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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회 불만 표출의 배경과 의미


지난 30여 년 간 전대미문의 고도성장을 구가해 온 중국이 최근 호된 성장통을 치르고 있다. 세계경제의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중국경제도 불안을 겪고 있고, 이에 따라 장기간 잠복해 있던 사회적 불안요소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 역시 이러한 민중의 항의에 대해 초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결국은 반정부 시위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계속되는 불만의 표출


지난 10일 광저우(廣州) 쩡청(增成)시에서는 치안요원이 노점상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청바지를 팔던 쓰촨(四川)성 출신의 임신한 여성을 구타하자 이에 분개한 농민공 1,000여 명이 경찰차와 파출소 등을 파괴하면서 격렬한 시위를 벌인 사건이 일어났다. 당연히 중국 당국은 무장 병력 2,700여 명과 장갑차까지 동원해 농민공들의 시위를 깨끗이 잠재웠다. 농민공들의 역량이 중국 당국의 강력한 힘에 대항할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진압을 통한 안정 확보는 표면적인 평온 유지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국민들의 불만이 안으로 곪아 어느 날 일시에 폭발할지도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어가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실제로 광저우에서는 6일에도 농민공 200여 명이 동료의 임금 체불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또 내몽골자치구에서는 무분별한 자원개발과 생태환경 파괴에 항의하는 몽골족을 차로 치어 사망케 한 사건을 계기로 몽골족들의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텐진(天津)과 푸저우(撫州)에서는 사제 폭탄으로 정부청사를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으며, 베이징에서는 한 남자가 민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아무 관련도 없는 중국중앙방송(CCTV) 아나운서의 코를 베는 엽기적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중국의 시위 건수도 급증 추세다. 2006년 6만 건 정도였던 시위가 작년에는 14만 건으로 추산될 정도로 사회주의 정권의 통제력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물론 사회 소통과 관리 차원에서 중국 당국이 소규모 민생형 항의에 대해서는 보다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벌어지는 시위의 양상이 과거와는 조금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우선 과거의 시위가 농촌지역에서 많이 발생했던 데 비해 이제는 도시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일 뿐 아니라 폭력 양상까지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위자들은 주로 농촌에서 도시로 고용된 농민공들로 근로자 인권, 비싼 주택가격, 고물가 등의 해결을 비롯해 임금 인상 등을 보다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광둥성 일대에 약 2,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농민공들은 도시 호구를 갖지 못해 보수, 자녀의 취학, 공중위생, 주택임대 등에서 정부의 사회보장 수혜에 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 민생형보다는 노동자의 인권 보장과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보다 직접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권력의 상징인 정부나 공공기관 건물을 직접 공격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복합적 요구를 가진 시위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도시 내 유동인구 급증으로 외지인과 현지인 간의 갈등이 빈발하고 있고, 대도시 현지 공장에 고용된 농민공들은 모두 외지 사람들로 대도시 현지인들의 통제를 받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농민공들은 늘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으며, 미래도 불투명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고민과 해야 할 일


중국 발전 정책에서 나타나는 가장 본질적인 딜레마는 사회주의 가치와 시장경제의 부조화에 기인한다. 중국은 사회주의에 시장경제를 접목하는 실험에는 크게 성공해 거대한 국부를 창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분배에 있어서는 오히려 자본주의 체제를 능가하는 심각한 불균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사회적 불평등도가 폭동을 유발한다는 기니계수 5.0을 넘어서는 이 상황에서 사회주의 가치의 강조가 과연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가 고민일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지도부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심화되는 사회 양극화와 확대되는 분배 불균형도를 완화할 것인가를 고민해 왔다. 중국 지도부 내에는 여전히 정부의 통제능력 강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통파가 있으며, 이제는 과거와 같은 방식은 한계가 있으므로 보다 개혁개방을 심화 확대하면서 합리적 제도 개선을 통해 국가 발전을 추동해야 한다는 세력도 있다. 현재로서는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안정 제일주의’ 모토 아래 사회주의 가치 성향을 강조하는 전통적 통제방식 강화를 강조하는 세력이 정책 선택의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재의 중국 사회를 여하히 관리할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중국 정부의 정책적 선택이다. 관공서를 습격하는 농민공들을 반정부 폭도로 보고 강력한 군사력을 동원해 진압하는 것 역시 중국 당국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가군사력은 본래 외국의 적대 세력을 겨냥하는 것이며 적어도 자국민을 겨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동서고금의 역사와 예는 우리에게 충분히 설명해 주고 있다. 가까운 예로 중국은 1989년 천안문 사태의 아픔을 갖고 있다.


물론 중국 정부가 모든 것을 강경하게만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부정부패 등에는 강력한 정책을 견지하지만 내몽골자치구 문제 처리에서도 보듯이 교통사고를 유발한 한족 운전사에 대해 이례적으로 한 달 만에 사형을 선고하고, 지역개발에 대한 투자 약속 및 과도한 자원개발의 억제나 환경보호 등을 약속하는 등 유화적 제스처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중국 지도부가 이러한 상황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에 있다. 여전히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압도적 공권력을 이용해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지금은 더 이상 서슬이 퍼렇던 50년대가 아니며 문화대혁명 시기는 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안정은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제도와 정책의 개선 및 뒷받침을 통해 민심을 얻어야 이루어지는 것이다. 구호로만 강조하는 ‘민주’와 ‘인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나친 자신감과 힘의 우위에 도취해 시기를 놓치면 개혁개방 30년의 성과가 무색해질 수도 있음을 중국 지도부는 제대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한중사회과학학회장, jykang@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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