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martin-martz-RhF4D_sw6gk-unsplash.jpg

l    소통       

소통

KERI 컬럼 / Global Focus / 보도자료 / 청년의 소리 / 알기 쉬운 경제상식 & 이슈

한국경제연구원_WHITE_edited.png

국회의원님, 제발 ‘전월세 상한제’만은 도입하지 마세요!


최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전월세 상한제’ 도입이 핫이슈였습니다. ‘전세 대란’으로 특히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국회가 그렇게 나선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전월세 상한제’ 도입은 올바른 해법이 아닙니다. 김대중 정부가 도입한 ‘영세상인을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영세상인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주고 말았다는 사실을 교훈 삼아 ‘전월세 상한제’만은 제발 도입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먼저 ‘전월세 상한제’와 관련하여 국회와 정치권에서 논의된 내용을 살펴봅니다. 민주당은 전세 대란 해소를 위해 전월세 계약갱신 때 그 인상률을 연 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지난 2월 8일 당론으로 추진키로 결정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전월세 인상을 연 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제출했는데, 이는 한나라당이 시장논리에 어긋난다고 반대하는 바람에 추후 논의로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그 후 민주당을 비롯한 5개 야당이 시민단체와 함께 전월세난 대책에 관한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지난 3월 3일 발표했습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대도시 20세 이상 남녀 1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민주당 등이 도입하려는 전월세 상한제에 찬성하는 의견은 72.8%에 달했고, 세입자에게 추가계약 연장권을 주는 방안에 대한 찬성률은 88.0%나 되었습니다. 민주당은 또 계약갱신 청구권(총 4년 전월세 거주) 도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주당 등이 도입하려는 전월세 상한제 도입은 반시장적이라고 반대했습니다. 일례로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은 “최근 전세난은 매매 수요가 줄고 전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작된 것이므로 매매시장의 활성화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3월 말까지인 DTI(Debt to Income; 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완화 조치를 연장하고,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도 철폐해 부동산시장이 선순환되도록 유인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황식 총리도 지난 2월 24일 전월세 상한제 도입과 관련된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기본적으로 자유시장경제를 지원하는 헌법 체계 하에서는 재산권 침해가 없는 방법으로 풀어가야 한다”며 “국가가 너무 과도하게 개입하면 혼란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한나라당도 3월 16일 민주당이 주장하는 ‘전월세 상한제’를 지역에 따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한나라당 서민주거안정 태스크포스(TF)는 전월세 가격상승이 극심한 지역은 ‘관리지역’으로, 가격상승이 심하지 않은 지역은 ‘신고지역’으로 지정하여 전월세 상승을 억제한다는 계획입니다. 전월세 거래 ‘관리지역’은 국토해양부장관이 지정하며 임대인이 상한선 규정을 위반했을 경우 과징금 부과나 형사처벌을 하고, ‘신고지역’은 시도지사 등 자치단체장이 지정하며 임대인이 시장가격을 초과하는 증액을 요구할 경우 임차인의 신고에 따라 조정절차를 도입하는 방안이 강구된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지역별로 적정한 임대료를 나타내는 ‘공정시장임대료’를 산정한 뒤 주기적으로 발표해 전월세 가격의 기준으로 제시하는 방안도 대책에 포함시켰습니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을 곧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전월세 상한제’ 시행은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을까요? 이와 관련하여 김대중 정부가 도입한 ‘영세상인을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 결과가 답을 줍니다. 이를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세상인을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은 백상기라는 사람의 공로로 탄생했습니다. 그는 1991년 날품팔이와 포장마차 운영을 통해 번 돈으로 청주 시내에서 작은 횟집을 차렸습니다. 그런데 그는 과도한 월세 인상을 요구하는 건물주 때문에 권리금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는 인생을 걸고 건물주의 횡포에 대항하기로 결심하고, 영세상인 2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1993년 12월 국회에 상가임대차보호법 입법청원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는 생업을 포기한 채 국회와 정당, 정부 관련부처를 찾아다니며 400여 회에 걸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백상기 씨 노력의 결과 1996년 임대차보호법이 제정되어 전세보증기간이 2년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런데도 백상기 씨는 계속해서 법안 통과를 요구하며 국회의사당 앞에서 14일간 단식투쟁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의 요구는 드디어 민노당의 발의로 2001년 12월 19일 법률로 제정되어 2002년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법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시행이 연기되다가 가까스로 2003년 1월부터 시행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영세상인을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의 핵심 내용을 봅시다. 첫째, 일정금액 이하의 임대보증금에만 해당되는데, 기준금액은 서울 2억4천만 원, 수도권 1억9천만 원, 군지역과 인천을 제외한 광역시 1억5천만 원, 그 외 지역 1억4천만 원입니다. 둘째, 임대보증금을 내는 상가임차인이 세무서로부터 사업자로 확정되면 보호받을 수 있게 되는데, 보호의 핵심 내용은 5년간 임대료 인상폭이 매년 5~10%로 제한됩니다. 현행 임대료 인상률은 5년간 매년 9%입니다.


이 같은 내용을 가진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은 어떤 결과를 가져 왔을까요? 이 법의 시행이 결정되자마자 대부분의 건물주들은 법 적용에서 벗어나고자 시행 전에 임대료를 상한선 이상으로 일제히 올려버렸습니다. 2003년 1월 시행을 앞두고 2002년 11월경 명동, 강남, 신촌, 여의도 등 서울지역 주요 상권의 경우 영세상인과 관련된 임대료는 평균 50% 이상 폭등했습니다. 이 같은 폭등은 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전국적으로 확산되었고, 전국 평균 임대료 상승률은 85%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영세상인을 위한 임대차보호법은 영세상인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영세상인에게 피해를 주고 만 셈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영세상인을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문제점은 ‘적용 기준금액 규정(서울시의 경우 2억4천만 원 이하), 임대료 인상 규제(5년간 매년 10% 인상), 계약기간 규제(계약기간 5년)’로 요약됩니다. 이는 한마디로 ‘가격 규제’를 뜻합니다. 시장경제가 작동하려면 가격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해야 하는데 가격을 규제해 버렸으니 시장경제가 작동할 턱이 없지요. 그래서 법이 시행되기 전에 임대인들은 임대료 인상 규제에서 벗어나고자 임대료를 일제히 올려버린 것입니다. 이는 결국 정부가 시장원리를 무시하면 시장의 보복은 국민이 받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가소로웠던 것은 16대 국회에서 이 법을 제안했던 민노당이 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2004년 4월 22일 상가임대차보호법은 “본래 취지와는 달리 영세 세입자를 전혀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17대 국회 개원 즉시 법 적용 대상을 비영리단체를 포함한 모든 세입자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입니다. 다행히도 개정안은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민노당이 영세상인을 위한 임대차보호법이 영세상인에게 오히려 피해를 주었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달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당시 이 법의 제안을 주도했던 민노당 국회의원들은 현재 대부분이 원외에서 쉬고 있습니다. 잘못된 법 도입을 제안했던 국회의원들은 사라지고 피해를 본 영세상인들은 책임자들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전월세 상한제’ 시행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첫째, ‘전월세 상한제’ 시행 다음날부터 전세금이 폭등할 것입니다. ‘전월세 상한제’의 핵심 내용은, 민주당 안에 따르면 ‘전월세 계약기간 갱신 때 전월세 인상률을 연 5% 이내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이는 현행 법정 전월세 계약기간이 2년이므로 전월세 인상률은 ‘2년 동안 10% 이내’가 된다는 뜻입니다. 지난해 전국 평균 전세금 인상률은 7.1%였는데, 전세대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2년 계약에 10% 이내의 인상률이 적정한가는 독자의 판단에 맡깁니다. ‘임대차보호법’은 특별법으로서 강제성을 띱니다. 따라서 2년 계약을 맺은 뒤 어떤 사유로 임대인이 나가라고 해도 세입자는 나가지 않을 권리가 보장됩니다. 문제는 계약이 끝나는 2년 후부터 나타납니다. 전월세 계약은 전국적으로 일 년 내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월세 상한제’가 시행된다면 시행 다음날부터 새로운 계약에 들어가는 임대인들은 ‘2년간 전월세 10% 이내 인상’ 규제에서 벗어나고자 전월세를 엄청나게 인상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전월세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한 이 같은 전월세 인상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입니다. 새로운 ‘전월세 대란’이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둘째, 역시 민주당 안대로 총 4년에 걸쳐 임차인에게 추가계약 연장권이 보장된다면 4년 계약이 끝나고 새로운 계약에 들어가는 임대인들은 4년 동안 20% 정도밖에 인상하지 못한 점을 내세워 전세금을 엄청나게 요구하게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미국은 1970년대 초 닉슨 정부가 1차 유가 파동 직후 임금ㆍ물가규제 정책을 2년간 실시했다가 이를 해제한 직후 임금과 물가가 폭등하자 이 같은 정책을 더 이상 실시하지 않습니다. 4년 동안 전세금 인상이 규제되다가 해제되면 전세금은 폭등할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 주택정책이 실효를 거두어 전월세 공급이 수요를 웃돌아 전세금이 하락할 경우 ‘전월세 상한제’는 독소조항으로 남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전월세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전국의 모든 집주인들이 ‘전월세 상한제 법’을 내세워 2년간 10% 정도 인상을 요구한다면 세입자들은 피해를 입게 됩니다. 그 때는 앞에서 언급한 대로 영세상인을 위한 임대차보호법을 도입하여 오히려 영세상인들을 못살게 만든 책임자들을 찾아볼 수 없게 된 경우가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넷째, 민주당이 주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되어 세입자가 4년간 마음 놓고 살 수 있게 된다면 집주인이 어떤 이유로 자기 집을 반드시 팔아야 할 경우에도 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시장국가에서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사유권이 침해당하는 것을 국회원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섯째, 한나라당의 구상대로 집주인이 상한선 규정을 위반했을 경우 ‘과징금 부과나 형사처벌’로 벌을 준다면 헌법이 보장하는 사유권이 침해당하는 것을 자유시장국가의 국회원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회의원님들, ‘전월세 상한제’만은 제발 도입하지 마세요! 서민은 말할 것 없고 온 국민이 ‘전월세 대란’ 폭탄을 맞게 됩니다. ‘전월세 대란’은 앞에서 인용한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의 말처럼 시장논리로 풀어야 합니다.


주택시장은 현재 위축될 대로 위축되어 있습니다. 2007년 9월에 시행된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주택 공급이 크게 감소해 왔습니다. 분양가 상한제에서는 건설사의 이윤이 지나치게 규제되기 때문에 건설사가 아파트 건설 인센티브를 갖지 못합니다. 이런 추세라면 몇 년 뒤 주택 공급 부족으로 주택 가격이나 전세금이 폭등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소형을 제외한 민간 및 공공주택 분양가 상한제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여기에다 3월 말로 끝나는 DTI 규제완화 조치 연장은 물론 세제상의 규제도 완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전월세 상한제’는 올바른 해법이 아닙니다. 올바른 해법은 주택 매매 활성화와 공급 확대에서 찾아야 합니다.


박동운 (단국대학교 명예교수/경제학, dupark@dankook.ac.kr)


KERI 칼럼_20110317
.pdf
PDF 다운로드 • 2.11MB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