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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도입, 정부와 의료계는 진지하게 논의해야


현행 의료법상 우리나라에서는 의료인-의료인 간 원격진료만 가능하고 의료인-환자 간 원격진료는 금지돼 있다(「의료법」 제34조). 이에 정부는 발전된 정보통신기술과 의료를 융합하여 국민 편의를 증진시키고, 1차 의료기관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을 추진 중에 있다. 이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도 지난해 4월 국회에 제출됐다. 보건복지부는 원격의료의 안전성, 유효성 등을 검증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를 대상으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복지부를 포함한 정부 6개 부처 협업으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연장하고 참여기관도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의협은 먼저 원격의료에 활용되는 정보통신기기들이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한다. 만약 환자 정보가 잘못 전송되거나 악의적으로 위조된다면 잘못된 약을 처방해 환자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원격의료의 안전성을 검증한 후 문제점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이고, 의료법이 개정될 경우 하위법령에 원격의료 시설·장비 기준과 정보보호 규정 및 관리·감독체계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의협은 원격의료가 환자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하는데, 복지부는 의학적으로 위험성이 낮은 질환이나 경증질환 위주로 원격의료 대상 질환을 선정해 나가고, 혈압·혈당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상담하는 원격모니터링의 경우 원격의료기기 오작동으로 인한 우려도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의료계는 원격의료의 확산이 대형병원으로 환자들이 쏠리는 현상을 가중시켜 동네의원이 설 자리를 잃어갈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복지부는 대형병원이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자의 범위를 제한하고, 주기적인 대면진료 의무를 규정하는 등 원격의료를 동네의원 중심으로 허용하고 대면진료의 보완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선진국에서는 의료취약지역과 공공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원격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원격의료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1997년 연방원격진료법을 제정하여 원격진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공공의료분야를 중심으로 원격의료기술의 개발 및 실행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특히 농촌지역에 대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호주는 정부 차원에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민간 차원에서는 온라인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는 공공병원을 통해 도서지역 환자들에게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EU는 원격의료 도입을 위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1997년 후생성의 고시에서 원격의료의 기본원칙과 적용대상 등을 규정했는데, 원격의료를 대면진료의 보완수단으로 활용하고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대상이 되는 서비스를 한정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우리나라의 의사 수는 2.2명으로 OECD 회원국(평균 3.2명) 중 터키(1.8명)와 칠레(1.9명)에 이어 멕시코·폴란드와 함께 세 번째로 적다. 간호사 수도 인구 1,000명당 5.2명으로 OECD 평균 9.1명보다 많이 적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고, 도서·벽지를 중심으로 의료취약지역도 다수 존재한다. Frost & Sullivan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원격의료 시장규모는 APEC 국가 중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격의료의 도입은 의료취약지역의 진료 접근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 산업을 활성화시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진료의 접근성을 개선시키는 원격의료 서비스의 확대가 소비자후생을 증대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BCC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원격의료 시장규모가 2019년 434억 달러(약 45조 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고, 특히 의사와 환자 사이에 이뤄지는 텔레홈 분야가 가장 규모가 크고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원격의료가 의료장비나 통신회사, 대형병원을 위한 서비스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의료계와 국민들에게 도입취지와 내용을 설명하고, 의료계는 자신들의 밥그릇만을 지키기 위해 원격의료를 반대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시범사업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향후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원격의료 서비스의 제공범위와 내용 등에 관해 진지하게 논의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정회상(한국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 부연구위원 / hschung@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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