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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고용률 증가와 출산율 제고 양립을 위한 정책 제언


최근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5월 출생아 수는 27,90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출생아수가 30,000명 이하를 기록한 것은 출생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8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혼인 건수도 25,000건을 기록하여 5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전년 대비 4.5%가 늘었다고 한다. 출생아수와 혼인 건수는 줄고 고령인구는 급격히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의 인구절벽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경제사회적 위험을 경고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예컨대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젊은 세대는 감소하고 고령인구가 증가하게 되면 노인부양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부담이 증가하게 될 뿐만 아니라, 핵심 경제활동 인구비의 하락으로 생산, 저축, 투자 등이 감소하면서, 결과적으로는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경제성장률도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인구구조적 변화에 대응하여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노동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의 경제활동을 증대시켜 고용률을 제고하고 경제성장을 반등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OECD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7년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56.9%를 기록했다. OECD 여성 고용률 평균인 60.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미국은 64.9%, 일본은 67.5%를 기록하는 등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요국들은 높은 수준의 여성 고용률을 나타내며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의 여성 고용률은 약 10년 전인 2007년에는 53.4%를 기록하여 상승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그 증가폭이 크지 않아 저출산·고령화시대에 여성 고용률 제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여성 고용률 제고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 간의 관계를 정립하고,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 양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지방정부의 사회복지지출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고용률 상승은 출산율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일자리를 가진 여성의 경우 출산과 육아에 대한 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고 결과적으로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적절한 정책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여성 고용률이 제고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출산율을 감소시키고 이로 인해 저출산·고령화가 더욱 심화되어 다시 고용률 상승의 압박이 가해지는 악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고용률 상승에 따른 출산율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물론 정부에서도 그동안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여 왔으나 여성의 양육부담을 경감시켜 준다는 측면에서 상당부분이 보육시설 확충, 보육료 지원이나 교육비 지원 등에 치중하였다. 하지만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결과 사회복지지출 가운데 보육·가족·여성에 대한 지출이나 유아 및 초중등교육에 대한 지출은 출산율 제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해당 항목에 대한 지출이 출산율을 제고시킬 만큼 충분한 인센티브가 되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해당 정책이 출산율 제고에 큰 효과가 없었음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여성의 고용률 상승에 따른 출산율 저하를 방지하는 한편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과거에 집중했던 보육·가족 및 교육지원 정책에서 탈피해서 근로여건 개선 등을 통해 여성이 일과 가정생활을 효율적으로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이는 OECD에서 평균 이상의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북유럽 국가나 네덜란드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맞벌이 부부들이 직장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시간제 근로 등 유연한 노동시간 제도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며 육아를 위한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대부분의 북유럽 국가들도 유연근무제를 정착시켜 아이가 있는 직장인은 오후 3시에 퇴근해서 아이들을 보살피는 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일자리에서 단시간 노동이나 출퇴근 근로시간 유연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일하는 여성의 경우 출산을 기피할 수밖에 없고 출산율 저하를 막기는 어려워진다. 여성의 고용율과 출산율을 동시에 잡기 위해서는 근로시간의 유연화, 워킹맘에 대한 선택적 시간제 확대 등 고용 유연화 정책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정책 입안자들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유진성 (한국경제연구원 국가비전연구실장 / jsyoo@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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