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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복지도 공짜점심이 될 순 없다



경제학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 중 하나가 공짜점심은 없다는 것이다. 경제학의 문외한에게도 꽤나 익숙한 이 구절은 어떠한 선택에도 그에 상응하는 비용이 수반된다는 기회비용의 기본적 개념을 알려주며 경제학이 상호간 상충되는 목표를 선택하는 결정과정을 분석하고 공부하는 사회과학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또한 물리학의 만유인력의 법칙에 모든 물체가 지배받듯이 적어도 필자가 알고 있기로는 공짜점심이 없다는 경제학의 가르침을 벗어나는 인간의 선택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 공짜점심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출현하고 있다. 각종 무상복지 관련 공약들을 남발하고 있는 정치권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근래 선거철마다 여·야 할 것 없이 공약집의 고정게스트로 출현하고 있는 무상복지 공약들은 반값등록금이라는 허황된 약속으로 몇몇 정치인이 당선된 후 이제는 무상교육,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주거 등 그 영역과 규모에 상관없이 툭하면 불거져 나오는 정치적 수단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무상이라는 각종 복지공약들이 진짜로 공짜점심일까? 무상복지를 약속하는 정치권에게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오천 명의 끼니를 해결했었던 예수님의 전지전능함이 선거철마다 생길 수 있을까?


물론 그럴 수도 없을 뿐더러 그렇지도 않다. 무상교육을 예로 들어보자. 무상교육을 간단히 설명하면 교육이라는 공공서비스의 수혜를 받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그 비용을 직접적으로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칭한다. 하지만 수혜자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서비스가 사회적으로도 공짜인가는 또 다른 문제이다. 모든 공공서비스의 재원은 학부모를 포함한 국민의 피와 땀으로 마련된 세금이다. 학생들과 부모들 또한 국민의 일원이라고 생각한다면 무상교육이란 미명으로 공급되는 공공서비스는 이미 세금으로 지불한 대가에 무상이라는 정치적 수사를 덮어씌운 공치사에 불과하다. 무상복지를 약속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예수님의 전지전능함이 없으며 단지 남의 돈으로 무상복지라는 잔치를 벌일 뿐이다.


하지만 무상교육을 그저 하나의 공치사로 치부하기엔 그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너무나 많다. 무상교육의 본질적 문제점은 교육의 질과 수준, 그리고 양에 대한 결정권이 수요자 혹은 수혜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아닌 제3자에게 귀속되어 있으며 학부모로부터 조달된 세금만으로 교육정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치인은 학부모에게 금전적 부담이 거의 없다는 감언이설로 자신의 득표활동에 활용하는 교육의 정치화를 시도하며 공공성 및 공익성으로 포장된 교육정책은 수요자의 필요와 지불의사에 상관없이 정부재정을 낭비하는 도구로 전락한다. 이러할 경우 발생되는 부작용은 아주 명료하고 간단하다. 불필요한 교육이 고가에 과잉 공급되며 무상교육으로 인한 사회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무상교육을 포함한 무상복지로 인한 사회비용의 기하급수적 급증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으며 그리 예외적인 현상도 아니다. 재화에 대한 수요자와 비용부담자가 서로 상이할 때, 혹은 공급자나 제3자에 의해 재화의 가격과 수량이 일방적으로 결정될 때 흔히 발생하는 현상이다. 의사에게 전적으로 진료를 맡겼더니 과잉진료로 인해 비싼 의료비가 청구되었다는, 자동차 수리를 맡겼더니 오히려 차 값보다 수리비가 요구되었다는, 그리고 교수가 선택한 대학교과서 가격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등 우리가 흔히 접해오고 있던 문제와 똑같은 이유로 무상복지의 사회비용은 과다 청구될 수밖에 없다. 무늬만 공짜인 무상복지는 과도하고 낭비적인 사회비용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이미 도입된 수많은 복지정책들을 감당하기에도 재원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국민연금의 고갈시점은 시계바늘이 멈추지 않는 한 우리에게 점점 다가오고 있으며 의료보험으로 인한 재정압박 또한 급증할 것이 분명하다. 각종 무상복지공약을 비용 없는 혜택으로 생각하고 무차별적으로 도입한다며 이미 부족한 재원을 비효율적으로 갉아먹는 진원지로 탈바꿈할 것이다. 이미 도입해버린 후 고치려고 하면 너무 늦으며 무상복지의 비효율성은 증세로도 해결할 수가 없다. 국민의 땀으로 모아진 세금을 그렇게 낭비할 수는 없다. 공짜점심은 없다는 경제학의 기본원칙에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윤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yoon@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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