급측면을 보면 먼저 미분양아파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12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아파트는 약 16만 채에 이르고 있으며, 업계에서 피부로 느끼는 체감수치는 이보다 훨씬 많은 25만 채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미분양아파트도 2007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분양아파트 뿐만 아니라 잠재된 주택공급 물량도 크다. 특히 2채 이상의 주택에 대해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만기가 돌아오면 1건으로 줄여야 하는 소위 처분조건부대출 해소 부담이 크다.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3개구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 대한 투기 및 투기과열 지역으로부터의 해제 등으로 전매권 제한이 완화됨에 따른 매도 물량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강남 3개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을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기로 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감소, 세금부담, 원리금 부담 등으로 인하여 주택을 처분하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양도세 인하 또는 중과부과조건 완화 시 그 동안 대기한 대규모 매도물량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중장기적으로도 정부의 공급확대 정책에 따라 2008년 이후 수도권 6개 및 분당급 신도시 등의 지역에 신규 주택공급이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과밀지역의 용적률 완화 등으로 재건축이 활성화될 가능성도 크다. 지난해 8.21 대책에서는 중장기 안정적 주택공급 확대 기반구축을 위한 재건축규제합리화, 분양가상한제개선 등의 제도를 개선하여 도심 내 공급확대 기반을 마련하였다. 11월에는 재건축아파트의 용적률을 법정한도인 300%까지 허용하는 등 재건축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건축관련 규제도 대폭 손질해 용적률 제한을 법정한도까지 허용하고 임대주택비율은 폐지하기로 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2009년 주택가격은 상승·하락 요인이 혼재된 가운데서도 전반적으로 하향세가 우세하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어 부동산 시장 자체가 붕괴될 가능성은 낮지만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전반적인 거래 부진 속에서 주택시장이 침체상태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경기회복 부진, 대출금리 불안 등 수요요인의 침체와 미분양아파트 문제가 깊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공급매물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자재가격 상승, 재건축아파트와 토지의 가격 상승 등 건축비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신규 주택가격 자체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로 접어들어 경기회복 대책과 주택시장 활성화대책들이 서서히 효과를 발휘할 경우 거래가 어느 정도 활기를 되찾으면서 주택시장의 회복도 조심스럽게 전망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 회복세가 버블세븐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만 이루어질 경우 주택시장의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규모별로는 소형 주택이 중대형 주택보다 더욱 선호될 가능성이 크다. 시중에 풀려진 과잉유동성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지역에 따라 특정 지역의 주택에 대해서는 투기적 수요 발생 가능성도 존재한다.


2009년 주택시장의 변수 요인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성균관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dbpark@hr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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