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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의 건전성 확보


대내외적으로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중요한 정책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재정상황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 지방자치제도를 도입한 이후 꾸준히 지방의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 왔다. 그러나 지방의 재정상황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바가 없이 여전히 낙후된 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더욱 나빠지고 있다. 이는 지방의 재정적 독립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수인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2003~2010년 기간 중 전자는 56.3%에서 52.2%로, 후자는 80.2%에서 76.7%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타개책으로 지자체들이 재원확대를 중앙정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일부 자치단체들의 무분별하고 비효율적인 사업지출이 언론에 심심찮게 오르내리면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지방재정, 특히 지방세에 관련된 주요 이슈들을 살펴보고, 나름대로 몇 가지 개선과제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재정지출과 수입간의 괴리가 큰 지방세 규모의 문제


현재 우리나라의 지방세가 지닌 문제점을 규모의 문제와 구조의 문제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규모의 문제를 살펴보면, 총조세수입에서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대 초에 20% 수준까지 확대되었으나 이후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 이는 대부분의 비연방 OECD국가들에서 지방세의 비중이 점차로 늘어나고 있는 국제추세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또한 거두어들인 총 조세재원의 60% 수준이 지방정부로 배분되고 있긴 하지만 적지 않은 부분이 중앙정부의 국가위임사무와 연계되어 있어, 지방의 자율적 지출이 어려운 상황에 있다.1)


이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지방정부의 지출 가운데 지방세 수입으로 충당되는 부분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분권화 정리에 의하면 지방정부는 공공서비스의 효율적 제공이 목적이며 이는 세출과 세입의 분권이 조화될 때 가능하다. 즉, 자기가 쓰는 돈은 자기가 벌어 충당해야 지출이 효율적이 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통계에 따르면 1997~2009년 기간 중 지방재정의 규모는 연평균 9.5%의 증가세를 보인데 반해 지방세액의 증가세는 8.1%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지방재정이 지방세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점차 재정지출과 지방세 수입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지출과 세입의 괴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다. OECD의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세입으로 충당되는 지방정부 총지출의 비중이 2009년 들어 28.1%인데 비해, 비연방 OECD 국가들은 35.3%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출과 세입 간 괴리의 확대는 결국 중앙정부로부터의 이전재원에 대한 의존을 더욱 심화시키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이전재원 의존도가 2009년을 기준으로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할 때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한데서도 알 수 있다. 이전재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책임성 약화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전재원에 대한 의존은 지방공공서비스가 제공하는 편익과 그에 따르는 비용부담의 연계를 어렵게 하여 지출이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증대시킨다. 또한 지역주민들도 자기 지역의 지자체가 제대로 지출을 하고 있는지 감시할 동기를 상실하게 된다.


중앙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이 취약한 지방세 구조의 문제


두 번째로 우리나라 지방세의 구조적 문제점을 살펴보면, 먼저 중앙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이 취약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방의 과세자주권 제고를 위해 탄력세율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나, 이 제도를 실제로 활용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이전재원을 감안한 정치적 고려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중앙정부 위주의 재정정책은 지방의 재정적 자주성과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08년 세제개편의 예에서도 보듯이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재정정책은 중앙정부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으며, 그 결과 지방정부의 재정여건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큰 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 지방정부가 스스로 알아서 재정운용을 해 나가도록 바라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현행 우리나라의 지방세 구조는 재산과세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외견상으로는 전통적인 지방세 과세원칙에 매우 충실하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기능 및 재정지출, 특히 복지부문에서의 지출규모가 점차 확대되는 상황에서 재산과세 위주의 지방세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우선 현재 지방세 구조는 응익원칙에 잘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재산과세의 대부분이 편익부담과는 거리가 있는 거래자산과세(취득세와 등록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부동산 시장의 중장기적 추세를 감안할 때 향후 신장성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재원의 자주적 조달능력 제고로 지방정부의 자주성, 책임성을 강화해야


종합해 볼 때 지방정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기대변화와 함께 재정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재원의 자주적 지출보다 자주적 조달 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지방정부의 자주성과 책임성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지방세의 규모 확대라 할 수 있다. 자주재원의 비중을 늘림으로써 지방정부의 조달책임을 강화하고 나아가 재정운용의 책임성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세의 확대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소득‧소비과세의 확대이다. 세외수입의 확대나 추가적인 세원발굴은 지역주민의 비용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단기적으로는 시행이 어렵다. 더불어 주요 선진국들 또한 1990년대 이후 어려워진 지방재정을 해결하기 위하여 소득‧소비과세 중심으로 지방세 구조를 재편하였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요구되는 것이 이 들 세목의 가격기능 강화이다. 현재 시행 중인 지방소비세는 재정조정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어 진정한 의미에서의 지방세라 보기 힘들다. 지방소득세 또한 국세와 연동되어 있는 구조여서 지방정부의 재정적 독립성을 제고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지방소비세의 재정조정기능을 완화하는 한편 지방소득세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더불어 탄력세율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재정운용이 건전한 지방정부에 대하여 교부세 관련 불이익이 없도록 관련제도를 정비하고, 나아가 우수한 성과를 거둔 지방정부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더욱 늘리는 매칭 제도의 도입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지방재정 건전성 확보의 필요성에 대한 지역주민의 인식을 제고해야만 한다.


재정분권의 확대는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구속력 있는 재정준칙을 마련하여 지방정부의 권한 확대가 지출의 무분별한 확대로 이어져 국가경제가 교란될 가능성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행 교부세를 조세수입의 규모와 독립된 기금 형태로 전환하여 지역 간 재정력 격차를 완화시켜 줄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배분기준을 기존의 일반재원 지원보다는 지역별 최저복지수준 보장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재정분권의 강화는 중앙과 지방 간 이익상충의 첨예화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율할 정책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중앙정부의 조세정책에 대한 지방정부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함과 동시에 중앙정부의 정책에 대한 지방정부의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보다 긴밀한 정책적 조율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필헌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 pkim@kilf.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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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행정안전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전체 지방예산에서 국가위임사무와 관련된 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인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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