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martin-martz-RhF4D_sw6gk-unsplash.jpg

l    소통       

소통

KERI 컬럼 / Global Focus / 보도자료 / 청년의 소리 / 알기 쉬운 경제상식 & 이슈

한국경제연구원_WHITE_edited.png

일자리가 시대정신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2년 10월 고용동향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경제활동인구 2,579만 명 중 직업이 안정적인 상용근로자는 1,130만 명에 불과하다. 경제활동인구의 43.8%다. 나머지 666만 명은 임시?일용직이고 무급가족종사자를 포함한 자영업자가 711만 명이다. 실업자는 60만 명이다. 한국사회에서 근로자 가운데 안정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절반도 안 된다는 의미다. 임시?일용직의 월평균 임금이 130만 원 정도이고 자영업자 가운데 300만 명 정도는 월수입이 100만 원도 안 된다는 조사도 나오고 있다. 실업자를 포함해서 대략 1000만 명 정도가 월수입이 100만 원 안팎이란 얘기다. 이것이 말이 되는 얘긴가.

2012년 10월말 고용동향

왜 이렇게 되었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일할 만한 기업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987년 이른바 정치민주화 이후 한국기업들은 고임금과 강성노조 등으로 사업여건이 악화된 한국을 떠나 기하급수적으로 해외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대기업 수는 자꾸만 줄어들기 시작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1986년에 1,255개였던 300인 이상 고용 대기업 수가 2007년에는 675개, 2008년에는 660개, 2009년에는 650개로 줄어들고 있다. 반면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기업 수는 52,000여 개로 늘어났다.


성장을 견인해 왔던 대기업이 줄어드니 성장률도 낮아지고 일자리도 없어질 것은 자명한 이치다. 1963-91년 간 평균 9.5%의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한국경제는 1992년부터 2011년 까지 평균 5.1%의 중성장기로 주저앉았다. 그마나 최근에는 더 낮아지고 있다. 이러니 청년들이 일할 자리가 있겠는가. 더구나 청년들은 중소기업은 안가고 대부분 대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매년 대졸자만 50여만 명 쏟아져 나오는데 3~4%의 성장으로 20여만 명 내외의 일자리만 생기니 나머지는 물리적으로 갈 데가 없게 된 것이다. 매년 30여만 명은 임시직 일용직 등 비정규직이다. 이런 현상이 20여 년 지속되면서 오늘날 임시?일용직 666만 명, 자영업자 711만 사태를 유발한 것이다.


세계 석학들의 장기침체 경고, 경제민주화 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시대정신


최근 "국가의 실패"(Why Nations Fail)라는 저서를 발간한 MIT대의 대런 에이스모글루(Daron Acemoglu) 교수는 한국이 성장하려면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10개는 더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대기업을 더 육성해도 모자랄 판에 한국의 정치권은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강도 높은 대기업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대선후보들은 계열기업 출자를 규제하고 기존 순환출자는 강제 해소하거나 의결권을 박탈하겠다고 으름장을 내놓고 있다. 기업에 노사공동결정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공약도 나오고 있다.


2008년 발발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년 촉발된 유로존 재정위기는 3~5년이 지난 지금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위기 기간 중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던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국경제도 세계경제 장기침체에 따른 수출수요 둔화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뉴욕대의 루비니(Roubini) 교수는 세계 경제는 장기 대침체(great recession)에 빠질 것이라고 하고, 하바드대의 로고프(Rogoff) 교수는 대불황보다 더 심각하여 공황에 가까운 장기 대수축(great contraction)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형국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 살아남아서 일자리를 만들어 주려면 기존에 있는 규제도 완화하여 기업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할 판국에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규제양산과 대기업 때리기에 여념이 없으니 어이가 없다 못해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이러고도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다.


도대체 어디에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인가. 청년 취업자 수는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2002년에는 480만 명이었으나 2007년에는 420만 명으로 60만 명이 줄었다. 현 정부 들어서도 우리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라는 전례 없는 악조건 속에서 2009년에는 OECD 국가 중 몇 안 되는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나름대로 선방을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청년 취업자 수는 2008년 408만 명에서 2012년 10월 말 374만 명으로 34만 명이 줄었다.


한 가지 아이러니는 더욱 강도 높은 경제민주화로 청년들의 일자리를 더 많이 쫓아낼 것이 불을 보듯 뻔한 공약을 많이 하는 후보일수록 청년들의 지지율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다. 달콤한 사탕발림에 현혹된 것인지, 일자리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대선에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면 지난 20년간 평균 0.75%의 장기저성장으로 일자리 자체를 만들어 내지 못하여 잃어버린 20년이 된 일본의 전철을 따라갈 것이라는 점이다. 정말로 현명한 선택이 요구되는 중요한 시점이다. 후보들도 진정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이들에게 어떻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 시대의 시대정신은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바로 일자리 창출이다.


오정근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아시아금융학회장, ojunggun@korea.ac.kr)


KERI 칼럼_20121207
.pdf
PDF 다운로드 • 1.24MB


コメント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