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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증요법만으론 물가 못 잡는다


지난 1월 13일 발표된 ‘물가안정종합대책’은 공공요금 및 대학등록금 동결, 농수산물 수급대책, 불공정거래 감시 등 기존 대책은 물론 전세대책과 통신비 안정에 걸쳐 다양한 방안을 담고 있다. 이는 정부가 상반기 중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물가안정'에 두고 전 방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정부는 각 부처 소관 품목에 대한 물가관리실적을 정부 업무평가의 핵심지표로 반영, 관련 부처가 물가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관리키로 했다. 최근 대통령도 한 회의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 갈 때 (휘발유 소매가가 리터당) 2,000원 했다면, 지금 80달러 수준이면 조금 더 내려가야 할 텐데 1,800~1,900원 정도한다.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정유업계가 좌불안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가스와 GS칼텍스 등 6개 정유ㆍ가스회사에 대한 대대적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특히 지난 1일부터 LPG가격을 ㎏당 160원 올린 것이 담합에 해당하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특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석유제품 가격결정구조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키로 하는 등 야단법석이다. 물가부담으로 서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대형유통업체와 식품업체들도 마지못해 식료품가격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 개별가격 결정에 개입하는 정부의 이러한 일련의 조치와 대응들이 물가안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정부는 물가안정이라는 거시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성장, 투자, 고용 및 가계부채 등 경제 전반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도 있는 금리인상 카드를 빼들기도 했다.


국제원자재 가격 등 외부 충격 흡수력이 문제


물가안정이라는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근원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최근의 물가불안을 야기하는 국제유가나 곡물가격의 상승은 외부적인 충격으로서 이러한 충격을 우리 경제가 얼마나 잘 흡수할 수 있느냐가 물가안정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한다. 해외 원자재가격의 상승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이 발생하게 될 경우 국내 물가상승 압력으로 연결되지 않게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기업 또는 해당 산업의 비용구조와 생산성 증대 정도에 달려 있다. 중간투입 가운데 에너지 투입 비중을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대부분 선진국에 비해 높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 비해서는 2배 이상 높으며 이런 에너지 투입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이는 한국이 해외 원유가격 상승이라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주요 선진국보다 시간당 임금지수 상승률이 높은데다 노동분배율 역시 높은 수준이어서 외부충격의 흡수 능력이 더 떨어지고 있다. 또 대부분의 산업에서 선진국들에 비해 낮은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유가 등 해외 원자재가격의 상승과 같은 비용증가 요인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마저 저조한 상태이다.


한국에서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은 국제유가 등 수입 원자재가격의 상승뿐만 아니라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초과하는 임금인상이다. 따라서 노동생산성 증가율 수준으로만 임금인상이 이루어질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국제유가 및 곡물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해외 원유 및 곡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자주개발률을 높여야 한다. 나아가 한국의 높은 에너지 투입 비중, 낮아지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 상승과 같은 외부 충격요인의 흡수 능력을 낮추고 있으므로 에너지절약형 산업구조 구축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관세율과 소비세 탄력적 운용 필요


원유가격 급등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원유에 부과되는 관세율과 소비세의 탄력적 운용 또한 필요하다. 무연휘발유, 경유, 난방용 천연가스에 대한 세금부담이 소비자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8년 기준으로 각각 55.7%, 47%, 19.3%로 나타났다. 이는 OECD 평균인 52%, 43.2%, 16.6%를 모두 상회하며 각 유종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세금부담비율을 보인 국가들보다는 무려 4배나 높은 수준이다. 다른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부과되는 석유류에 대한 관세와 함께 높은 소비세 부담은 물가상승 압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더불어 해외요인의 악화로 인한 물가상승 및 경기침체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비교대상국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는 광물성 생산품에 대한 관세율 인하를 고려해야 한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 광물성 생산품에 대해 다른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율을 부과해야 하는지를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OECD 다른 국가들보다 지나치게 높은 식물성 생산품에 적용되는 관세율의 개선도 필요하다. 농림어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에 비해 매우 낮아져서 현재 3%에 불과하므로 농림어업 생산자의 입장보다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현행의 고관세율 구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요 선진국의 관세율보다 2~3배 정도 더 높은 화학 또는 연관공업제품 품목군과 기계 및 전기전자제품 품목군의 관세율을 물가안정 차원에서 인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이들 품목군에 대한 관세율 인하는 단기적으로 국내산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다소 훼손할 우려도 있겠으나, 부품의 수입가격 인하효과와 중장기적으로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제조업 생산재의 공급에서 발생하는 물류비 절감에도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최종소비지까지 전달하는 과정에서 효율적인 수송경로를 확보하고, 최적의 물류거점 입지를 선정하는 것과 더불어 유통경로를 최대한 단순화하는 공급사슬의 최적화 노력이 필요하다.


이인권 (한국경제연구원 Research Associate, iklee@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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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하 물가상승의 원인은 『한국의 물가구조 및 국내외 가격차이 해소방안』(이인권 외), 한국경제연구원,

2008. 참조 바람.


KERI 칼럼_201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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