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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소사이어티와 사회적 가치 그리고 정부의 역할


최근 읽은 세 가지 이야기를 정리해본다. 첫째, 복지논쟁을 하면서 스웨덴 모형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스웨덴이 경제성장을 구가하던 시절(1850~1950)에는 현재와 같은 사회민주주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가 대세를 이루었다고 한다. 그 때는 스웨덴의 부자순위가 세계에서 4위 수준이던 것이 지난 몇 십년을 지나면서 14위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정부가 투명하고 관료제의 병폐가 상대적으로 덜해서 그나마 이정도이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지난 50년간 거의 새로 생기지 못했다고 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영국이야기다. 보수당 출신의 젊은 총리인 데이빗 캐머런이 주창하는 큰 사회 작은 정부(big society, little government)에 대한 내용이다.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서비스를 정부에만 의존하는 것보다는 가족, 이웃, 나아가서 사회공동체전체가 힘을 합해 노력하면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서비스 공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리바이어턴화 되는 정부부문을 피할 수 있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물론 노동당 일부에서는 이 역시 신자유주의적 발상의 일환으로 폄하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례에 비추어보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무상보육의 예를 들어보자. 사람들에게 물었다. 0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경우 정부의 부담이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고...대개 한 이십만 원 정도가 아닐까한단다. 놀라지 마시라. 0세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경우 무상보육료 지원이 한 달에 75만5천원이나 된다. 이래서 무상보육예산이 유아교육을 포함할 경우 올해 12.3조원에 달하게 된다. 이 부분도 중앙정부 살림만 포함한 것으로 지방정부분담분 50.6%는 제외한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빅 소사이어티 접근을 해 볼 수는 없을까? OECD를 비롯한 많은 연구에서 0~2세까지의 영유아는 가정에서 부모가 돌보는 것이 정서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제도를 보다 활성화하는 경우 이들에 대해서는 육아수당이 이십만 원이 지급되므로 그만큼 세금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물론 부모의 경력단절이 걱정이 될 수 있으나 이 부분은 노사정대타협을 통해 사회공동체가 나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셋째 이야기는 두 마이클의 토론 내용이다. 경영전략을 중심으로 비즈니스계의 구루로 꼽히는 마이클 포터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다시 무대 위로 올려 정치철학의 거두로 우뚝 선 마이클 샌델이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컨퍼런스에서 맞붙었다. 잘 알려진대로 마이클 샌델은 경제의 영역은 경제의 영역에 국한되어야 하고 정부가 나서야 하는 가치재 영역이 보건, 교육, 복지 서비스를 중심으로 크게 자리잡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반면에 마이클 포터는 기업도 지역사회나 비영리단체(non governmental organization), 그리고 정부와 함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추구가 없으면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업, NGO, 정부 세 부문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시 말해 기업의 영역을 지나치게 편협하게 정의하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청중들도 마이클 포터의 주장보다는 말라리아 퇴치 약을 개발하기보다는 비아그라 시장을 확대하고자 하는 제약회사의 행태를 지적하는 마이클 샌델이 더 큰 박수를 받았음은 물론이다.


위 세 가지 이야기에서 필자는 시장의 기능과 교환가치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가능성을 보았다. 참여자의 자발적인 교환을 통해 윈-윈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합(positive sum) 효익이 사회전반에 걸쳐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당연히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가정, 기업, 지역사회 등 사회공동체가 제몫을 다해줄 때 정부의 부담이 크게 덜어질 수 있으며 이는 낮은 조세부담과 낮은 수준의 정부통제로 이어진다. 국정원도 필요하고 군대, 검찰과 경찰도 필요하다. 기초연금(수당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도 필요하고 정부의 사회기반시설 확충도 중요하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그 비용은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하며 이는 비자발적인 과정을 통해서 징수되고 배분되며 이러한 흐름을 통해서 새는 양동이 물의 양은 생각보다 많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정부의 투명성 수준은 스웨덴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낮다.


박정수 (이화여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parkj@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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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필자 기고는 KERI 칼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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