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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1조 클럽 가입의 기적, 그 이면의 해석과 과제


우리 무역액이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프랑스, 이태리, 영국, 네덜란드와 같은 전통적인 산업강국과 신생 경제대국 중국에 이어 세계 7위의 기적을 달성한 것이다. 1964년 수출 1억불 달성을 기념하여 “무역의 날”을 제정할 때와 비교하면 50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정말 커다란 기적을 달성했다.


현재 한국기업들이 자동차, 철강, 가전, 컴퓨터 등 많은 산업에서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삼성, 현대와 같은 일부 대기업들의 해외고용은 국내고용을 능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우린 이미 2-3년 전에 무역 1조 달러란 성과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1조 달러의 무역대국이 된 것은 사실 무역량의 증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경제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 경제는 성장 잠재력의 후퇴, 양극화의 진전, 서민생활 어려움, 청년실업의 증가와 같은 문제로 사회가 분열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1조 달러의 무역대국으로의 성장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취약성을 해결하는데 중지를 모아야 한다.


무역 1조 달러의 영광에 가려져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 희화적으로 표현하면 수입은 혼수상태(COMA)에, 그리고 수출은 범죄(CRIME)상태에 처해 있다. 무역이 수출과 수입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무역 1조달러 클럽의 가입은 “혼수상태의 범죄(COMA CRIME)” 위험성을 내포한 지극히 불안한 기적일 뿐이다.


불안한 영광, 수입은 혼수상태(COMA)에


우리는 경제의 원부자재를 해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품목의 수입 없이는 산업 활동을 할 수 없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수입은 “혼수상태(COMA)”의 문제를 발생시켰다.


첫째는 해외로부터 엄청난 양의 원유(Crude Oil: CO)를 수입해서 수출을 위한 제조업을 가동해야만 한다. 2010년 기준으로 우리의 전체 수입액 가운데 14.7%가 원유수입이다. 원유가격이라도 오르게 되면 전체 수입의 20%를 차지하기도 한다. 주기적으로 원유가격이 급등하여 물가상승을 가져와 성장을 저해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였다. 수차례에 걸친 오일 쇼크는 일정지역에서 많은 양의 원유를 수입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원자재를 비롯한 다양한 소재(Materials: M)를 수입하여 제조업의 원부자재로 사용하기 위해 수입을 해야만 했다. 제조업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원자재, 소재, 각종 희토류 등을 해외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철광석, 유연탄, 구리, 알루미늄과 같은 원자재뿐만 아니라 부품, 소재 등을 해외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이다. 최근 IT산업이 발전했지만 필요한 희토류 역시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수출을 많이 할수록 수입 역시 많이 해야 하는 구조이다.


셋째는 밀, 콩, 옥수수, 커피원두, 원당, 코코아와 같은 농산물(Agricultural[ products: A)을 수입하여 식용, 산업용, 가축사료용으로 사용해야만 했다. 우리의 곡물의 자급률은 2010년을 보면 26.7%에 불과하다. 2005년 기준으로 OECD국가의 평균 곡물 자급률은 110% 수준이다 우리의 주식인 쌀은 104.6%로 남아돌지만, 보리쌀은 26.6%, 밀은 0.8%, 옥수수 0.8%, 콩 8.7%로 곡물의 자급률이 매우 낮다. 농산물을 이렇게 해외에 의존하다 보니 주기적으로 밀가루, 라면, 빵, 돼지고기 가격상승을 가져와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란 신조어를 만들며 우리 경제와 서민생활을 괴롭히기도 했다.


수출은 심각한 범죄(CRIME) 위험에


1조 달러 무역대국으로 성장한데에는 우리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든 핸드폰,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철강, 가전제품들이 세계 시장에서 일등상품으로 대접받고 있는 모습들은 무역대국으로서의 가슴 벅찬 모습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수출대국이란 영광의 이면에는 “편중”이라는 “범죄(CRIME)”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첫째 우리 수출은 일부 품목(Commodities: C)의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시대적으로 다양한 품목들이 주력 수출품으로 나타났다. 하나 일부 품목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다 보니 해외의 경기변화에 국내경기가 매우 불안해지게 되었다. 2010년에도 조선, 반도체, 승용차, 평판디스플레이, 합성수지, 무선전화기 등 상위 10대 품목의 수출비중은 전체 수출의 50%를 넘는다. 해외 경기가 나빠지면 자동차나 평판디스플레이 수출이 급감하고,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기라도 하면 수출액이 감소하고 국내경기가 위축된 바 있다.


둘째 우리의 수출은 일부지역(Regions: R)의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2010년 기준 중국에 25.1%, 미국에 10.7%, 일본에 6.0%등 5개 나라에 50%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홍콩에 대한 수출은 전체 수출의 30%가 넘는다. 중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독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런 구조 하에서도 수출은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되었었다. 1977-2010년간 중국에 대해서는 2,100억 달러, 홍콩에 대해서는 2,440억 달러, 미국에 대해서는 1,270억 달러의 누적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부품, 소재, 자본재 수입 때문에 3,96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그래도 남는 장사를 한 덕분에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셋째 우리의 수출은 일부 산업(Industries: I)에 집중되어 있다. 우리의 제조업에서 정유,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조선,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액정표시장치 등 일부 산업의 비중이 크다. 모두 중후 장대형 장치산업으로써 수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에너지 소비가 많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 원재료비에서 에너지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한국은 14%로 일본의 5.1%보다 3배정도 높다. 녹색성장의 장애요인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국제적으로 탄소거래제도가 도입될 경우 경쟁력 하락요인이 될 터이다.


넷째 우리의 수출은 제조업(Manufacturing: M) 일변도이다. 제조업은 전체 산업에서 부가가치 기준으로 2010년 27.5% 수준에 불과한데 수출은 대부분 여기서 일어나고 있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서 서비스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1년부터 10년간 우리나라의 누적 서비스 무역수지 적자는 약 800억 달러에 이른다. 상품무역을 통해 벌어들인 흑자분의 42.9%를 서비스 부문이 까먹었다.


다섯째 우리의 수출은 일부 기업들(Enterprise: E)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사업체수에서 99.9%, 종사자수에서 87.7%를 차지하나 수출에서는 금년도 약 43%수준에 불과하다. 2000년의 36.9%에 비해서는 향상되었으나 여전히 보잘 것 없는 수준이다. 반면 상위 대기업의 수출은 대단한 약진을 보이고 있다. 대표기업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약 80%,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는 60%, 현대중공업은 90%, 엘지디스플레이는 95%, 삼성중공업은 92%, 대우조선해양은 98%, 하이닉스는 97%를 수출하고 있다.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대기업 가운데에서도 거대기업들이 수출증대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원유 등 원자재 자주율 높이고, 무역 다변화, 새로운 산업의 성장과 수출산업화, 중소기업의 발전, 서비스업의 발전, 새로운 대기업의 출현과 같은 과제를 남겨


무역 1조 달러 클럽에의 가입은 분명 우리 경제의 커다란 성과의 하나이지만 지적한 이런 문제 즉, “혼수상태의 범죄(COMA CRIME)” 위험성을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분명 성장이 정체 또는 쇠락할 것이고, 여러 측면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잘못을 범하게 된다.


첫째 익히 알다시피 우리 경제 성공의 이면에는 우리 조상의 치욕의 역사를 팔아서 대일청구권 자금, 월남전에서 5000여명 꽃다운 젊은이들의 피의 대가, 열사의 중동사막에서 땀의 대가가 그 원동력이 되었다. 특히 월남전에서 피의 대가로 벌어들인 약 10억 달러의 자금은 제3차 경제개발계획에 투입되어 중화학 산업 발전과 수출대국의 밑거름이 되었다. 여기에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수많은 산업영웅들과 베이비붐 세대의 땀과 노력의 결실이 오늘날 우리 경제를 세계 10위권의 반석 위에 올려놓았고, 1조 달러 규모의 무역대국으로 성장시켰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혼수상태에서의 범죄(COMA CRIME)”란 문제를 야기하였다. 만약 이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는 분명 우리 부모세대, 지난 산업역군들의 업적에 죄를 짓는 것이 분명하다.


둘째 특정 품목, 특정 산업 위주로 수출하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는 양극화의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서민생활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궁극적으로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죄를 범하게 된다. 현재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일부 대기업 위주로 성장하고 수출할 경우 중소기업의 발전이 저해된다. 많은 중소기업이 창업됨과 동시에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더 나아가 새로운 대기업으로 성장하여 새로운 유망 수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넷째 제조업 위주로 수출하다보니 성장잠재력이 높은 서비스업의 성장이 제약을 받게 되고 일자리 창출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제조업과 연계된 서비스 부분이나 지식 서비스 부문의 성장과 수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된다. 제조업만으로는 이제 성장의 한계에 이르고 있다. 서비스 부문의 성장은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를 키우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런 점들을 모두 종합하면, 무역 1조 달러의 달성이라는 기적의 이면에 잠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크게 하락할 것이고 성장이 정체될 것이다. 또 다른 목표 즉, 수출 2조 달러의 목표 달성은 요원해지거나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1조 달러 무역대국으로의 성장한 지금 그 영광과 위험을 동시에 생각해 봐야겠다.


박승록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psr@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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