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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컬럼 / Global Focus / 보도자료 / 청년의 소리 / 알기 쉬운 경제상식 &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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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준법행위들이 선진사회 만든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여수엑스포의 운영 주최측에서 관람객의 불만제기로 예약제를 취소하고 선착순방식으로 전환하였고 이에 따라 관람대기시간이 3배 이상 길어졌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이는 주요관에 쇄도할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관람객을 사전 계획에 따라 분산시키며 예측가능한 질서 있는 관람문화를 선도해야 하는 세계적 문화행사에서 현장의 목소리 큰 일부 관람객의 떼쓰는 소리에 항복하여 중도 포기한 불행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주최측의 운영미숙으로 인해 인간다운 삶을 위해 선진국들이 시행하는 숙박업소나 음식점, 철도 등의 사계절 예약문화가 우리에게도 상당수 진전되어 오던 중 성수기 한탕벌기와 짜증스런 현장대기로 특징 지워지는 종래 방식으로 후퇴하게 되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되었으며, 사전예약 불가로 단체고객을 받기 어려워진 여행사나 버스업체 등 레저산업 활성화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지게 되었다.


준법행위는 신중히 검토하여 일관된 방침으로 실효성 있게 집행되어야


거리의 차량교통질서 역시 예전보다는 좋아졌지만 아직도 운전자들이 황색등에서 직진하거나 적색등에서도 좌우회전을 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본다. 황색등은 이미 진입한 차량은 빨리 나가고 진입 전의 차량은 진입 자제하라는 신호이다. 또 적색등은 제자리 정지신호인데 사람 다니는데 지장주지 않으면 요령껏 좌우회전해도 되는 줄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뒷 차에서 경적을 울리는 예가 많다. 본인도 안식년 중 미국 보스턴에서 체재시 교차로에서 “STOP on RED"의 뜻을 모르고 대범하게 우회전하다 범칙금 티켓을 받은 적이 있다. 보행자 신호에서 행인이 없으면 요령껏 진행하는 프랑스식보다 우직하게 기다리는 독일식이 종국엔 더 나은 방책이라는 말을 오늘의 유로존 사태와 더불어 깊이 음미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보행인에게 적용되는 준법사례도 있다. 먼저 우측통행의 문제인데, 이는 현 MB정부 들어와 수십 년 지켜온 좌측통행 관습을 안전도 제고라는 이유로 우측통행으로 바꾼 원죄가 있는 문제다.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나라마다 같지 않은데 우리 국민 일반에게 오래된 관행을 굳이 바꾸어 의식에 불편을 가져왔고 아직까지도 건물 계단의 상하행 보행자들이 섞여 혼란스러움을 자주 보게 된다. 심지어 학교 건물의 벽이나 발판에 우측통행 표지를 붙여 놓아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 지하철의 에스컬레이터 탑승 시 두 줄로 서야함에도 한 줄만 서고 다른 한 줄로 사람들이 이동하는 것을 많이 본다. 분명 붙어있는 글귀는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걷거나 뛰지 맙시다”인데도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심지어 이동하고자 하는 사람이 왼쪽 줄에 서있는 사람에게 오른 쪽으로 옮기라고 요구해 언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는 처음에 오른편 줄은 서고 왼편은 통행을 하게 했다가 내리막 보행 압력이 에스컬레이터 기계에 부담을 주어 고장 나는 사례가 생기자 뒤늦게 두 줄 모두를 서게끔 변경한데서 빚어진 혼란이다. 이는 도입 당시부터 전문가들이 신중히 검토하여 일관된 방침으로 시행했어야할 사항이다.


그리고 정부와 지하철 당국은 지하철 내 주폭자(酒暴者)와 행상을 철저히 단속하여 어쭙잖게 인권을 들먹이면서 조용히 출퇴근하려는 탑승자들에게 피해주는 일을 방지하는 방안을 실효성 있게 집행해야 할 것이다.


사소한 준법행위라도 관계자 각자가 지켜나가야 품격있는 사회


필자는 대학에 있는 관계로 학생들의 준법정신을 고양하기 위해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 문제에 대한 해답 지침을 미리 명기하곤 한다. 예컨대 객관식의 경우 “맞는 답지에 v자 표시 하시오” 또는 “맞는 번호를 메우시오”라고 지침을 주는데, 정작 학생 중에는 맞는 번호에 동그라미하거나 번호를 직접 쓰는 사람이 다수 있음을 발견한다. 이때 사소한 문제지만 필자는 관련 득점에 10%감점을 하여 채점답안을 회람시키는데, 처음엔 결과만 같으면 되지 않느냐며 유감을 표하던 학생이 나중에는 수긍하고, 차후 시험에서는 그런 위반을 하지 않게 됨을 보게 된다.


비록 우리나라가 1인당 평균GDP가 2만 불을 넘어서고 연간 무역규모가 1조 달러가 넘어 전 세계국가들 중 10위 안에 이르며 G20회의를 주최하는 위상이라 해도 옆 사람에게 볼썽사나운 피해를 대수롭지 않게 끼치며 예약문화 및 교통질서 확립과 규정준수 등 사소한 준법행위를 관계자 각자가 지키지 못하면 품격 있는 사회라 할 수 없다. 목적이 좋다고 모든 수단을 정당화 하지 않으며 절차적 정당성(due process)이 갖추어져야 비로소 선진사회라 할 것이다.


김광윤 (아주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kimkyn@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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