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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카드 빼들 때다


경제정책은 냉철한 두뇌로 하는 타이밍 게임이다. 지금 추경이 꼭 필요한 때인지 판단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은 추경이 매우 시급한 때며, 가급적 빨리 대규모로 일회성으로 추경을 단행해야 한다.


현재 한국경제는 추경을 편성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와 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가운데 수출마저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면서 내?외수 동반부진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2013년 2분기부터 겨우 되살아나기 시작하던 한국경제는 작년 4월 세월호 충격으로 회복세가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소프트패치에 빠졌다. 빨리 소프트패치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회귀해야 하는데,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소프트패치에서 빠져나오기는커녕 악재가 겹치면서 재침체 우려만 증폭되고 있다. 작년 4/4분기에는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절벽이 한국경제를 강타했고, 올해 들어 수출은 세계경기 부진과 저유가, 저환율이라는 삼각파도에 휘말리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메르스 충격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급랭하고 야외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소프트패치가 길어지면서 다시 침체기로 접어드는 더블딥(double dip)이 현실화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경기침체를 방치해선 곤란하다. 아니 경기침체에 빠져들기 전에 선제적으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미 3년 째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또다시 침체기로 접어든다면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성장잠재력마저 훼손되면서 선진국 도약과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은 영영 멀어져버릴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경기침체의 고통이 특히 중산층?서민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어떻게든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6월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5%로 0.25%포인트 낮춰 또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내?외수 동반부진과 메르스 충격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서 경제심리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경기부양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작년 8월과 10월, 올해 3월의 연이은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와 투자는 좀처럼 자극 받지 못하고 있다. 통상 6개월 이후에는 효과가 나타나야 하는데, 영 시원찮은 모양새다. 요즘처럼 유효수요가 부족한 때, 그러니까 기업과 가계가 투자와 소비를 꺼리는 경우에는 정부가 직접 지출을 늘리는 게 가장 효과적인 경기부양책이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2003년 카드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3년 경기 부진 때 정부가 대규모 추경을 편성해 경기 회복에 직접적인 효과를 거둔 바 있다. 특히 지금처럼 금리가 낮을 때 추경 효과가 배가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바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3%대 초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경제성장률은 2012년 2.3%, 2013년 2.9%, 2014년 3.3%로 초라하다. 잠재GDP와 실제GDP의 격차인 GDP갭도 3년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좀처럼 갭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을 3%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대규모 추경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 2012~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세수 결손이 우려되는 만큼, 세입 추경을 통해 2014년 4분기와 같은 재정절벽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더불어 세출 추경을 편성, 기존 예산보다 더 많은 재정을 집행함으로써 경제성장률을 3%로 끌어올리고 성장잠재력 훼손을 방지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 바우처 지급 등 민간소비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추경을 편성할 경우, 민간소비가 ‘1% 함정’에서 벗어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민간소비 제고 효과가 큰 노동 분야와 보육?가족?여성 분야 예산을 확대 편성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바우처 지급 등 소비 진작용 보조금 확대를 위한 세출 추경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


대규모 추경 편성에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역시 재정건전성 악화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14년에 35.7%로서, 한국을 제외한 OECD 평균 75.1%보다 현저히 낮다. 대규모 추경을 편성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확장적 재정정책이 만성화되면 중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으므로, 추경은 필히 일회성이어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추경은 단기부양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경제 구조를 개혁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등 성장잠재력 제고 정책을 중단 없이 밀고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공공?노동?금융?교육의 4대 부문 구조 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R&D투자 확대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 투자를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적자원 약화에 대비하여 여성?청년?고령층 등 취업애로계층을 노동시장으로 견인하고 개성공단 내 북한 노동력과 외국인 인력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 sododuk1@hri.co.kr)

* 외부필자 기고는 KERI 칼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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