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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경제학과 규제개혁


최근에 법경제학이라는 학문분야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법경제학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학과 법학이 어우러진 분야로 법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을 다루는 학문분야라고 한다. 왜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을까? 한 법대교수는 경제학자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렇듯 설사 경제학자들의 ‘음모’라 할지라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면 잠시 나타났다 사라졌을 것이다. 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까? 아마도 일상생활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법과 경제가 한꺼번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법경제학에 잠깐이라도 눈길을 주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법과 경제를 잘 알게 된다면 세상에 두려울 게 없을 것 같지 않은가? 다른 것은 모르겠으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경제학과 법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 둘이 결합되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내릴 수 있지만 필자는 경제학을 ‘사람들이 유인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경제학의 기본원리들은 유인에 반응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연구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장경제가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달성한다는 경제학의 기본원리는 시장경제가 인간의 유인 구조에 더 적합한 작동방식이라는 이해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경제학이 자연적으로 주어진 인간의 본성을 연구한다면 법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작위적인 질서를 토대로 하고 있다. 법이라는 인위적인 질서를 만들어나감에 있어 사람들이 유인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이는 규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주어진 규제에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그 규제가 지향하는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의도하지 않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결과를 줄이려는 것이 ‘규제개혁’이라 할 수 있다. “규제개혁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대부분의 경우 불필요하게 기업이나 개인의 행동을 제약하고 과도한 행정비용을 유발하는 규제들을 없애는 것을 규제개혁이라고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규제의 수를 줄이는 것이 마치 규제개혁인 것처럼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규제개혁은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아무런 규제도 없이 한 사회가 올바르게 작동될 수는 없다. 중앙선으로 좌우를 나누어 일정한 방향으로만 차를 운행하도록 규제하지 않는다면 교통흐름은 엉망이 될 것이고,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막대할 것이다. 세상에는 불필요한 규제만큼이나 필요한 규제 역시 많다. 그렇기 때문에 ‘규제개혁이란 규제철폐, 규제완화뿐만 아니라 규제방법의 합리화를 포함한 규제의 질적 개선을 의미’한다.

규제의 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해당 규제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당 규제가 가장 효율적 수단인가에 대한 검토가 수반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 규제가 이해관계자의 유인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과 이해도는 아주 중요하다. 달리 표현하면 경제학적 분석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이나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규제들이 이해관계자의 유인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교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때로는 해당 규제를 완화하고 때로는 규제를 강화할 때 규제의 질적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규제개혁을 통한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한현옥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hhan@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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