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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지방세 감면 정책 방향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한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면서 세계경제 회복세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재정 상황은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편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에게도 해결해야 할 숨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열악한 지방재정이다. 지방의 재정상황은 최근 들어 더욱 더 열악해지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들의 세입기반은 갈수록 약화되어 가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구조적인 이유가 있겠으나, 특히 전체 지방세입의 15% 규모로 늘어난 비과세·감면은 지방재정의 건전화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과세·감면의 목적은 조세부담의 면제 내지 경감을 통해 수혜자의 행위를 경제적·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데 있다. 따라서 세수가 감소하더라도 그로 인한 경제적 혹은 사회적 측면에서의 긍정적 효과가 압도적이라면 비과세‧감면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조세혜택이 당연시되어 수혜자의 행동에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못하거나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경우 비과세‧감면 정책은 그 정당성을 잃게 되며, 지방재정의 건전화 측면에서 축소나 폐지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2010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2.8조 원의 지방세 감면이 이루어짐


지방 차원에서 지방세 감면은 중소기업 지원의 중요한 정책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2008년 이후 산업‧중소기업 부문 지방세 감면액은 전체 비과세‧감면액의 16~19%인 2조 원을 상회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비과세·감면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사회복지 분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지방정부의 산업‧중소기업 지원 관련 재정지출과 조세지출의 최근 동향을 비교해 보면, 지방정부는 주로 재정지출을 통하여 산업·중소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조세지출을 통한 지원도 최근 증가 추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산업·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재정지출은 2008~2009년 사이 국제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3.6조 원에서 5.1조 원까지 대폭 증가하였으나, 이후 국가재정의 건전성이 문제되면서 2010년 크게 축소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4.4조 원의 지출규모를 기록하여 2008년에 비해 약 1조 원에 조금 못 미치는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산업‧중소기업 부문이 전체 재정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2.3%에서 2010년 2.6%로 소폭 증가하였다. 한편 같은 부문 지방세 비과세‧감면은 2008년 2.2조 원에서 2010년 2.8조 원으로 증가하였고, 전체 비과세‧감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에서 19%로 늘어났다. 재정지출과 달리 조세지출은 2009년에 그 비중이 다소 감소했는데 이는 절대규모로는 산업‧중소기업 비과세‧감면액이 9.9%의 증가세를 보였으나 다른 부문의 비과세‧감면이 더욱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행 지방세 지원은 중소기업의 정책수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음


중소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인력수급의 불균형과 자본축적을 통한 기술투자의 미비, 그리고 기업경영 노하우의 전문성 부족이 무엇보다 우선 해결되어야 할 근본적인 과제이다. 여기에 ‘다생다사’와 ‘과당경쟁’으로 표현되는 중소기업의 생태계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더욱 심화되도록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현행 지방세감면을 통한 중소기업 지원은 이러한 중소기업의 정책수요에 비추어 볼 때 다소 미진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2010년을 기준으로 지방세지출이 이루어진 주요 부문은 규모 순으로 기업구조조정, 산업입지, 창업, 외국인투자, 연구개발, 산업기술, 시장정비, 중소기업협동화 사업, 법인, 공장의 지방이전, 산업인력, 중소기업 지원기관, 신용보증 등이 있는데, 가장 많은 지출이 이루어진 부문은 기업구조조정으로 5,666억 원의 조세감면이 이루어졌고, 가장 낮은 부문은 신용보증 지원으로 3억 원의 조세감면이 있었다. 이 가운데 기업구조조정과 시장정비 부문(총 5,828억 원)은 중소기업 생태계 개선 측면에서, 외국인투자, 산업기술, 연구개발 지원(총 1,017억 원)은 투자환경 개선 측면에서, 중소기업협동화 사업(28억 원)은 판로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창업 및 산업입지 지원(총 2,395억 원)은 중소기업의 창업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국가정책과 부합하는 측면은 있으나 중소기업의 정책수요와는 다소 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입지 지원은 테크노파크 등에 대한 지방세 감면으로서 국토균형개발의 측면이 큰 것으로 보여 중소기업 지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법인, 공장의 지방이전(28억 원), 산업인력 부문(8억 원)의 지원은 국토균형개발과 사회복지를 위한 것으로서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중소기업이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로 지적하고 있는 인력난 해소를 위한 고용관련 지원이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관련 지원제도의 통폐합이 필요


현행 지방세 비과세‧감면제도는 중소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에 일정 부문 기여하는 바가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재산과세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지방세가 지닌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가 중소기업 육성에 보다 효과적인 역할을 수행하려면 지방세지출 보다는 재정지출을 통하여 정책을 펼쳐 나가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구조조정 부문과 같이 정책적 유효성이 있는 분야에서의 지방세지출은 지속되어야 하겠으나 그렇지 않은 부문에서의 지방세지출은 과감히 폐지하거나 축소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으로 재정지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엄밀한 성과평가를 통해 정책의 효율성을 제고시켜야


지방세지출이 계속되는 부문에 있어서는 보다 엄밀한 성과평가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재정지출이 투자나 소비와 같은 경제주체의 행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데 반해 조세지출은 세율 인하 및 감면 등의 인센티브 구조 변화를 통해 행위 변화를 유도하여 원하는 정책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재정지출에 비해 정책효과를 추정해내기 어렵다. 더불어 조세지출에 대한 결정은 정치적 고려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불투명성이 수반되며 때로는 정경유착의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서 지원을 받은 기업에 대하여 엄밀한 성과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며 같은 기업이 장기간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수혜기업의 재무정보를 의무적으로 정책당국에 제공하도록 하여 객관적인 검증이 가능토록 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방향 정립이 우선되어야


중소기업 정책의 방향 설정은 수많은 이익집단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은 시혜성과 성장성 사이에서 혼란을 겪어 왔다. 중소기업은 업종별, 규모별, 지역별 매우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을 도출해 내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정책당국의 고충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중소기업 정책 관련 대원칙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을 크게 나누면 사회안정 측면에서 보호해 주어야 할 기업이 있고, 경제체질 강화 측면에서 육성시켜야 할 기업이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정책도 차별화되어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구도 하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 고심해야 한다. 시혜성 지원은 일종의 소득재분배 정책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중앙정부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방자치단체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성장하고자 하는 기업이 무엇을 요구하는 지 다시 한 번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필헌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 pkim@kilf.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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