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martin-martz-RhF4D_sw6gk-unsplash.jpg

l    소통       

소통

KERI 컬럼 / Global Focus / 보도자료 / 청년의 소리 / 알기 쉬운 경제상식 & 이슈

한국경제연구원_WHITE_edited.png

대한민국은 변호사 공화국인가


우리나라 변호사법 제1조에서는 “변호사의 사명”을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는데 두고, 변호사는 그 사명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고 사회질서 유지와 법률제도 개선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2조에서 변호사의 지위를 가리켜 변호사는 공공성을 지닌 법률 전문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오늘의 한국 변호사들은 과연 그렇게 행동하고 있을까.


최근 전 국민이 목도한 사례로 국민권익위원회가 행정심판과 법률상담 분야에서 일할 변호사 몇 명을 행정 6급으로 채용키로 하고 공고를 낸 것과 관련, 사법연수원생 간부와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 등이 권익위를 항의 방문하였다고 한다. 이들은 "사법연수원 출신을 행정고시 출신 사무관 아래에 두는 것은 공개적인 모욕"이라고 반발했으며, 결국 합격자 중 일부는 이들 직역(職域)이기주의 분위기를 두려워하여 취업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경계 대학의 고시에 해당하는 공인회계사시험 합격자나 인력양성비용이 더 많이 드는 박사나 의사의 경우 직급유지를 위해 집단행동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고, 자본주의체제에서는 시장원리 아래 필요하면 7급, 9급채용에도 응하는 것이고 능력이 인정되면 승진이 빨라질 것이므로 각자의 직업선택에 맡길 사항이 아닐까.


또 다른 사례로 작년 4월 상법개정시 대통령의 거부권이 운위되다가 마침내 금년 4월15일부터 발효될 예정인 상법의 시행령(현재 법제처 심사 중)에 자산규모 5천억 원 이상인 상장법인에 의무채용의 추가부담을 안긴 준법지원인제도를 들 수 있다. 이는 다른 선진국에서 입법례가 없는 것으로써 비록 법대교수와 법학석사 이상자, 감사, 준법감시인 등의 소정 경력자를 포함시켰으나 변호사는 경력이 전혀 없어도 제1순위로 열거함으로써 로스쿨 졸업생 배출을 앞두고 ‘변호사의 일자리 창출용’이라는 문제점은 그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발주한 연구용역보고서를 근거로 한 공청회 등에서도 누차 지적된 바이나 시정되지 않고 있다.


당초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도입 취지는 국민 모두가 기억하고 있듯이 ‘다양한 능력과 경험을 갖춘 다수의 법조인을 양성하여 국민들이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는바, 시대변화를 따르지는 않고 종래의 혜택과 권위의식에 안존하려는 자세가 딱한 실정이다.


시정되어야 할 다른 비근한 예로 일간신문 전면에서 종종 보는 변호사 개업광고에 비공개 이력서도 아닌데 심지어 중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학력을 상세히 쓰고 있는바 이는 학벌타파 - 능력존중을 지향하는 현 사회추세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국민의 눈에는 달갑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광고의 근거는 변호사법 제23조에서 ‘변호사와 법무법인 등이 자기 또는 그 구성원의 학력, 경력, 주요 취급 업무, 업무 실적, 그 밖에 업무의 홍보에 필요한 사항을 신문ㆍ잡지ㆍ방송ㆍ컴퓨터통신 등의 매체를 이용하여 광고할 수 있다’는 조항에 의한다고 하나 향후 개정 시 학력문구는 삭제함이 바람직하다.


국민에게 존경받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근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일부 변호사가 당선 시 일체의 상근 겸직을 금지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고 있는 것은 그 동안 변호사 겸직의 문제점을 시인한 것으로 국민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있다. 현행 변호사법 제38조에 따르면, ‘변호사는 보수를 받는 공무원을 겸할 수 없다’고 하면서 그 단서에서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 등은 예외로 겸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 역시 단서를 삭제하여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 그리고 변호사가 각각 공공성에 입각하여 직무를 성실히 수행한다는 국민의 신뢰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사회가 법률직군을 제도적으로 과도하게 우대하고 있는 예를 감사원의 감사위원 자격제한에서도 볼 수 있다. 헌법 제97조는 “국가의 세입ㆍ세출의 결산, 국가 및 법률이 정한 단체의 회계검사와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을 하기 위하여 감사원을 둔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결산확인 및 회계검사와 직무감찰로 크게 두 개로 구별되며 감사원법 제20조에서도 재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의 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감사위원(감사원장 포함 7명)은 감사원법 제7조에서 국가고위공무원단, 판사ㆍ검사ㆍ군법무관 또는 변호사, 대학의 부교수 이상자, 주권상장법인 또는 정부투자기관의 임원 등 네 종류의 경력자로 제한되고 있는데, 법조인은 들어가 있으나 정작 결산확인 및 회계검사의 전문가인 공인회계사 경력자가 배제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끝으로, 제18대 국회의 경우 입법부라 하더라도 의원 총수 299명의 20%인 59명이 변호사 자격자로서 많고 많은 직군 중에서 특정 직군의 비중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문제이고, 특히 법제사법위원회의 횡포가 너무 심한 점도 개선해야할 과제이다. 최근 법사위가 소화제,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의 슈퍼판매를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비롯하여 민생법안의 처리를 거듭 태만히 하여 본회상정을 못하게 함으로써 국민 대다수의 열망을 가로 막아온 점 등에서도 보듯이 너무 안이하게 운영되므로, 향후 각 상임위의 심의를 거친 법안에 대하여는 바로 국회사무처의 법령체계검토만 거쳐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의 개정도 필요할 것이다. 모름지기 변호사라는 직업이 진정으로 우리사회의 인권을 옹호하고 정의를 실현한다는 법적 사명을 아로새겨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직업 전문가가로 인정받기를 기대한다.


김광윤 (아주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kimkyn@ajou.ac.kr)


KERI 칼럼_20120323
.pdf
PDF 다운로드 • 1.36MB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