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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부담 완화방안의 일환으로 기여입학제 공론화 필요


최근 ‘반값 등록금’ 실현 문제가 정치쟁점화하면서 2011년 6월 임시국회의 교육ㆍ사회ㆍ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민주당 김춘진 의원의 “기부금 입학에 찬성하느냐”는 물음에 김황식 국무총리는 사견임을 전제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기부금이 가난하고 능력 있는 학생들을 위해 100% 쓰인다면 기여입학제 허용방안을 검토해 볼 여지가 있다”고 화두를 던진 바 있다.


국민정서상 거부감 때문에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어


기부금 입학은 광범위한 의미의 기여입학제1) 중 하나로 대학에 기여한 공로를 감안하여 정원 외에 별도의 신입생 선발을 허용하는 제도이다. 우리나라에서 3불 정책의 하나로 금기시해 온 기여입학제는 이로운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정서상 거부감 때문에 그동안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했다.


사실 미국 등 해외 대학에서 널리 시행되고 있고, 과거 국내 사립대의 재정난 해소방안의 하나로 제기된 바 있는 기여입학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찬반양론이 팽팽한 미묘한 사안이다. 그러나 기여입학제는 실보다 득이 많고, 일반국민이 우려하는 기여입학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장치 마련 또한 가능해 보인다.


기여입학제 허용에 따라 기대되는 긍정적인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여입학제는 교육의 평등 실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능력은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할 수 없는 처지에 있는 대학생들에게 기부금을 통해 마련된 재원을 그들의 장학금 지급이나 등록금 감면에 사용한다면 취약계층 자녀의 교육기회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예컨대 사립대에서 대학 구성원들이 납득할만한 수준 이상의 기부를 행한 사람의 자손 가운데 일정기간 경과 후 어느 정도 학업능력을 갖춘 학생에게만 신입생 입학을 허용한다면 대학은 큰 부작용이나 저항 없이 기부금을 활용하여 수많은 취약계층 학생의 등록금 부담을 완화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기부금 입학의 허용 문제는 사립대의 학생선발권과 관련된 것으로 우수인재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개인이나 기업 등 외부로부터 기부 실적이 많은 대학들은 우수대학으로 평가되어 실제 우수인재들이 몰리고 있다. 사립대 교육은 본질적으로 사교육 서비스이므로 사립대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해서라도 국립대와는 달리 기여입학제와 같은 등록금 이외에 재원 조달수단을 어느 정도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특히 재정적으로 취약한 국내 사립대들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 노력과 함께 기여입학제를 통해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학생들에게 보다 더 나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이제 국내 대학들도 교육개방과 외국 대학들과의 글로벌 경쟁에 대비하여 인재 확보와 재정건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도 기여입학제를 통해 국내 학생들의 해외 유학수요를 줄일 수 있게 된다면 해외유학경비 축소는 물론 국내 대학의 교육여건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물론 대다수 국민들은 기여입학제 허용에 따르는 부작용과 폐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다. 그러나 해외 대학들의 제도 운용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기여입학제의 시행방안을 마련한다면 제도 시행에 따른 문제점들은 상당부문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기여입학제와 관련하여 제기된 주요 문제점이나 우려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여입학제는 교육의 기회균등을 보장하는 헌법 제31조 제1항에 저촉되며, 둘째, 민주사회의 기본 토대인 실적주의와 성과주의를 말살시키고 배금주의 가치관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비교육적이라는 것이다. 셋째, 사회계층의 세습화를 가져와 이는 계층 간의 위화감을 심화시키며, 넷째, 대학 간 불균형적인 발전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구체적인 시행 과정에서 기부금의 용도 외 사용 등 운영상의 문제점과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사립대의 재정난 해소책의 일환으로 추진해 온 등록금 인상이 취약계층의 학자금 부담을 심화시키고 있는 현실에서 기여입학제 허용은 취약계층의 교육비 부담을 낮추어 오히려 교육기회 균등을 보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대학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병행하여 기부금을 전액 장학금이나 등록금 감면 등에 활용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제도 시행상 우려되는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기부금 입학생의 자격을 어느 정도 학업 능력을 갖춘 학생으로 제한하고, 기부금 규모도 학교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납득할 만한 수준 이상으로 정한다면 기여입학제를 반대하는 측의 우려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대학 간판을 중시하는 우리 현실에서 기여입학제 시행은 상당기간 몇몇 사립대와 개별 학과 전공에서 경쟁력이 있는 일부 중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든 대학의 학과 간 경쟁이 촉진되어 전공별 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중심으로 기여입학제가 활성화되고, 대학의 특성화 또한 촉진될 것으로 생각된다.


긍정 효과 많고 부작용 최소화 보완장치 마련도 가능할 듯


그러나 기여입학제의 도입을 제약하는 국민정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대학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 노력과 함께 미국 대학의 경우처럼 학생의 입학보다는 졸업을 어렵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실력과 능력만으로 쉽게 취업도 하고 사회적으로 성공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국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전문계 고교생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15년 만에 부활시킨 IBK은행의 조치는 매우 높이 평가할만한 일이다.


이상과 같이 기여입학제는 실보다 득이 많고 제도 도입방식에 따라서는 교육기회 균등 보장에 기여하고 취약계층의 등록금 부담 경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차제에 등록금 부담 경감방안 논의의 핵심인 재원 조달방법과 부담주체 문제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여입학제 허용방안도 전향적으로 공론화되기를 바란다.


이병욱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lbw@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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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형근(1992)은 기여입학제를 “개인 또는 기업이 특정 사립대에 토지ㆍ건물ㆍ금전ㆍ기타 물질을 무상 기부하

거나 그 대학 설립이나 발전에 비물질적으로 기여하는 등 현저한 공로가 있는 경우 관련 자손이 당해 대학에

입학을 지원할 때 그 대학이 정하는 적절한 기준에 의해 입학이 가능할 수 있도록 신입생 일반사정 방법에 있

어 특례를 인정하는 제도”(p.105)로 규정하는 반면, 김신복 교수는 기여입학제(기여우대제)는 기부금 입학이

갖는 부정적 인상을 완화시키면서 특혜 입학 결정의 대상에 신축성을 두고자 하는 의도를 반영하는 개념으로

보고 있다(김신복, 1992; 윤정일 외,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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