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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치를 통해 교육정책을 평가하자


지난 6ㆍ2 지방선거가 여당인 한나라당의 패배로 끝났다. 교육감과 교육의원 선거는 정당공천 없이 치러졌다. 정당공천이 없는 대신에 이념 논쟁, 즉 보수-진보의 논란을 거쳐 당선자를 배출했다. 그리고 7월 1일 새 자치단체장ㆍ지방의회의원ㆍ교육감ㆍ교육의원이 취임했다. 단체장과 지방의원, 교육감과 교육의원의 결합이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과거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동일정당 소속 일변도여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다행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교육자치 차원에서 보면 교육감과 교육의원이 처음으로 동시에 선출되었다는 것은 상당한 의의가 있다.1) 그러나 이들은 정당공천 없이 선거를 치름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알리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교육감 선거과정에서 이념과 관련하여 끊임없는 논쟁이 연출되었다. 논쟁의 주류는 보수주의적 관점에서 진보주의 진영의 여러 교육정책에 대해 비판하거나 진보주의적 관점에서 이를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어쨌든 6ㆍ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다수의 진보교육감 등장이다. 6인의 진보교육감이 당선되었고 이들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도 많다. 특히 이념에 치우친 교육이 가장 크게 우려되는 바이다.

교육감은 임기가 보장되는 선출직 공무원이다. 우리가 좋든 싫든 4년의 임기가 보장된 선출직이다. 선거는 민심의 표출이다. 민주주의를 통해 선출된 사람은 내가 누구를 지지했는지에 관계없이 존중되어야 한다. 진보교육감의 등장을 싫어한다고 해서 이들의 지위가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 6인의 진보교육감은 이제 자신들의 교육역량을 시험대에 올리게 되었다.

이들은 임기 동안에 교육의원과의 관계 설정도 중요하지만 광역자치단체장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도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교육자치체는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아무런 제약 없이 상당한 보조금을 지원받아 왔다. 광역자치단체가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갖고 밀접히 관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례로 경기도가 교육국을 설치했고 서울시도 교육지원국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교육감과 광역자치단체장 간에는 이념과 정책에 따른 갈등도 예상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장 소속 정당의 이념과 교육감의 이념적 성향이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6개의 광역자치단체가 있고, 광역자치단체별로 단체장과 교육감이 따로 선출되었다. 이들 간에는 매우 다양한 조합이 형성되었다. 즉 보수단체장-진보교육감(서울, 경기), 보수단체장-보수교육감(부산, 대구, 대전, 울산, 경북), 진보단체장-보수교육감(인천, 경남, 충남, 충북, 제주), 진보단체장-진보교육감(광주, 전남, 전북, 강원)의 네 가지 조합이 가능하다.2) 이제 교육정책을 두고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이번에 아주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이념적 기초 하에서 이념이 다른 교육감을 무조건 비판할 필요는 없다. 이들의 실제 정책결정은 선거공약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다양한 견제기구로 인해 제대로 집행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교육현장은 실증적 결과를 적절히 도출하지 못한 채 이념 논쟁에 매몰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교육감들이 지방자치단체장과의 협력 하에 교육정책 경쟁을 통해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자. 그러면 그동안 탁상공론식 논란을 실증된 자료들로 검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교육현장에서는 이념 투쟁이 아닌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을 위한 교육정책 경쟁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4년 동안 보수-진보 교육감들은 자신의 교육정책을 두고 경쟁을 해야 할 것이다. 서로 자기 이념에 갇혀서 진정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닫힌 사고를 하지 않아야 한다. 이념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우리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인성교육과 미래교육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나온 정책결과는 모든 국민에게 평가받고 공개되어야 한다. 교육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매년 이들의 교육정책을 평가해야 한다. 물론 지금도 지방교육청을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중앙정부인 교육과학기술부의 관점이 중시되어 새로운 진보교육감에게는 불리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교육정책 평가체제를 구성해 지방교육청의 교육서비스를 평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평가결과는 국민 모두에게 완전하게 공개해야 한다.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관련 정보들(학업성적, 진학실적 등)을 모두 포함하도록 한다. 이것이 결국 학부모를 포함한 유권자들이 원하는 바인 것이다. 또한 4년 뒤의 선거에서 재선으로 평가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진정으로 교육자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권해수 (한성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hskwon@han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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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육의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교육의원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출되었다.

2) 실제 내부 사정은 더 복잡하다. 광역자치단체장의 소속 정당과 광역지방의회의 다수당이 다른 경우도 많이 있

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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