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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성가는 결국 개인의 몫이다


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를 이끄는 시대정신(時代精神)이 있다. 이는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제도나 정치 지도자의 선택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오늘날 한국 사회를 관류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사람마다 다른 이야기를 내놓을 수 있지만 시대정신과 관련해서 최근 우리 사회에서 유행하는 현상들을 잠시 살펴보자.


최근 들어 부쩍 국가가 뭔가를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심지어 빈곤층을 넘어서 중산층과 그 이상까지 포함하는 70% 복지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주요 언론들은 너나할 것 없이 더 이상 젊은 세대들이 세대이동을 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게다가 누구누구 때문에 내가 혹은 우리가 힘들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힘을 얻어가고 있다. 대통령 때문에, 재벌 때문에, 부자 때문에 등과 같은 주장들이 힘을 얻고 있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최근 들어선 젊은 세대들은 자기 힘으로 일어서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이른바 자수성가(自手成家)가 불가능한 시대로 가고 있다는 주장도 큰 힘을 얻고 있다. 스스로 “우리 세대는 불가능해”라고 규정짓게 되면 이에 따른 사고와 행동이 나오게 되고, 그런 사고나 행동에 걸맞은 삶이 전개될 수 있다.


과연 젊은이들의 앞날에 암울함만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듯이 그들은 자수성가가 불가능한 세대인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사회가 선진화된다는 것은 그만큼 이례적인 성공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결코 기회의 문이 닫히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 세대나 지금 세대나 불문하고 오랜 학교생활을 마무리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일은 늘 불안감과 불확실함이 함께 한다. 단적으로 “이렇게 적은 봉급으로 어떻게 가족을 꾸리고 살아갈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누구에게나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젊은 세대만의 특징이 아니라 모든 세대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함과 함께 경험하는 불확실함이다.


풍요롭게 자란 세대들이기에 장점도 많지만 단점이 있다면 고통스런 시간을 참아낸 경험들이 별반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자칫 자신의 생각이 뚜렷하게 서 있지 않으면 내부에서 문제를 찾기보다는 바깥에서 원인을 찾으려 노력하게 된다. 며칠 전 필자는 트위터에서 한 젊은이가 이런 주장을 펼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지금 상황은 사회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요. 자기 혼자 잘 되겠다고 열심히 해봐야 법이나 시스템이 뒤를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자수성가하는 것이 불가능해요. 보세요, 지금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쥐어짜서 수익을 내는 세상에 혼자서 뭘 하겠어요?”


지극히 위험한 생각이지만 누구도 그 생각이 가진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다. 남들이 모두 가기를 원하고 이미 잘 알려진 길을 찾으려면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교육과정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사람들만이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세상에 넓고 편안한 길도 있지만 좁고 험한 길도 있지 않는가? 남이 가지 않는 길이지만 개척해 볼 만한 길이 얼마든지 있지 않는가? 모두 대학을 나와서 엇비슷한 길을 가려고 하니까 늘 직장이 없다는 이야기만 나오지 않는가? 필자가 학교를 졸업할 당시 단자회사(short-term investment finance company, 短資會社)가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그 업종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현재 잘 나가고 유행하던 직업이 앞으로 20년, 30년 갈 가능성은 아주 낮다. 지금은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지만 먼 미래를 보고 남이 감히 하려고 하지 않는 분야, 남이 귀찮아하는 분야에 발을 담글 수 있지 않는가? 게다가 그 분야가 숙련도를 요구하고 세월과 함께 차별화하는 분야라면 틀림없이 지금 젊은이들 가운데 선뜻 뛰어들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한 번은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남들이 모두 가는 큰 길을 갈 수 없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남들 노는 것처럼 다 놀면서 잘되려고 하니까 그게 힘들지 않은가요? ‘자네들은 희망이 없어’라는 선입견부터 스스로 깨버려야 해요.”


모든 자수성가는 젊은 날 초기에 집중적인 선불을 요구한다. 다시 말하면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하고 자신의 길에서 전력을 다해 달릴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 점에 있어서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와는 큰 차이가 있다. 기성세대는 어렵게 성장해 왔기 때문에 현재의 불편함을 감내하는 데 있어서 젊은 세대들보다 더 유리하다. 그들은 절박한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에 참아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젊은 세대들에겐 이것을 하다 어려우면 금방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있고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즐길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는데 이것이 물질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때 힘들어 한다. 예를 들어 부모가 부유하지 않으면 자신이 비용을 더 많이 지불할 각오를 하면 된다. 그리고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없다면 좀 떨어지는 곳에서부터 시작해서 밑바닥에서 기어 올라갈 각오를 하면 된다. 현재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어떻게 훗날 귀한 것을 얻을 수 있겠는가?


또한 젊은 세대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지만 사실 자수성가는 결국 개개인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젊은 세대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세대 가운데 누구는 승자가 되고 누구는 패자가 된다. 결국 평균적인 가능성은 줄어들었지만 개개인이 하기에 달려 있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gong@g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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