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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를 가격경쟁으로 결정하자


최근 10조 원이 투입될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 선정을 둘러싸고,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이 경합하고 있다. 정치적 고려 없이 후보지 선정만을 놓고 보면, 가격경쟁에 의해 결정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낭비적 경쟁을 방지하는 가격경쟁 메커니즘


시장경제체제는 가격경쟁에 의해 생산지를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만약 두 지역에서 어떤 상품을 생산하는 비용이 아무리 커도 누군가 대신 부담해 준다면, 두 지역 모두 그 상품을 생산하려 할 것이다. 생산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므로 생산해서 개당 1원씩만 받아도 이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낭비적 경쟁을 방지하는 메커니즘이 해당지역 생산자들에게 생산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가격경쟁이다. 그러면 두 개 지역이 경합할 때 동일한 품질의 상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지역에서 생산하게 된다. 이때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겠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보다 높은 희생(비용)을 부담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면 경쟁에서 탈락한 지역도 결과에 승복하게 된다. 자기들보다 큰 희생을 치르면서 공급하겠다는 것을 원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공항을 어느 지역에 건설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는 이러한 가격경쟁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두 지역이 경합할 때 공급지역을 선정하기가 어렵다. 특히 중앙정부가 대부분의 비용을 투입해서 공항을 건설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정부가 특정 지역을 선정하면 그 지역주민들은 큰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혜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해당지역 주민들과 지방정부 그리고 해당지역 출신 정치인들은 공항건설이 해당지역에 제공하는 경제적 혜택의 크기와 관계없이 무조건 자기 지역에 건설되어야 한다고 유치전쟁에 뛰어들 유인이 강하다. 공항건설로 지역이 얻는 혜택이나 비용의 크기에 관한 전문가의 예상을 면밀히 검토할 유인도 없다. 아무리 혜택이 작다 해도 지역이 부담하는 비용이 적은만큼 이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합에서 탈락한 지역은 거의 공짜로 혜택을 얻을 기회를 상실했으니 입지를 결정한 중앙정부와 유치작전에 실패한 지방정부나 지역출신 정치인들을 원망하기 쉽다.


이같이 공항 건설비용을 대부분 중앙정부가 부담하는 방식 때문에 한국에는 “하루 이용 승객보다 공항 직원 수가 더 많은 공항이 있다”는 해외 뉴스 토픽 감이 된 울진공항을 비롯해서 양양공항, 청주공항, 무안공항과 같은 적자투성이 공항이 건설되었다.


유치 희망 지역에 건설비용 일부 부담케 하는 방안 고려할 필요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가덕도와 밀양은 각기 장단점을 갖고 있어, 국가적 차원에서 경제적으로는 비슷한 조건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공항 후보지를 선정하는 데 가격경쟁 메커니즘을 원용해 볼 수 있다. 해당지역으로 하여금 공항 유치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다. 경제적 혜택이 큰 지역은 보다 높은 비용, 즉 대가를 지급하면서라도 유치할 유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은 지역주민들로 하여금 공항 건설을 무조건 유치하려는 유인을 제거하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꼼꼼히 따져보고, 환경 파괴나 소음 문제 등 공항 유치에 따른 비용과 얼마만큼의 대가를 지급하면서 유치할 것인가를 숙고하게 만들 것이다.


정부가 벌이는 국가적 사업에 가격경쟁, 즉 인센티브 원리를 적용하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 몇 년 전 방사능폐기장 건설 입지를 선정할 때도 정부가 보조금 제공이라는 경제적 유인을 제공해서 최종 입지를 선정한 바 있다. 방폐장 건설에 따라 지역주민들이 입을 비용에 대해 정부가 보조금을 제공한 것이다. 가격경쟁에 의한 신공항 후보지 선정은 공항 건설로 혜택을 입을 주민들에게 마이너스 보조금, 즉 비용을 부담시키자는 것뿐이다.


비용(대가)을 치르게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공항건설 예산 가운데 지방정부가 부담할 금액을 제시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경합에 탈락한 지역주민, 지방정부나 지역출신 정치인들도 할 말이 없고, 누구를 원망할 일도 없을 것이다.


손정식 (한양대학교 명예교수/경제학, jsonny@hanyang.ac.kr)


KERI 칼럼_201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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