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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이 경기부양 효과를 가져 오는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더불어 여러 나라에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채택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보호무역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G-20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보호무역 조치 금지를 규정한 ′스탠드스틸′(Stand-still) 선언을 하는 등 보호무역으로의 회귀를 막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 시기에는 자국 산업보호 및 고용안정의 명목으로 교역장벽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WTO의 설립 등 무역자유화의 진전에 따라 관세 인상 등 전통적인 방식을 통한 자국 산업보호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최근의 보호무역주의는 직접적인 교역제한 방식이 아닌 반덤핑관세와 같은 비관세장벽 등을 통해 교묘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보호무역주의의 양상은 더욱 더 교묘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금융위기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어려움에 처한 자동차산업 등 국내 산업에 대해 직ㆍ간접적인 보조를 통해 산업보호를 추구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작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선진국의 보호무역 조치는 모두 보조금과 각종 지원책 형식이다. 이와 같은 보호무역 정책들은 모두 경기부양책이라는 명목을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보호무역정책이 과연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경기부양 효과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번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경기침체는 1929년에 시작된 대공황이 유일하다. 당시의 대표적인 보호무역정책으로는 1930년에 제정된 미국의 ‘스무트-홀리법(Smoot-Hawley Act)’을 들 수 있다. 스무트-홀리법은 광범위한 관세인상으로 세계적인 보호무역 확산과 국제교역의 급속한 감소를 초래해 결국 대공황을 더 심각한 상황으로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스무트-홀리법의 제정 목적은 1920년대 농업 부문의 불황 타개와 더불어 20세기 초반 미국이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던 노동집약적 산업을 관세 인상을 통해 보호하려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은 자연스럽게 국내 산업의 보호가 경제에 확장적인(expansionary) 영향을 미친다는, 즉 경기부양의 효과가 있다는 논리에 근거한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스무트-홀리법에 따른 관세 인상의 효과에 대해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미국경제에 확장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Dornbusch and Fischer(1984)와 Eichengreen(1986)을 들 수 있다.1)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스무트-홀리법에 의한 관세 인상이 물가의 하락을 제한하여 실질임금의 상승을 억제함으로써 공급 확대를 가져왔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물론 Eichengreen은 이와 같은 논의에서 스무트-홀리법에 대한 외국의 보복적인 정책이 없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였고, 또한 비슷한 시기에 나타난 영국ㆍ캐나다 등 미국의 주요 교역상대국의 관세 인상은 스무트-홀리법에 대한 보복이라고 볼 수 있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관세 인상의 거시경제에 대한 영향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확장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대공황기에 나타난 교역 급감의2) 원인이 보호무역정책이 아니라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 감소에, 즉 대공황 자체에 있다는 논의에 근거한다.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실증적인 반론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3) 실증적인 연구결과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관세 인상과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 감소 모두 교역 감소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주목할 점은 관세인상의 확산이 교역재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켜, 특히 공급이 비탄력적인 농산물 등의 가격 폭락으로 이어져 디플레이션을 심화시켰다는 점이다. 또한 스무트-홀리법에 의해 촉발된 경쟁적 관세 인상은 미국의 경우 교역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원자재 및 투입재의 수입 감소를 유발하여 자본축적 및 투자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도 실증연구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즉 관세 인상의 효과는 교역뿐만 아니라 성장에도 부정적이었던 것이다.


이런 결과는 보호무역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보호무역정책의 거시경제적 효과가 확장적일 수 있다는 의견은 대공황 시기의 스무트-홀리법의 효과에 대한 논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의 보호무역 추세와 관련하여 폴 크루그만(Paul Krugman)은 보호무역주의의 장점을 언급하는 이론을 무조건 배격하는 것은 ‘경제학’이 아닌 ‘신학’이라고 힐난하고 있다. 그는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이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효과적인 경제회복 방안이 부재하다면 내수부양 효과가 있는 단기적인 보호무역정책도 가능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즉 소득 향상의 효과가 있는 단기적인 보호무역정책은 무역의 왜곡이라는 비용을 발생시키지만 극심한 침체의 극복을 통해 이를 충분히 상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4) 크루그만의 언급이 아니더라도 보호무역정책의 목적은 수입품과의 경쟁을 제한하여 국내에서 생산된 품목의 가격을 지지하고 고용을 유지하려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소득의 지지 및 내수부양의 효과를 얻자는 것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비정상적인 경기침체기 보호무역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공황에 대한 실증분석 결과는 이와 같은 보호무역정책의 목적이 유효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보호무역정책은 교역재의 비교역재에 대한 상대가격을 높이는 효과가 있으나 이로 인해 교역재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여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심화시켰던 것이다. 또한 자본재 교역의 감소는 결과적으로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경기회복을 오히려 제약하였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대공황과 같은 비정상적인 경기침체 시기에도 보호무역정책이 확장적인 경기부양의 효과를 가져오기 보다는 오히려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경쟁적인 보호무역정책 채택의 결과 나타나는 교역 감소는 경기침체를 오히려 심화시킨다. 그러나 보호무역정책의 효과는 교역 감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보호무역정책의 본질은 가격체계의 왜곡에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비정상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은 부문의 교역장벽을 강화시키는 경우를 보자. 이 경우 교역장벽 강화는 이 부문의 상대가격 상승을 유발하여 이 부문으로의 비효율적인 자원 재배분을 통해 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이와 같은 효율성 감소에도 불구하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보호무역의 장점으로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이 보호무역의 확장적인 효과이다. 이는 보호받는 부문의 상대가격 상승에 따른 단기적인 생산 및 고용 증대효과를 말한다.


문제는 과연 보호무역이 비정상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 효율성 감소를 상쇄시킬 수 있을 만큼의 경기부양 효과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공황기의 예에서와 같이 보호받는 부문의 상대가격 상승은 이 부문에 대한 수요 감소를 유발하여 경기확장 효과는 단기간에 소멸되어 확인조차 어렵게 된다. 결과적으로 보호무역은 가격체계의 왜곡으로 인한 비효율성 증대와 더불어 궁극적으로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교역 감소를 유발하여 경기침체를 오히려 심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아무리 비정상적인 경기침체 상황이라도 보호무역으로 교역 감소와 비효율성 증대를 상쇄할만한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wsong@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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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지어 Lucas(1994)도 스무트-홀리법 제정 당시 미국 경제는 외국과의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5% 미만인

경제여서 이와 같은 정책의 효과는 미미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2) 1929~1933년간에 국제 교역량은 40% 이상 감소했고, 미국의 경우는 수출과 수입이 50%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실질 GDP는 약 45% 감소했고 비농업부문 실업률은 5%에서 35% 이상으로 급등했다.

3) Irwin(1998)은 디플레이션과 결합된 유효관세의 상승과 해외의 관세인상을 촉발했다는 점이 스무트-홀리법

의 경제적 효과를 확대시켰음을 보이고 있다. Crucini and Kahn(1996)은 1930년대 미국 경제에서 무역이 차

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관세인상이 교역과 GDP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어 대공황의 심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보였다. Madsen(2001)은 1929~1932년간의 국제교역 붕괴에 있어서 불황에 따른

소득감소와 보호무역 확산의 기여도가 비슷함을 보였고, 경쟁적 관세인상이 디플레이션을 더욱 심화시켜 유

효관세를 더욱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가져오는 메커니즘을 제시하였다.

4) Krugman은 James Tobin의 “Okun′s gap을 메우기 위해서는 다수의 Harberger triangle이 필요하다(it takes

a heap of Harberger triangles to fill Okun′s gap)”는 논의를 단기적인 보호무역정책과 글로벌 금융위기 극

복의 관계에 적용하고 있다. 즉 현재의 상황은 경제가 잠재적 능력에 훨씬 못 미치는 Okun′s gap의 상황이

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땅한 경기부양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각국이 단기적인 보호무역정

책을 실행할 경우(heap of Harberger triangles) 무역 왜곡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양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참고문헌>

Crucini, M.J. and J. Kahn(1996), “Tariffs and aggregate economic activity: Lessons from the Great Depression.” Journal of Monetary Economics, 38, pp.427-467.

Dornbusch, R. and S. Fischer(1984), “The Open Economy: Implications for monetary and fiscal policy”, in The American business cycle: Continuity and change, edited by R.J. Gordon, University of Chicago Press, pp.459-518.

Eichengreen, B.(1986), “The Political Economy of the Smoot-Hawley Tariff.” NBER Working Paper No.2001.

Irwin, D.A.(1998), “The Smoot-Hawley Tariff: A Quantitative Assessment.” Review of Economics and Statistics, 80(2), pp.326-334.

Krugman, P.(2009), “Protectionism and stimulus”, Paul Krugman Blog, http://www.nytimes.com

Lucas, R.E.(1994), “Review of Milton Friedman and Anna J. Schwarz′s ′A monetary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1867-1960′”, Journal of Monetary Economics, 34, pp.5-16.

Madsen, J.B.(2001), “Trade Barriers and the Collapse of World Trade during the Great Depression”, Southern Economic Journal, 67(4), pp.848-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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