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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한국경제


새정부가 들어섰다. 정권이 교체되면 통상 시장 전반에 걸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기 마련인데 현재의 상황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은 모습이다. 길었던 코로나19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장기화되며 시장심리가 재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주가는 가라앉고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경제성장 전망치를 속속 하향조정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2022년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0.5%p 낮은 2.5%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사실상 코로나19 이전 저성장 국면으로의 회귀이며, 지난 2년간 저조했던 실적을 감안한다면 기대치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라고 평가할 수 있다.


새정부가 들어서며 무너진 시장경제의 기틀을 재건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히 반가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가 앞서는 이유는 현재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이 결코 녹녹치 않다는 것이다. 국내 경기가 저점을 지난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세계적인 둔화흐름 속에서도 상승기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부양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견조한 성장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투자가 생산성의 증대를 유발하고 이는 다시 소득과 소비를 증가시키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견인할 만한 원동력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2012년 이후 지속된 反기업적 경제민주화는 그 정책목표인 분배정의를 실현하기는커녕 기업들의 투자의욕만 저하시키는 非이상적인 결과만을 초래했고, 2017년 이후 도를 넘은 복지정책 위주의 재정정책은 한국경제가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지식서비스 강국으로 변모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 결과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생산성 증대로부터 시작하는 것은 지금으로선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되고 말았다.


경기에 대한 낙관적 관망을 힘들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소비의 구조적 위축이다. 생산성 저조로 실질임금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온 가운데, 지난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가 가계부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소비여력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다.

가계가 쓸 수 있는 돈 중에서 얼마를 소비하는지를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2007년 평균 77%에서 점차 하락하여 이제는 67% 수준에 머물고 있다. 소비심리도 얼어붙고 원리금상환 부담에 쓸 돈도 없다는 얘기다. 금융위기 이전 600조원대에 머물던 가계부채는 약 3배 증가하여 현재 1,865조원을 육박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가계부채급증에도 불구하고 저금리로 인해 이자부담이 크지 않았으나 최근 빠른 속도의 금리인상으로 가계부채 부담이 본격화되면서 가계소비는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여건 역시 어두워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수출이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수입이 더 빠르게 늘며 무역수지는 점차 악화되고 있다. 특히,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둔화는 그동안 우리경제를 견인해 왔던 수출에 하방리스크로 점차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의 효과가 예상외로 클 경우 급격한 자본유출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은 생산, 투자, 소비, 대외여건 등 모든 면에서 위태로워 보인다.


새정부는 이럴 때일수록 정경분리의 확고한 원칙 아래 경제회생을 위한 확고한 비전 제시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되돌려 줘야 한다, 규제완화 등 시장질서 재건을 통해 경제를 정상화해 나가는 것이 희망회복의 첫걸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은 정쟁을 멈추고 위기상황을 극복할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기업과 가계도 기대를 가지고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함은 물론이다. 지금보다 상황이 더욱 어려웠던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소수 엘리트 집단이 만들어낸 정책이나 아이디어가 아니라 위기극복을 위해 서로의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하며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최선을 다해 이뤄낸 결과였음을 되새겨야 한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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