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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사례를 통해 본 불공정거래 규제 개선방안


우리나라 경쟁법의 역사는 1961년 제정되었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함)’과 1975년에 제정되었던 ‘물가안정과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그리고 1980년에 제정되었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함)’을 통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는 성문법계를 택하고 있는 유럽 각국, 특히 독일에 비하여 일천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법제도적 개선이 미흡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이미 1909년에 소비자의 이익보호 차원에서 부정경쟁방지법(Gesetz gegenden unlauteren Wettbewerb von 1909; UWG)을 제정하였으며, 현재 우리나라의 부정경쟁방지법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또한 1957년에는 경쟁제한금지법(Gesetz gegen den Wettbewerbsbeschränkungen; GWB)을 제정하여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그 지위를 남용하는 것을 억제하여 소비자권익을 확보하고자 하였으며, 이는 오늘날 우리 공정거래법 형성과 운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이러한 독일의 경쟁법이 최근 급속한 변화를 단행하였는데, 특히 우리 공정거래법 제23조에서 규율하고 있는 일반불공정거래행위에 관한 규정들을 독일은 2005년과 2009년 5월에 걸쳐 대대적으로 손질한 바 있다. 이에 반해 우리 공정거래법은 일반불공정거래에 관한 규정에 대해 소폭 개정은 있었으나 여전히 30년 전의 형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적 입법 경향은 WTO체제 출범 이후 급속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신자유주의 경제이념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의 불공정거래규제제도가 세계적 변화에 신속히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며 동시에 해결방안을 심각히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 공정거래법 제23조가 열거하고 있는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규제는 주로 독일 경쟁제한금지법(GWB)에서 따온 것이다. 다만 부정경쟁방지법 (UWG) 제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일반조항이 해석상 적용될 뿐이다. 즉 제1조에서는 ‘일반조항’이라는 제목으로 “영업상의 거래에 있어서 경쟁의 목적으로 선량한 풍속에 위반하는 행위를 하는 자에게는 그 행위의 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2009년 경쟁제한금지법 개정 전까지는 독일도 제1조(카르텔 금지), 제12조(남용의 통제, 허용의 철회), 제14조(가격 또는 거래조건에 관한 합의의 금지), 제15조(출판물의 재판매가격), 제16조(독점적 구속에 관한 남용행위 감독), 제20조(차별대우금지 및 부당한 방해금지) 등에서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와 흡사하게 불공정거래규정을 열거하여 규율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9년 5월 25일 유럽연합경쟁법(2003년 제정)에 의거 경쟁제한방지법을 전면 개정한 바 있다. 즉 구법 제12조, 제14조, 제15조, 제16조의 규정을 폐지하고, 현재는 제20조만 구체적인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폐지규정에 대한 보완책으로 제1조에서 경쟁제한금지에 관한 포괄규정을 두고, 제2조와 3조에서는 이러한 금지에 대한 예외규정을 두었다. 이는 과거 네거티브시스템을 포지티브시스템으로 전환한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우리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법위반에 대한 제재조치와 관련하여 독일은 큰 개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법제정 당시부터 행정조치보다는 법원에 이를 맡기고 있으며(GWB 제54조 이하), 과징금도 현재 최대 100만 유로(한화 약 12억 원)까지만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나라와는 많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GWB 제81조 제4항).


한편,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은 아직도 제23조 제1항에서 구체적으로 일반불공정거래행위 유형으로 거래거절(1호), 차별적 취급(1호), 경쟁사업자 배제(2호), 부당한 고객유인(3호), 거래강제(3호), 거래상지위의 남용(4호), 구속조건부 거래(5호), 사업활동 방해(5호), 부당한 자금ㆍ자산ㆍ인력의 지원(7호), 기타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8호) 등을 열거하여 네거티브시스템을 택하고 있다.


이러한 금지된 열거행위를 하는 경우 공정위는 불공정거래행위의 중지, 계약조항의 삭제, 시정명령 등과 같은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으며(제24조), 일반불공정거래행위를 한 경우 매출액의 2~5%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4조의2).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이 규정하고 있는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규제는 독일에 비하여 사전규제의 정도가 심하고 동시에 이에 대한 제재도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독일의 일반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법적 규제는 2009년을 기점으로 크게 변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과거 네거티브시스템과 유사했던 일반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금지규정을 포지티브시스템으로 크게 전환한 개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입법론적으로 볼 때 사회구조가 전반적으로 복잡해지는 현대에서 네거티브시스템이 갖는 사전규제들의 문제점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법은 물론이고 경제활동에 경직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규제를 현행 네거티브시스템으로부터 탈피하여 점차적으로 사후규제적 방법론을 택하는 포지티브시스템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특히 법위반 시 공정위가 취하는 시정조치는 물론이고, 과징금부과가 독일에 비하여 과도하다는 점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한다는 측면에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


전삼현 (숭실대학교 법대 교수/기업소송연구회장, shchun@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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