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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관리 기본으로 돌아가자


나라살림인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하자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별로 없다. 문제는 건전하고 절도있는 나라살림 운영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르기도 하고 많은 경우 세입내 세출을 강조할 경우 해당 정부에 대한 인기가 높지 않다는 데 있다. 그래서 선거에 의해 정부를 선택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재정이 대개 적자를 보이고 누적적자인 국가채무가 늘어나고 있다. 급기야는 작금의 유럽재정위기사태를 초래했고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결국 세계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재정은 나름대로 건전하게 운영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의 극복과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극복도 결국은 건전한 재정이 뒷받침이 되어 가능했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이러한 재정기조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해 세계잉여금 기준으로는 적자를 기록, 올해는 경제침체로 조(兆)단위가 될 수도 있어


지난해에 세금이 예상보다 2조8천억 원 덜 걷혔다. 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수입 감소로 관세가 예상보다 1조8천억 원 덜 걷히고, 소비 부진으로 부가가치세가 예상보다 1조1천억 원 덜 걷힌 게 주된 원인이었다. 다행히 2011년의 실적이 좋았기에 이를 기반으로 작년에 거둔 법인세와 종합소득세는 당초 예상보다 3조 원 가량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세징수실적은 203조 원에 불과해 1% 이상의 세입예산대비 징수부진을 기록했다. 2011년의 이월금과 2012년의 이월금을 감안하는 세계잉여금기준으로 할 때 1,484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사실 이러한 결과는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학계, 민간경제연구소는 물론 국회 예산정책처 등에서도 정부가 예산을 편성할 당시 장밋빛 경제전망에 기초해 세입예산과 세출예산을 편성하는 관행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결과는 정부의 4.5% 경제성장전망에 실제로는 2.0% 성장으로 귀결되어 오늘의 재정적자(엄밀하게 말하면 세입과 세출을 단순하게 계산하면 여전히 7조 6,093억 원의 흑자로 나타나지만 이는 국민연금의 미성숙에 기인한다)가 현실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올해의 상황은 더욱 우려스럽다. 지난해 나라 살림이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1,484억 원 적자(세계잉여금 기준)에 그쳤다. 올해는 경기 침체로 조(兆) 단위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해 향후 5년간 135조 원의 추가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박근혜 정부에겐 큰 악재다. 정부는 지난해 9월에 2013년 예산안을 짤 때 올해 경제성장률을 4%로 예상했다. 그에 맞춰 올해 216조 4천억 원의 세금이 들어올 것으로 봤다. 하지만 1월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2.8%에 불과하다. 기획재정부 분석에 따르면,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세수가 약 2조 원 정도 줄어든다.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한은이 예상한 대로 되면 세수가 예상보다 2조 원 이상 감소한다는 뜻이다. 2.8% 성장률도 경기가 상반기 저점을 찍고 하반기에는 반등한다는 시나리오에 근거한 것이기에 예상보다 경기 회복 시점이 늦어지면 세수 부족 문제가 더 심각해 질 수 있다.


구조적 세수 감소를 막기 위해선 불요불급한 분야의 지출을 줄이고, 재정지출 증가율의 한도를 법에 규정하는 등 재정규율 확보해야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지하경제에 대한 강력한 세무조사를 통해 세수 구멍을 최대한 메운다는 계획은 적절한 방향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경기 사이클에 따른 구조적 세수 감소를 막기엔 힘이 부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지출 중 불요불급한 분야에서의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다. 정부가 적자를 통해 선심성 사업이나 복지지출을 증가시키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정지출 증가율의 한도를 법에 규정하는 등 재정규율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감세정책을 유지해야 할 필요도 있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복지지출 증가 필요가 있다면 이는 정직하게 세제개편을 통해 증세로 감당해야 한다. 세제개편에 대한 논의도 현재와 같이 매년 누더기식으로 고쳐나가는 방식에서 탈피해 근본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비과세와 감면에 대한 접근도 지방세를 포함해 전반적인 조세지출의 차원에서 재검토가 요구된다. 재정수요로 인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면 부가가치세의 세율인상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은 대부분 정부규모가 크고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도 큰 정부를 지향하는 게 옳은 선택으로 여기는 목소리에 쉽게 설득당하곤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선진국들이 잘 살게 된 것은 자유시장 덕분이지 큰 정부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parkj@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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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필자 기고는 KERI 칼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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